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기적 가운데 가장 위대한 기적은 ‘성육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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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기적 가운데 가장 위대한 기적은 ‘성육신’
  • 박찬호 교수(백석대 조직신학)
  • 승인 2023.10.02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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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교수의 목회현장에 꼭 필요한 조직신학_28) 특별계시로서의 기적
박찬호 목사
박찬호 목사

C. S. 루이스는 <기적>이라고 하는 책의 맨 앞머리에 귀신을 보았다는 한 여인에 대하여 소개하고 있다. 이 여인은 원래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던 사람이다. 그런데 귀신을 보고 나서도 여전히 이 여인은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신이 본 것을 허깨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루이스는 기적에 대한 논의도 기적을 본다고 기적을 믿는 것이 아니라 기적을 믿는 사람에게 기적이 보인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기적이 믿음을 창출해내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여러 복잡한 논란이 존재한다. 예수님을 따라다닌 수많은 사람들은 예수님께 자신이 메시아임을 나타내는 기적을 보여 달라고 집요하게 조른다. 실제로 예수님은 많은 이적과 기사를 행하셨다. 하지만 예수님은 표적을 구하는 사람들의 요구는 일관되게 거부하신다. 그리고는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선지자 요나의 표적밖에 없다는 수수께끼 같은 말씀으로 응대하셨다(마 12:39).

특별계시의 수단은 신현과 의사전달 그리고 기적이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기적에서도 자신을 나타내신다는 사실을 분명히 증명해주고 있다. 성경에서 그러한 기적들이 또한 계시의 수단으로도 여겨지고 있다는 것은 성경의 여러 구절들에서 명백하다. 벌코프는 그 근거 구절로 신 4장 32~35절, 시 106편 8절, 요 2장 11절, 요 5장 36절, 요 10장 37~38절, 행 4장 10절 등의 구절을 제시하고 있다. 조직신학의 병폐 중에 하나는 언제부터인가 성경구절을 괄호 안에 어느 성경의 몇 장 몇 절로만 표시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벌코프의 <조직신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멈추어 그 구절들을 일일이 찾아보는 수고를 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생명력 없는 화석화된 교리만을 다루다 끝나기 십상이다.

조금 길지만 신 4장 32~35절을 읽어보자: “32 네가 있기 전 하나님이 사람을 세상에 창조하신 날부터 지금까지 지나간 날을 상고하여 보라 하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이런 큰 일이 있었느냐 이런 일을 들은 적이 있었느냐 33 어떤 국민이 불 가운데에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너처럼 듣고 생존하였느냐 34 어떤 신이 와서 시험과 이적과 기사와 전쟁과 강한 손과 편 팔과 크게 두려운 일로 한 민족을 다른 민족에게서 인도하여 낸 일이 있느냐 이는 다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애굽에서 너희를 위하여 너희의 목전에서 행하신 일이라 35 이것을 네게 나타내심은 여호와는 하나님이시요 그 외에는 다른 신이 없음을 네게 알게 하려 하심이니라”

교리는 성경의 가르침을 시대의 필요에 따라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해서 그 교리 너머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은 한 마디로 성경을 통하여 자신을 계시하시는 하나님이다. 그 하나님은 결정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자신을 계시하신 분이시다. 그런 노력을 게을리한다면 교리주의(dogmatism, 더 나쁜 의미로 번역어로는 교조주의)에 빠지게 된다.

얼마 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팀 켈러를 예로 들어보자. 팀 켈러는 오늘 우리 시대 목회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귀한 하나님의 사람이다. 팀 켈러를 흠모하여 그와 같이 되기를 원하는 사역자들은 팀 켈러의 책도 중요하겠지만 그가 씨름하였던 교회사 속 위인들인 어거스틴, 루터, 칼빈, 조나단 에드워즈, 로이드 존스, 그리고 루이스와 같은 분들의 책을 붙들고 씨름을 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교리도 중요하지만 교리 너머 성경 자체로 돌아가려고 하는 지난한 노력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성경의 기적 가운데 가장 위대하고 가장 중심이 되는 기적은 성육신(incarnation)이다. 특별계시의 3가지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신현과 의사전달 그리고 기적이 성육신을 지향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마태복음 1장은 나실 아기 예수의 이름으로 임마누엘을 제시하고 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 그런 의미에서 그리스도 자신이 가장 절대적인 의미에 있어서 기적이다. “그분 안에서 창조가 다시 한번 그 본래의 아름다움으로 되돌아가게 되는데, 그 이유는 그분의 사역의 결과 만물의 아포카타스타시스 곧 회복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벌코프). “하나님이 영원 전부터 거룩한 선지자들의 입을 통하여 말씀하신 바 만물을 회복하실 때까지는 하늘이 마땅히 그를 받아 두리라”(행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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