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서 해설] 마른 뼈가 살아나듯 우리에게 ‘새 마음’, ‘새 영’을 주신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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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서 해설] 마른 뼈가 살아나듯 우리에게 ‘새 마음’, ‘새 영’을 주신 하나님
  • 유선명 교수
  • 승인 2023.10.1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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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104) - “너희 속에 생기를 넣으리니 너희가 살아나리라” (겔 37:6)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하나님께서 에스겔을 한 골짜기로 데려가 골짜기에 가득 쌓인 사람의 뼈 무더기를 보여주십니다. 참으로 섬뜩한 광경입니다. 오랫동안 방치되어 바짝 마른 뼈들을 바라보는 에스겔에게 하나님께서 물으십니다. “인자야 이 뼈들이 능히 살 수 있겠느냐?” 답하기 곤란한 질문이건만 에스겔의 답이 슬기롭습니다. “주 여호와여 주께서 아시나이다.” 하나님이 에스겔을 통해 말씀하십니다. “너희 마른 뼈들아… 내가 생기를 너희에게 들어가게 하리니 너희가 살아나리라.” 에스겔서를 통틀어 가장 유명할 ‘마른 뼈의 환상’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바짝 말라버린 뼈 무덤, 죽음의 냄새조차 남아 있지 않은 그곳에 하나님이 지휘하시는 생명의 역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주 여호와께서 이 뼈들에게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생기를 너희에게 들어가게 하리니 너희가 살아나리라 너희 위에 힘줄을 두고 살을 입히고 가죽으로 덮고 너희 속에 생기를 넣으리니 너희가 살아나리라 또 내가 여호와인 줄 너희가 알리라 하셨다”(37:5~6)

히브리어 ‘에쩸’의 뜻은 뼈인데, 우리가 쓰는 ‘뼈대 있는 집안’이란 표현처럼 ‘에쩸’도 사물의 본질 혹은 중심을 빗대어 쓰입니다. 그러므로 마른 뼈는 본질을 잃어버린 빈 껍데기를 의미합니다. 우리말 성경에 ‘생기’로 번역된 히브리어 ‘루아흐’는 문맥에 따라 바람 또는 영을 가리킵니다. 창조의 첫 장면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창 1:2)”에서 ‘영’이 ‘루아흐’입니다. 그러니 에스겔 37장에서 마른 뼈 위에 하나님의 ‘루아흐’가 들어가자 뼈들이 살아나는 광경은 창조의 장면을 소환합니다. 수면에 운행하시던 하나님의 영, 생명의 영이 임할 때 곧 마른 뼈와 다름없이 무너진 이스라엘이 다시 살아나는 재창조의 역사가 일어난다는 말씀입니다. 이어지는 에스겔의 예언은 이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또 내게 이르시되 인자야 이 뼈들은 이스라엘 온 족속이라 그들이 이르기를 우리의 뼈들이 말랐고 우리의 소망이 없어졌으니 우리는 다 멸절되었다 하느니라 그러므로 너는 대언하여 그들에게 이르기를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내 백성들아 내가 너희 무덤을 열고 너희로 거기에서 나오게 하고 이스라엘 땅으로 들어가게 하리라”(11~12절)

에스겔이 예언한 ‘뼈들의 부활’은 단지 유배공동체의 귀환과 국가 재건만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새 마음, 새 영을 주셔서 이전과 본질적으로 다른 영적 공동체를 이루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내가 또 내 영을 너희 속에 두어 너희가 살아나게 하고”(14절) 이들을 다스릴 다윗은 이미 죽은 지 오래된 이새의 아들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화평의 언약,’ ‘영원한 언약’을 세워 견고하고 번성하게 하실 나라, 당신의 성소를 세워 영원히 있게 할 나라는(26절) 그발 강가 바벨론 유배공동체도, 페르샤 제국의 속주인 예후드도, 로마제국이 지배하던 유대아도 아닙니다. 그것은 다윗의 후손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좌에 앉아 영원히 다스리는 나라, 곧 구원받은 성도들로 이루어진 교회입니다. 

“이는 한 아기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 바 되었는데 그의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 그의 이름은 기묘자라, 모사라, 전능하신 하나님이라, 영존하시는 아버지라, 평강의 왕이라 할 것임이라 그 정사와 평강의 더함이 무궁하며 또 다윗의 왕좌와 그의 나라에 군림하여 그 나라를 굳게 세우고 지금 이후로 영원히 정의와 공의로 그것을 보존하실 것이라 만군의 여호와의 열심이 이를 이루시리라”(사 9:6~7) 다윗의 보좌에 앉아 영원히 다스리실 그분께서 우리를 살려주셨습니다. “그는 허물과 죄로 죽었던 너희를 살리셨도다”(엡 2:1) 우리가 바로, 다시 살아난 마른 뼈입니다.

백석대·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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