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큰일은 늘 작은 것에서부터”
상태바
[기자수첩]“큰일은 늘 작은 것에서부터”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3.09.19 23: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큰일은 항상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교회 안에서 소그룹 리더로 활동하면서 매주 소그룹원들과 말씀을 통해 받은 은혜와 기도제목을 나누고 있다. 기도제목을 나누면서 자주 발견하게 되는 것은 필자를 포함한 소그룹원들의 지도제목이 하나같이 추상적이라는 것이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한 한주간 가족의 건강과 평안을 위해 기도해달라는 요청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막연한 기도제목들은 한주가 지나면 생각이 나지 않거나 응답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다.

필자 역시 소그룹 안에서 다소 ‘막연한’ 기도제목을 나누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를테면, 주일날 선한 사마리아인에 대한 설교를 듣고, 그저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보고 외면하지 않는 사람이 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를 보다 구체화하고 삶 속에서 점검할 수 있는 일로 바꿔보기로 했다.

그저 선한 행실을 하게 해달라는 것을 넘어서, 한주간 가족과의 외식을 한번 포기하는 대신 이웃을 위한 실질적인 기부를 하겠다고 나눈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주변의 작은 것을 보지 못한 채 큰 것부터 뜯어고치려고 할 때가 많다. 하지만 막상 커 보이는 일도 작은 것들을 하나둘씩 실천해갈 때 의외로 쉽게 이루어지는 경험하게 된다.

9월 장로교 총회가 일제히 개회했다. 교회 교인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지만, 총회 현장에서 여성 관련 정책은 여전히 보수적인 경우가 많다. 특히 여성의 교단 정치 참여를 위해서는 여성총대 수를 늘리는 일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올해 교단별 총회 현장에서도 여성총대의 수는 턱없이 적었다.

대표적으로 예장 통합은 올해 역대 가장 많은 수의 여성총대가 참여했지만, 실제 수는 1500명 총대 중에서 3%인 41명에 불과했다. 비교적 진보적 교단으로 분류되는 기장총회에서도 여성총대의 비율은 10% 정도에 불과했다.

문제는 노회 안에서부터 여성총대가 선출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성총대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목사가 되거나 장로 직분을 받아야 하지만, 여성에게는 유독 높은 기준과 잣대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 교단별 여성총대 할당제의 통과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노회와 교회 안에서부터 여성의 리더십을 인정해주는 실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러한 노력이 하나둘씩 시행될 때 비로소 교회 내 양성평등을 제한하는 여러 장벽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