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기독교 산책] 철학으로 갈망 해소할 수 없었던 유스티누스, 참 진리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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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기독교 산책] 철학으로 갈망 해소할 수 없었던 유스티누스, 참 진리 찾아
  • 이상규 교수
  • 승인 2023.10.1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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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 (172) - 기독교 신앙을 변증한 사람들(9)
이상규 박사
이상규 박사

유스티누스는 기독교인들을 향한 무신론자라는 비난 외에도 부도덕하다는 비난 등에 답변하면서 기독교 신앙을 옹호했다. 변증서의 핵심은 단지 그리스도인이라는 이유에서 범죄혐의를 받고 변변한 재판도 없이 유죄판결을 받는 그리스도인들의 억울함을 변호하면서 공정하게 평가해 달라는 것이었다.

유스티누스가 160년 경에 쓴 <유대인 트리포와의 대화>(이하 <대화>로 표기함)는 142장으로 구성되어 제1변증서보다 두 배 크기의 문서인데, 유대인들의 기독교 비판에 대하여 모세와 선지자들의 글을 토대로 기독교를 옹호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기독교인들에 대한 유대인들의 비난이 어떠했던가를 잘 요약해 주고 있다. 이 글은 제1,2 변증서 이후에 기록되었지만(이 점이 120장에 기록되어 있다) 안토니우스 피우스가 재임하고 있던 161년 이전에 기록되었다. 제1, 2변증서에서는 철학적인 유스티누스가 철학자들을 상대로 말하지만, ‘대화’에서는 아브라함의 자손의 입장에서 구약성경을 믿는 사람으로서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화’의 대상인 트리포는 누구인가? 가상의 인물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에우세비우스에 의하면, “트리포는 당대의 히브리인 가운데 가장 저명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는 광적인 바리새인이 아니라 관용과 겸양지덕의 유대인이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트리포는 유대인 랍비로 알려져 있는데, 유스티누스가 135년 경 에베소에서 이 트리포와 이틀 간 대화를 나누었는데, 이 때의 대화를 기록한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이 책은 우선 유스티누스 자신의 신앙 여정, 곧 어떻게 그리스도 안에서 충만한 진리를 알게 되었는가를 보여준다. 진리를 추구했던 아우구스티누스가 그러했듯이 유스티누스도 여러 학파를 거치면서 참 진리인 복음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스토아학파에 입문하고자 했고, 그 후에는 소요(逍遙)학파에 참여하였다. 소요학파란 기원전 4세기 경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시작된 학파였는데, 제자들을 교실에서 가르치기보다 여기저기 거닐면서 질문하고 토론하면서 지식을 전달하는 그런 학파였기에 거닐 소(逍) 멀 요(遙), 곧 ‘소요’학파(逍遙學派, Peripatetic school)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소요학파를 의미하는 페리파토스라는 말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들이 걸었던 ‘산책길’(페리파토스)이란 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유스티누스는 소요학파에서도 만족을 얻지 못하고 피타고라스학파를 거쳐 플라톤 학파에 빠지게 된다. 유스티누스가 어느 날 해변을 거닐다가 도인(道人)이라 할 수 있는 노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를 통해 참된 지혜이신 그리스도를 만나게 된다. 이 노인은 유스티누스가 마지막으로 심취해 있던 플라톤 철학이 그 마음속의 갈망을 해결해 줄 수 없다는 점을 가르쳐 주었다. 이렇게 되어 유스티누스는 기독 신자가 되었다고 한다. 유스티누스는 이 노인과의 만남을 이렇게 썼다. “그 후 나는 이 노인을 다시 만나지 못했지만 내 영혼 안에 불꽃이 이는 것을 체험했다, 그리하여 예언자들과 그리스도의 친구들을 사랑하게 되었다. 나는 그 어른의 말씀을 곰곰이 되씹으면서 이 철학이야말로 참되고 유익하고 유일한 철학이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하여 비로소 나는 나 자신이 되었고, 또 이런 이유로 비로소 나는 철학자가 되었다. 모든 이가 나와 비슷한 체험을 통해 구세주의 말씀으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유대인 트리포와의 대화를 통해 유스티누스는 기독에 대한 유대인들의 비난을 크게 3가지로 요약하고 있는데, 첫째,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을 배반하고 모든 희망을 나사렛 출신 인간에 불과한 예수에 두고 있고, 둘째, 모세의 율법을 지키지 않고 있고, 셋째, 그릇된 메시아관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백석대·역사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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