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본이 되는 백석, 그리고 백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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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본이 되는 백석, 그리고 백석인”
  • 정리=이현주 기자   
  • 승인 2023.08.2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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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증경총회장 노문길 목사 / 풍성한교회

학창시절 남몰래 등록금 후원, 어려운 사람 돕던 설립자
교계 정치 모르고 기도에 몰입하는 순수성이 백석의 매력


“사람 나이로 마흔다섯은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닙니다. 청년도 아닙니다. 중년입니다. 가정을 책임지는 나이에 걸맞게 이제는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힘차게 나아가야 합니다.”

지난 2010년 총회장에 추대된 노문길 목사(풍성한교회)는 재임 당시 ‘전도하는 총회’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개척과 전도를 넘어 교단 가입과 연합으로 교세 확장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45주년을 맞은 백석총회에도 동일한 당부를 했다. “우리에게 양육권을 맡겨주신 주님의 뜻을 따라 성도들의 영혼의 문제를 책임져야 합니다. 주님께서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시니, 그 고귀한 생명을 위해 서로 뜨겁게 사랑하는 주의 참된 종이 되어야 합니다.”

지난 2010년 제95회 정기총회에서 선출된 임원들이 가운데 노문길 총회장을 중심으로 함께 했다.
지난 2010년 제95회 정기총회에서 선출된 임원들이 가운데 노문길 총회장을 중심으로 함께 했다.

백석의 역사를 바라볼 때 자부심과 긍지가 생긴다는 노문길 목사. 노 목사는 설립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 시대의 소명을 감당하기 위해 몸부림친 설립자 장종현 목사의 노고를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몸과 마음, 그리고 물질을 바쳐 열정적으로 헌신한 보기 드문 영적 지도자라는 것. 말보다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준 장종현 설립자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그 삶을 따라 살고자 했다는 고백은 가슴을 뜨겁게 한다. 

백석학원의 모태인 대한복음신학교가 설립됐던 1970년대 후반은 종교에 대한 탄압과 무인가 신학교 강제 폐쇄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때였다. 노문길 목사는 “군부 독재의 서슬에 다들 신학교를 포기할 때 설립자님은 오히려 일간지에 대대적인 학생 모집 광고를 내며 맞섰다. 그 일로 인해 갖은 고생을 했다는 것은 알려지지 않은 일”이라고 회상했다. 

노 목사 재학시절에는 한창 학교를 건축하던 때였다. 처음 학교는 상가에 있었는데 몰려드는 학생을 감당할 수가 없어서 지금의 방배동 부지를 매입하고 건축을 시작했다. 당시 학생들의 애교심은 무척 뜨거웠다.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십시일반 헌금을 했는데 노 목사도 공사 현장에서 일하며 받은 돈을 헌금했고 밤에는 교실 맨 앞자리에서 공부하는 주경야독 생활을 했다. 수업이 끝나면 건축 현장에 가서 간절하고 뜨겁게 기도했던 추억이 남아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학교생활에서 잊지 못할 은혜도 있다. 

“당시 저는 수업료도 내지 못하고 공부했는데, 어느 날 교무과에서 제 수업료를 내주실 분이 있으니 그분을 위해 기도하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졸업할 때까지 후원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후에 알고 보니 장종현 목사님이었습니다. 목사님은 제게 둘만의 비밀로 남겨두자고 하셨습니다. 저는 지금까지도 그 은혜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장종현 목사의 후원을 받은 학생은 노 목사 한 사람이 아니다. 한번은 설립자가 영등포교도소에 수감 중인 재소자 4명을 변화시키겠다고 학교에 데려와 공부를 시킨 적이 있었다. 그때 그 학생들은 지금 목회자가 되어 열심히 하나님의 일에 헌신하고 있다. 노문길 목사는 “이처럼 장종현 목사님은 무릎 꿇고 받은 사명을 감당하고자 한번 맺은 인연은 끝까지 지키며 더 좋은 관계로 만들기 위해 뜨거운 열정을 보이신 분”이라며 “그렇기에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게 되셨고 오늘날 백석총회와 백석학원이 발전된 줄 믿는다”고 말했다. 

백석의 신학 정체성인 개혁주의생명신학 역시 앞으로 교단에 더 깊이 뿌리내려야 한다는 것이 노문길 목사의 생각이기도 하다. 그는 “신학은 학문이 아니며 성경이 답이라는 말씀은 옳다. 성경 말씀으로 돌아와야 한다. 모든 목회자가 성경으로 돌아와야 한다. 우리 백석인이 먼저 성경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백석총회가 이렇게 부흥 성장할 수 있었던 동력으로 ‘순수성’을 꼽았다. 교계 정치에는 서툴러서 다른 교단의 무시를 당할 때도 있었지만 백석의 목회자들은 정치보다는 기도와 말씀에 더 몰입했다는 것. 지금은 9천 교회가 넘는 장로교 대표 교단으로 우뚝 섰지만 자만하지 않고 겸손히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도 했다. 

백석에는 하나님이 가르쳐주신 사랑으로 성도를 양육하고 가르치고 전도하며 기도하는 목회자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9천여 교회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자부심도 드러냈다. 

총회장 임기 중 한국교회 화합과 교세 확장운동을 전개한 노문길 목사는 타 교단에서 목회하는 백석 동문이 고향으로 돌아올 것과 개혁주의생명신학의 기도성령운동에 공감하는 동역자들에게는 조건 없이 문을 열겠다는 선언도 한 바 있다. 여성안수 노회 수의 통과와 시행에도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미자립 농어촌교회의 부흥을 위해 전력을 다했다. 

총회의 비약적인 성장을 바라보며 남긴 당부는 변화다. 하나님을 본받아 세상에서 본이 되는 삶으로 변화되는 모든 백석인이 되길 부탁했다. 

“우리 백석인에게 감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으니 나의 사랑 안에 거하라’(요 15:19) 하신 것처럼 우리도 그 사랑을 나누며 증거하며 실천하며 살아야 할 것이고,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가 된 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고전 11:1) 하신 것처럼 우리도 하나님을 본받고 사도 바울처럼 하나님의 참된 주의 종이 되어 모든 이들 앞에 본이 되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노문길 목사는 총회 설립 45주년을 맞아 이러한 변화가 목회 현장에서 또한 각자의 자리에서 나타나길 소망했다. 주님의 뜻을 따라 세상과 교계를 변화시키는 주의 참된 종들이 백석에서 쏟아져 나오길 기원했다. 

* 이 글은 백석총회 설립 45주년 기념문집 <이기는 자에게 주신 이름, 백석>에 실린 노문길 목사 글을 인터뷰 형식으로 다시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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