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0~3세 아동’ 돌볼 수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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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가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0~3세 아동’ 돌볼 수 있어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3.09.26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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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 감경철 본부장 / CTS기독교TV 회장

향후 5년이 다음세대 지키기 위한 ‘골든타임’
‘아동돌봄입법청원서명운동’ 곧 30만명 눈앞
0~3세 보육 사각지대 책임지는 공간 이룰 것


우리나라 출생률이 전례 없는 위기 가운데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2분기(4~6월) 합계출산율이 0.7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낮은 출산율과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로 이대로라면 대한민국이 사라질 수 있다는 ‘국가소멸 위기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절벽의 위기 속에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본부장:감경철, 이하 출대본)는 지난 18일 한국교회 23개 교단과 전국 20만여명의 저출생 극복 의지를 담은 1차 서명지를 국회에 전달했다. 출대본 본부장을 맡은 감경철 회장(CTS기독교TV)은 전국의 교회를 다니며, 교회시설의 주중 유휴공간을 아동돌봄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를 위한 ‘아동돌봄 입법청원 서명운동’ 100만명 동참을 목표로 대대적인 국민운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지난 21일 노량진 CTS사옥에서 감경철 본부장을 만나 우리나라 저출생 극복을 위한 과제와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들었다.

■ 대담 : 이현주 편집국장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를 이끌고 있는 감경철 본부장은 “저출생 문제해결의 마지막 보루인 ‘아동 돌봄’을 한국교회가 책임진다면, 청년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감경철 본부장은 전국을 돌며 입법청원 서명을 받고 있으며 서명은 조만간 3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를 이끌고 있는 감경철 본부장은 “저출생 문제해결의 마지막 보루인 ‘아동 돌봄’을 한국교회가 책임진다면, 청년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감경철 본부장은 전국을 돌며 입법청원 서명을 받고 있으며 서명은 조만간 3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 우리나라 출생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 인구학자는 한국의 저출생 문제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2750년 국가가 소멸할 위험이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올해 우리나라 2분기 합계출산율이 0.7명까지 떨어졌다는 통계청 집계 결과가 나왔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면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사회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영국 옥스포드 인구학 연구소 소장인 데이비드 콜만 교수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제1호 소멸국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여성 노동분야의 세계적 학자인 미국 CA법대 조앤 윌리엄스 교수는 우리나라 출산율을 확인하고는 “대한민국이 완전히 망했다”라는 격한 표현을 쏟아냈습니다. 인구학자들은 이런 추세라면, 10년 내 노동인구 333만명이 사라질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제2도시 부산시 인구만큼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산업 전반이 어려워지는 것도 있지만, 한국교회 차원에서는 주일학교가 없어지며 기독교 교세가 감소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심각한 국가적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은 오로지 한국교회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출생 문제해결의 마지막 보루인 ‘아동 돌봄’을 한국교회가 책임진다면, 청년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길러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마련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최근 저출생 극복을 위해 27만명의 국민이 동참한 ‘아동돌봄 입법청원 서명운동’의 배경과 의미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출대본과 CTS기독교TV가 저출생 극복을 위한 아동돌봄 입법청원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명운동은 지난 7월 본격 진행됐으며, 9월 20일 오전 기준 25만 1,406명이 서명에 동참해주셨습니다.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번 서명운동에 한국교회는 물론 NGO와 학교 등 각계각층에서 참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명운동의 중요한 배경은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0~3세 아이들을 교회가 돌보아주자는 것에 있습니다. 종교시설, 그중에서도 교회는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인프라라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전국 직장과 가정, 마을 구석구석에 있습니다. 교회시설의 주중 유휴공간을 활용하고 헌신적인 성도들의 돌봄이 더해진다면 온 마을이 함께 아이들을 양육하고 돌보는 구조가 형성될 것입니다.

현행법상 종교시설에서는 오직 종교행사만 가능하기 때문에 제한 사항이 많고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이번 입법청원 서명운동은 주중에는 교회시설을 마을 돌봄센터로 활용하고, 주일에는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을 이끌기 위함입니다. 

- 한국교회가 중심이 되어 저출생 극복운동을 벌여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십시오.

