“그럼 혼자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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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혼자 와야지”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3.10.3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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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270)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행복한 식당은 성만교회가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점심만 운영하고 70이상인 분들에게 천원 받고 운영하는 식당이기도 합니다. 벌써 시작한지 1년 6개월이 지났네요~ 식당 입구에는 70세 이상 천원, 60세 이하는 다른 식당을 이용해 달라는 문구도 써 있습니다.

얼마 전 ‘행복한 식당’ 점심시간입니다.
우리 교회도 몇 번 나온 적이 있는 두 분이 계신데요. 이분들은 언제나 전화하고 만나기로 해서 같이 식당에 들어오시는 분이기도 하구요.

“목사님~ 나 이빨이 아파~~”
“치과 다녀와서 아무 것도 못 먹었어~~ 오늘 점심 많이 먹어야 돼~~”
“목사님~~ 어깨가 아파서 병원에 며칠 다녔더니 힘이 하나도 없어~~”
“목사님~~ 이거 맛있는데 더 먹어도 돼?”
“목사님~~ 사실 교회 다니고 싶은데, 내가 글자를 몰라요 그래 창피해서 다니질 못하겠어~~”라고 한 적도 있습니다.

두 분 중 한 분이 안보이다 다시 보이면 제가 “가출소녀 찾으러 갈 뻔했어요~~” 하면 깔깔 웃으며 “그래서 다시 돌아왔잖아~~” 하기도 하셨구요.

그런데 그날 식사하는데 한분이 안 보이는 겁니다.
“왜? 혼자 식사하세요?”
“그럼 혼자 하지 어떻게 해요?” 하고 답이 돌아왔구요.
“아니~~ 짝꿍은 어떻게 하구요?”
잠시 침묵이 흘렀습니다. 그 사실을 아는 진명자 전도사님이 제게 그 순간 다가왔구요.
그 순간 진명자 전도사님이 제가 다가오셔서 해 주신 말씀이 “목사님~~ 짝꿍… 이번 연휴 때 돌아가셨어요~~”
홀로 남은 분 얼굴엔 외로움이 묻어나는 듯 애처로운 모습이었습니다.

혼자 사시던 짝꿍이 갑자기 쓰러져서 돌아가셨고, 그것도 연휴기간이라 장례도 다 끝나고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행복한 식당은요?’
외로운 분들이 혼자 식사하는 게 안쓰러워 함께 식사하자고 만들었는데 이런 일들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매일 오던 분들이 오시지 않으면 돌아가신 거거든요.
우리는 그분들의 연락처도 사실 모릅니다.
그냥 편히 오셔서 식사 하시라고 연락처도 이름도 묻지 않거든요.
“그럼 혼자 와야지~” 하시는 이모의 얼굴에 묻어있는 외로움은 우리가 어쩌지 못 하겠더라구요. 그냥 어깨를 토닥여 드렸습니다.

부천 성만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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