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일수록 마음의 건강 먼저 챙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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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일수록 마음의 건강 먼저 챙겨야”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3.10.09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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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목회포럼, 지난 5일 제5차 정기포럼 개최
"코로나로 목회위기 심화, 상담으로 소진 예방"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되고 한국교회의 회복에 대한 목소리가 많아졌지만, 여전히 많은 현장 목회자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회복은 먼 이야기이고 오히려 더 힘들어진 목회 현실에 오히려 탈진까지 겪고 있는 목회자들에게 적극적인 상담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제안이 발표됐다.  

미래목회포럼(대표:이동규 목사)은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팬데믹 이후 목회자 탈진’을 주제로 정기포럼을 개최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는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 변화와 목회자 상황’과 관련된 통계를 제시하며, 현재 한국교회와 목회자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 상황을 진단했다. 통계는 코로나19를 겪는 과정에서 한국교회 안에서 발표된 설문조사 결과를 활용했다. 

먼저 지용근 대표는 “현재 속도로 가면 향후 10년 뒤 한국교회 개신교인은 전체 인구 대비 10.2%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이 같은 경고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발표한 ‘2023년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조사’에 근거했다. 한목협이 2012년 실시한 조사에서 개신교 인구는 22.1%였지만, 2022년 10년만에 15%까지 하락했고, 이러한 10년 증감률을 적용할 경우 2032년이 되면 10.2%까지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실제로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가 처한 위기는 여러 데이터에서 확인되고 있다. 교회를 이탈할 의향이 있다는 40대 이하 연령층이 많아졌고, 현장 예배의 회복도는 올해 들어 증가세를 멈췄다. 헌금을 제외한 교회 내 주요 사역의 회복도의 경우 코로나 이전과 대비할 때 70% 안팎에 그쳤으며, 성도들의 신앙약화 현상도 심각해졌다.

올해 5월 실시된 ‘한국교회 트렌드 2024 조사’에서도 목회자 5명 중 3명 이상은 교회 존립을 걱정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63%). 또 목회자의 45%는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수준보다 낮은 사례비를 받고 있었고, 주관적 건강도 역시 일반 국민보다 훨씬 낮았다. 

지 대표는 “작년 예장통합 목회자 대상 조사에서는 소형교회 목회자는 ‘재정과 교인 감소’로 번 아웃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대형교회 목회자들도 ‘업무량 과다’로 탈진하고 있었다”면서 “팽창 사회에서 수축 시대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교회도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가정과 개인의 행복을 중시하는 사람들을 이끌어가려면 지도자의 리더십도 변화가 필요하다. 사역에서 선택과 집중이 요청된다”고 제언했다.

‘목회자 소진과 상담’을 주제로 고려대학교 한상렬 명예교수는 “목회자들은 기도와 말씀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 옳다고 믿고, 상담은 나약하고 믿음이 약한 목회자가 받는 것으로 오해한다. 하지만 목회자들이야말로 소진(Burn-out)에서 벗어나기 위해 누구보다 상담이 필요하다. 성경은 예수님께서 놀라운 상담자(Counselor) 되심을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목회자들에게 상담이 필요한 이유와 관련해 한 명예교수는 “다중처리능력이 필요한 목회자는 다른 직업에서 느낄 수 없는 큰 압력과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사도 바울과 같은 큰 인물조차도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라고 울부짖었던 것을 보더라도 탈진은 지극히 인간적인 반응”이라며 “힘든 여건에서 고군분투하는 목회자의 소진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 명예교수는 “목사는 본인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막중한 목회를 감당할 수 있고,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목회자의 소진은 심각하게 다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진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라며 “사람과 관계에서 표현을 극도로 자제해야 하는 목회자일수록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명예교수는 “성경에서는 예수님께서 놀라운 상담자(Counselor)로 소개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도 힘들 때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며 아버지 하나님께 상담 받으셨던 것을 떠올려야 한다”며 목회자들의 상담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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