현 세대의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지 않고, 결혼을 해도 자녀를 낳지 않는 가장 이유는 크게 3가지라고 봅니다. 바로 자녀의 보육과 교육, 주거문제 때문입니다. 주거는 국가가 책임져야 할 문제이지만, 보육과 교육문제는 한국교회가 힘을 합치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의 주중시설을 아동돌봄을 위해 활동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된다면 5만 교회의 10%인 5천 교회만 동참해도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입니다. 이미 전국에 있는 교회는 충분한 공간과 시설, 인력 모두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사실은 법적으로 아동돌봄과 종교시설을 함께 사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관련법이 개정될 경우 정부와 교회의 협력이 가능하며, 아이를 맡기기 위해 교회를 오가는 부모들을 전도함으로 교회가 부흥하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도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말씀으로 우리에게 자손을 낳을 것을 명령하셨습니다. 한국교회는 생명과 사랑의 기독교 정신으로 우리 사회를 적극 살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교회가 중심이 되어 펼지는 저출생 극복 운동은 사회 속에서도 교회의 공공성을 확립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특별히 한국교회의 리더이신 장종현 목사님도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의 공동 총재로 함께 해주시고 계십니다. 다음세대 부흥과 저출생 극복에 큰 힘이 되어주시는 장종현 목사님께 이 자리 빌어 깊은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 본부장님께서는 저출생 극복의 방안으로 ‘아동돌봄’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맞벌이 가정에 당장 아이가 태어나면, 부부 둘 중 한 사람은 당장 일을 그만두어야 합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CTS가 어린 자녀를 둔 워킹맘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62.2%가 “믿을만한 보육·돌봄 시설이 확충 시 출산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런데 특별히 돌봄이 필요한 0~3세 아이들을 양육기관에 맡기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2017년 기준 전국 어린이집의 수는 4만238개였으나 2022년에는 3만923개로 5년 만에 23.1%인 9,315개소가 사라졌습니다. 현재 어린이집이 없는 읍면동의 수도 554개나 됩니다. CTS사옥이 위치한 서울 동작구에도 어린이집이 없어 매일 아침저녁으로 아이들을 맡기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하는 부모가 있습니다.

아이들을 돌봐줄 시설이 없으니 출산은 생각할 수도 없고 아이들이 사라지니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돌봄시설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전국에 분포하고 있는 한국교회가 영유아 돌봄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지난해 8월,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출대본)을 설립하고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셨는데요. 출대본의 지난 사역이 궁금합니다.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는 지난해 8월 기독교는 물론 천주교와 불교 등 범종교계와 정치, 경제, 교육의 사회 각 분야의 리더들이 함께 모여 출범했습니다. 출범 이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인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또 다양한 세미나와 포럼을 진행했으며, 출생률을 장려하기 위한 국민 캠페인을 이어왔습니다. ‘대한민국 다음세대 희망프로젝트 심포지엄’, ‘출산에 관한 종교별 인식조사’,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교육 심포지엄’, ‘저출생 시대 아동돌봄 정책 국회포럼’ 등을 통해 저출생 관련 현황 분석과 실제적인 대안들을 꾸준히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각 지역별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를 설립해 저출생 극복 운동을 전국으로 확산했습니다. 지난 9월에는 출대본 본부장으로서 부산과 경남, 대전, 세종 등 전국을 다니며 우리나라 저출생에 관한 현황을 직접 조사했습니다. 지역에서 만난 많은 분들은 “저출생으로 인한 지역 소멸은 이미 진행중”이라며 출대본의 활동에 많은 관심을 보이셨습니다.

또 제가 회장으로 섬기고 있는 CTS기독교TV와 기독교방송CBS, 그리고 NGO 기아대책이 이번 서명운동은 물론 저출생 극복을 위한 공동캠페인에 동참했습니다. 그리고 전국 17개 광역시도 기독교총연합회가 이번 서명운동에 동참하기로 해 전국적인 기독교 운동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지난 18일, 국회토론회를 통해 20만여명이 서명한 1차 서명지를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에게 전달했습니다. 저출생 극복은 정부의 정책이나 단순한 구호만으로는 이뤄지지 않습니다. 국민 모두 그 심각성을 깨닫고 각 영역에서 한마음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본부장님께서는 CTS기독교TV의 회장으로서 오랜 기간 다음세대 부흥을 강조하셨습니다. 그 계기와 그동안의 사역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십시오.

