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늘 마주치지만 남이라고 생각하고 마는 폐지 줍는 어르신들을 그는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매일 동네에서 마주치는 어르신들의 사진을 찍는 것을 시작으로 어르신들의 삶에 대한 관심이 시작됐다. 핵심은 생계 수단에 있었다. 변화가 필요하다는데 생각이 미치자 대안학교 교사라는 직장마저 내려놨다. 사회적기업 러블리페이퍼 기우진 대표의 이야기다.
러블리페이퍼는 어르신들에게 시세의 6배를 주고 폐지를 구입한다. 러블리페이퍼에 오는 어르신들의 표정에 활기가 돌 수밖에 없다. 기우진 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어르신들을 고용해 폐지로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면서 수익을 만들어낸다. 폐지 줍는 어르신도 살리고 생계에 어려움을 겪던 노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생태 환경까지 살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 것이다.
기 대표의 선한 영향력이 가능했던 바탕에는 그의 신실한 신앙이 숨어 있다. 이처럼 크리스천들은 교회를 넘어 모든 일터와 현장에서 하나님 나라를 세운다는 믿음으로 선한 변화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비즈니스 선교 단체 IBA(사무총장:이다니엘 목사)는 지난 25~26일 목동 한사랑교회에서 ‘BAM: 게임체인저’를 주제로 ‘IBA 서울 컨퍼런스 2023’을 개최하고 하나님의 공의가 집행되는 비즈니스 현장을 조명했다.
컨퍼런스에서는 첫째 날 법무법인 디라이트 조원희 대표변호사가 ‘대전환의 시대와 변혁적 삶’, 헤이그라운드 루트임팩트에서 일하는 나종일 부문장이 ‘소셜 벤처의 성지에서 BAM을 생각하다’, 디플러스 정원혁 대표가 ‘인공지능의 시대, 크리스천의 진로’를 주제로 각각 강연을 맡았다.
둘째 날에는 한사랑교회 황성수 목사, 트리니티소프 김진수 대표, IBA 사무총장 이다니엘 목사가 강사로 나섰으며 저녁 집회 강사로는 전 국제 위클리프 부총재로 섬겼던 정민영 선교사가 함께 했다.
강연 이후에는 삶 속에서 비즈니스 선교를 실천하는 현장가들이 ‘BAM Insight’를 통해 현장의 이야기를 풀어놨다. 러블리페이퍼 기우진 대표를 비롯해 <교회오빠>, <천천히 평온하게, 서서평> 등 기독 영화를 꾸준히 만들어 온 커넥트픽쳐스 남기웅 대표, 3040 크리스천 여성들의 비전 발견을 도와온 진로와소명연구소 정은진 소장, 모여 살며 사회 경제 활동을 함께 하는 공동체를 만든 원바디커뮤니티 유정민 대표, 스쿨처치 운동의 중심에 선 스탠드그라운드 나도움 목사, 개발도상국에서 벌어지는 인신매매, 성착취 문제를 다루는 변호사들의 모임 IJM의 민준호 대표가 참여했다.
이 밖에도 창의적 접근지역에서 보이차 기업을 창업해 건강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보이마루 유재철 대표, 탈북민 창업과 자립을 도와온 더 브릿지의 황진솔 대표, 도시선교와 이주민, 비즈니스라는 세 가지 키워드에 주목한 도시사역선교회 김홍빈 대표도 생생한 현장 경험을 나눴다.
컨퍼런스 현장에는 열방네트웍, 나우미션, IJM, GP선교회 등 7개 비즈니스 선교단체가 부스를 운영하며 참가자들을 만나는 시간도 마련됐다.
주목할 점은 컨퍼런스 참가자 대부분이 20대부터 40대 사이 청년들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매년 공개되는 선교사 현황 통계에서 젊은 선교사의 비율이 나날이 줄어들고 있음을 생각하면 고무적인 대목이다.
이다니엘 목사는 “여태까지는 결과 중심적 선교를 하다 보니 세상의 실제적 아픔과 필요에 응답하지 못했다”며 “IBA가 비즈니스 선교의 과정, 생활 방식, 변혁 가치를 추구하는데 한국 상황에도 잘 맞는 것 같다. 한국교회가 다음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비즈니스 선교를 주목했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