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백석의 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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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백석의 저력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3.09.1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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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총회의 45년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혹자는 왜 50년도 아니고 100년도 아니고 45주년을 기념하냐고 묻는다. 하지만 교단 설립 후 쉼 없이 달려온 백석총회는 50년에 앞서 한 번쯤 교단의 역사와 신앙, 그리고 신학을 정리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었다.

1978년 교단 설립 직후부터 이루어진 교단 통합은 8차례가 넘었으며 작년과 올해 백석에 가입한 새가족만 3,000교회에 달한다. 2003년 설립자 장종현 목사가 “신학은 학문이 아닙니다”라는 선언으로 출발한 개혁주의생명신학은 백석총회를 넘어 한국교회 변화를 주도하고 있고, 소위 역사와 전통을 가진 교단들이 진입장벽을 높이면서 교단 이기주의에 빠져 있을 때 백석은 문호를 개방하고 같은 신앙과 신학을 가진 교단이라면 한 가족이 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분열은 성경의 가르침에 반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가 오랫동안 써온 말은 “한국교회는 분열에 분열을 거듭하며 성장해왔다”는 궤변이다. 분열은 인간의 탐심과 죄악의 결과일 뿐, 결코 성경적이지 않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십자가 화해와 연합의 정신이다. 그런 점에서 백석총회는 지난 45년 간 한국 장로교회의 연합을 위해 애써왔으며 개혁주의생명신학으로 사변화된 신학을 반성하고 예수 생명으로 돌아가자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리고 이런 백석의 역사에 변곡점을 찍은 해가 바로 올해 백석총회 설립 45주년이었던 것이다.

45주년 기념사업은 지난 9월 9일 기념대회로 정점을 찍었다. 더 이상 대형행사는 어렵다는 비관적인 생각은 백석에선 통하지 않았다. 큰 교회 서너 곳이 수 만명을 동원하며 가까스로 치러낸 지금까지의 교계 행사와는 결이 다른 행사였다. 전국의 교회들이 새벽 5시부터 대형버스로 출발해 서울에 도착했고, 수개월 함께 연습한 ‘할렐루야’는 전율을 느낄 만큼 웅장하게 울려 퍼졌다. 어른의 잔치도 아니고 목회자의 잔치도 아니었다. 어른과 아이, 목회자와 평신도, 학생과 교수 등 모든 백석인이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는 순간이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봉사의 영역은 대부분 목사들이 맡았다. 평신도들에게는 현장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누릴 것을 당부하며 영적 지도자들이 먼저 낮은 자리에서 섬긴 것이다. 이것이 백석의 저력이며 앞으로도 지속될 순수성이다.

지난 45년의 역사를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와 기적의 역사라고 고백한 백석총회. 백석총회가 100년을 향해 나아가는 길에 결코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은 당연하게도 ‘예수 생명’이며, 이 예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영적 순수성’이다. 기념대회에 가입과 통합 교회들이 더 많이 참석한 것은 백석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너와 내가 하나가 됐다는 뜻이다. 백석의 연합정신, 희생과 봉사의 섬김, 총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어우러져 45주년 기념사업이 성황리에 마무리되고 있다. 기념사업이 진행된 지난 1년을 돌아볼 때 순간순간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 아마 백석의 45년을 아는 모든 이들은 진심으로 기적과 같은 하나님의 은혜를 고백할 것이다. 이 고백이 영원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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