평소에 국가와 민족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특별히 다음세대 교육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에 오래전 ‘화곡유아연구소’를 설립하고 어린아이들의 교육과 보육에 대한 연구도 지원했습니다. 또 CTS의 전체 프로그램 중 50% 이상을 다음세대를 위한 콘텐츠 만들기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2006년, 우리나라 인구에 위기 신호가 처음 나타났을 당시 그 심각성에 공감하고 CTS영유아문화원 개원과 ‘생명과 희망의 네트워크’라는 NGO를 발족하기도 했습니다. 2010년에는 ‘출산장려국민운동본부’를 출범해 한국교회는 물론 우리 사회에 출산율 급감에 대한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출산장려운동을 펼쳤습니다.

특별히 우리나라 근대화에 큰 영향을 끼친 초기 선교사님들의 교육과 의료기관을 주목하고 ‘CTS다음세대지원센터’를 설립해 영유아 돌봄 서비스 지원은 물론 기독교 대안교육 기반 마련과 활성화에 앞장섰습니다. 이제는 정부 기관과 각 지자체와 협력해 지역 밀착형 키즈카페 개소와 돌봄교사 육성 등 다음세대 부흥을 위한 전방위 사역을 펼치고 있습니다.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가 진행하는 ‘아동돌봄을 위한 입법청원’ 서명운동에 교인들이 동참하고 있는 모습. 이번 입법청원 서명운동 양식은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 홈페이지(https://www.happyborn.kr/)에서 다운 받을 수 있으며, 온라인서명운동 페이지(https://www.happyborn.kr/form/write/709)를 통해서도 온라인과 모바일로 동참할 수 있다.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가 진행하는 ‘아동돌봄을 위한 입법청원’ 서명운동에 교인들이 동참하고 있는 모습. 이번 입법청원 서명운동 양식은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 홈페이지(https://www.happyborn.kr/)에서 다운 받을 수 있으며, 온라인서명운동 페이지(https://www.happyborn.kr/form/write/709)를 통해서도 온라인과 모바일로 동참할 수 있다.

- 인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의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십시오.

우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아동돌봄 입법청원’ 서명운동 100만명을 목표로 적극 나설 것입니다. 현 증가 추세라면, 곧 30만명은 거뜬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서명운동의 전국 확산은 저출생 극복은 물론 모두가 함께하는 아동돌봄운동으로 우리 사회의 공동체성을 확립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다음세대를 세우는 국민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특별히 이번 정기국회에 종교시설 내 아동돌봄이 가능한 법령 개정이 이뤄지도록 사생결단의 노력을 할 것입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종교시설이 적극 나서서 돌봄 사각지대인 0~3세의 영유아를 돌본다면 우리나라 저출생 극복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일단 입법이 통과된 이후 출대본은 교회가 아동돌봄기관으로서 주중 유휴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교회가 무작정 아이를 맡아 돌보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시스템 안에서 아이들 돌보고 가르칠 수 있는 커리큘럼과 매뉴얼을 제공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입니다. 또 정기적인 교사교육을 통해 다음세대가 전문적인 인적 네트워크 안에서 잘 커갈 수 있는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 마지막으로 한국교회를 향한 메시지 전해주십시오.

이미 지난 정부들이 저출생 인구위기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천문학적인 재정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전 국민이 각성해도 20년, 30년 뒤에나 변화가 기대되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오늘의 인구 위기는 돈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지역 소멸의 재앙이 이미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때, 전 국민의 인식 개선과 의지적 동참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모든 교회가 한마음으로 동참해주십시오. 저출생 극복은 대한민국과 우리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먼저 살아온 부모로서 감당해야 할 시대적 사명입니다. 출대본은 종교와 이념을 떠나 인구위기 극복을 공동의 사명으로 알고 전방위적 노력을 펼칠 것입니다.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의 활동에 계속 관심 가져 주시고 함께 기도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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