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특별계시는 ‘역사적’ … 세월에 따라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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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특별계시는 ‘역사적’ … 세월에 따라 드러나
  • 박찬호 교수
  • 승인 2023.10.11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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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교수의 목회현장에 꼭 필요한 조직신학_29) 특별계시와 성경
박찬호 목사
박찬호 목사

누가복음 1장 1~2절은 “우리 중에 이루어진 사실”인 예수 그리스도와 관련된 일을 저술하려고 붓을 든 사람들이 많았음을 언급하며 “그 모든 일을 근원부터 자세히 미루어 살핀” 누가 자신도 데오빌로 각하가 알고 있는 바를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 차례대로 써 보내는 것이 좋은 줄 알았다(3~4절)라고 말하고 있다. 역사가로서의 누가의 면모가 돋보이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아는 대로 누가는 누가복음 외에 그 연작이라고 할 수 있는 사도행전을 저술하였다.

예수님의 33년의 생애를 낱낱이 기록한다면 그 가능성 여부를 떠나서 그 분량 자체가 어마어마할 것이다. 그래서 요한복음을 마무리하며 제4복음서의 저자인 요한은 “예수께서 행하신 일이 이 외에도 많으니 만일 낱낱이 기록된다면 이 세상이라도 이 기록된 책을 두기에 부족할 줄 아노라”(요 21:25)고 말하고 있다.

벌코프나 바빙크는 일반계시를 부정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특별계시는 신학의 유일한 원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성경은 특별계시의 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성경의 권위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특별계시가 모두 성경에 기록된 것은 아니며 또 그럴 수도 없다. 성경이 특별계시를 기록한 책이기는 하지만 하나님의 모든 특별계시를 기록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예수님의 생애에 대한 것마저도 취사선택의 과정을 거쳐 일정 부분에 해당하는 내용만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떤 사람들은 왜 예수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성경에 많지 않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어쩔 수 없이 사복음서의 관심은 마지막 고난 주간에 집중되어 있다. 십자가와 부활이 복음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특별계시는 보다 구체적으로 특별은총의 계시이며 따라서 구속의 종교인 기독교를 발생시킨다. 특별계시는 구원의 길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일반계시가 신성(롬 1:20), 하나님의 신적인 위대하심, 하나님의 절대적인 능력과 무한한 지혜 등을 우리에게 알려준다면, 특별계시는 위격적으로 구별되나 하나이신 삼위일체 하나님, 하나님의 구원의 경륜 등을 분명하게 계시해 준다. 물론 삼위일체나 하나님의 구원의 경륜이 맨 처음부터 분명하게 드러난 것은 아니다. 성경을 구속사라고 한다면 그것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역사의 과정을 통해 점차적으로 명료하게 드러나게 된다.

벌코프는 특별계시의 특징으로 3가지를 언급하고 있다. (1) 특별계시는 역사적 계시이다. (2) 특별계시는 말씀 및 사실의 계시이다. (3) 특별계시는 구원론적인 계시이다.

먼저 특별계시는 역사적 계시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별계시의 내용은 세월의 흐름과 함께 점차 분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소위 말하는 점진성이 특별계시에 있다. 그래서 특별계시가 역사적 계시라는 것은 특별계시가 점진적인 계시(progressive revelation)임을 의미한다. 특별계시는 하나님께서 타락한 인간들을 찾아오시고 자신과의 복된 교제 안으로 회복시키신다는 단일한 생각의 지배를 받고 있으며, 신현, 의사전달, 기적이라고 하는 특별계시의 방편에는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지속적인 오심이 있으며, 이 오심은 하나님의 아들의 성육신에서 그 절정에 이르며, 그것이 나중에 성령의 교회 내주에까지 이어진다. 이러한 하나님의 전체 계시가 지향하는 신적인 목표(telos)는 계 21:3에 묘사되어 있다. “보라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매 하나님이 저희와 함께 거하시리니 저희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은 친히 저희와 함께 계시리라.”

특별계시는 또한 말씀 및 사실의 계시(both word and fact-revelation)이다. 특별계시가 단순히 하나님 및 인간의 의무에 관한 완전한 정보를 인간에게 제공하려는 목적에만 이바지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것은 잘못이다. 반대로 하나님의 계시가 언어적이라기보다는 사실적이며, 지식의 전달로 이루어져 있다기보다는 구속적인 행동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잘못이다. 특별계시의 목적이 오직 교리의 전달일 뿐이라는 관점은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계시는 단지 능력과 생명의 전달일 뿐이라는 주장도 똑같이 일방적인 반대 극단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특별계시는 구원의 계시이며, 인간의 모든 부분 곧 인간의 존재 및 의식의 구속을 목표로 한다. 하나님의 특별계시는 처음부터 끝까지 구원론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별계시가 단지 생명의 전달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율법은 모세로 말미암아 주어진 것이요 은혜와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온 것이라”(요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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