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스스로의 힘을 믿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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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스스로의 힘을 믿어주자
  • 신지영 교수(백석예술대, 대한심리상담센터장)
  • 승인 2023.10.26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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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과 동행하는 부부생활과 자녀양육 (22)
신지영 교수(백석대) / 대한심리상담센터장
신지영 교수(백석대) / 대한심리상담센터장

앞서 우리는 자녀가 긍정적으로 자신의 소속감을 갖지 못하게 될 경우 그것을 얻기 위해 하는 행동 중 관심끌기에 대해 살펴보았다. 자녀가 부정적으로 관심을 끄는 행동이 성공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그 다음으로는 힘 행사하기, 즉 힘겨루기(struggle for power)를 하게 된다. 힘 행사하기를 하는 자녀는 자신이 우두머리가 됐을 때 가치 있는 존재로 느끼기 때문에 부모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자신의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서 더 강력하게 자신의 힘과 능력을 시험해보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부모가 하라고 하는 것과 반대로 행동하고, 부모의 요구를 거절함으로써 고집을 피우거나, 반항하기도 한다. 

어느 날 자녀가 부모에게 순종하지 않고, 반항하는 것 같고, 무조건 반대로 하려고 하고, 말을 듣지 않는 것 같을 때, 부모는 당황하게 되고, 화가 나기도 하며, 자녀와 큰 싸움을 벌이면서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잘못된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라서 “이런 말 안듣는 자식을 어떻게 해야 하냐”며 호소한다. 

우리는 이렇게 힘 행사하기를 하는 자녀의 행동을 어떻게 보면 좋을까? 자녀는 자신이 스스로 할 수 있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누구도 억지로 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자녀는 자신이 힘이 있는 존재가 되기 원하고, 스스로 알아서 하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자녀의 이러한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부모가 자신의 권위가 위협을 받은 것처럼 느끼면서 자녀와 힘겨루기를 하거나 자녀를 포기하거나 하게 되면 문제는 더 심각하게 진행되게 된다. 이때는 자녀가 더 적극적으로 공격적이거나, 반대로 반항적인 순종을 하게 되는 것이다. 반항적인 순종이라는 것은 자녀가 부모가 하지 말라고 한 행동을 안 하기는 하지만 긍정적으로 더 행동하지도 않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모는 힘겨루기에서 한 걸음 물러나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가 힘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부모는 힘을 어떻게 조절하며 긍정적으로 사용하는 것인지를 자녀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협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신의 힘을 긍정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고, 부모가 자녀와 힘겨루기를 하며 싸움을 하게 된다면, 자녀는 앙갚음(revenge)의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자녀가 자신이 상처받은 만큼 다른 사람도 상처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모도 상처받고 무의식적으로 자녀에게 보복하게 되며, 자녀는 또 더 심하게 부모에게 앙갚음하는 악순환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 상태에서는 자녀는 더 이상 긍정적인 행동을 통해서는 인정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희망을 상실하게 되고,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상태에 있는 자녀는 가장 격려받아야 하는 순간임에도 벌을 받게 된다는 것이 가장 안타까운 일이다. 

이 앙갚음의 단계에서의 자녀의 행동을 경험하는 부모라면, 자녀의 행동이 커다란 좌절에서 비롯된 것임을 꼭 인식하기 바란다. 자녀가 사랑받을만한 사람이며, 소중한 사람이라는 확신을 갖게 하고, 자녀에게 관심을 적극적으로 보여주면서 침착하게 대화하도록 하자. 그래야 부모-자녀 관계가 회복될 수 있다. 어린 자녀보다 부모는 더 힘이 있으며, 더 사랑이 많은 존재이며, 더 성숙한 자신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때인 것이다. 

만약 자녀가 그러한 회복을 이루지 못하게 될 때, 자녀는 희망을 잃게 되면서 무능력감(inadequacy)을 경험하게 된다. 당신의 자녀가 좌절하면서 자신은 쓸모없는 인간이라 여기면서, 무기력하거나, 아무 반응도 하지 않으며 수동적으로만 사는 걸 보기 원하는가?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절대로 어린이를 비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이 하나라도 있으면, 그것이 당신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도 그것에 관심을 가지고 집중하도록 하라. 아주 작은 변화를 위한 노력이라도 보인다면 격려해 주기 바란다. 아이가 왜 저 모양이냐며 연민과 동정 어린 마음을 갖지 마라. 자녀에게는 일어날 힘이 있다는 것을 끝까지 믿어주고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자녀가 자신의 존재감을 경험하기 위해 애쓰지만, 결국 부정적으로 하게 되는 관심끌기, 힘 겨루기, 앙갚음, 무능력감을 여러분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알게 되었다.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한번 시작해 보자. 

대한심리상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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