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선교사 귀츨라프의 선교 무대는 ‘원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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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선교사 귀츨라프의 선교 무대는 ‘원산도’”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3.07.25 1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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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제2회 ‘귀츨라프 학술 세미나’ 개최
“귀츨라프의 ‘선교 활동지’ 밝히려는 노력 중요”
1832년 당시 입지 여건 분석…“원산도가 타당”

우리나라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로 알려진 칼 귀츨라프의 선교 활동지가 고대도가 아닌 원산도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령기독교역사문화선교사업회가 주최하고 보령시기독교연합회·기독교한국루터회 후원으로 지난 20일 열린 2회 귀츨라프 학술 세미나에서는 귀츨라프가 우리나라를 찾았던 1832년 당시 기록과 현지 환경 등을 토대로 이 같은 의견이 개진됐다.

현재 교계에서는 독일 출신의 귀츨라프 선교사가 영국의 무장상선 애머스트호를 타고 정박한 뒤 사역을 펼친 장소를 두고 고대도원산도둘로 견해가 나뉜다.

이 가운데 세미나에서는 지난 5월 발간된 책 <귀츨라프 선교사의 조선 방문: 그의 일기와 조선 왕조의 기록을 중심으로>의 공동 저자들이 발제자로 나서 귀츨라프의 선교 무대가 원산도였다는 여러 증거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먼저 귀츨라프 선교 활동지에 대한 소고를 주제로 발표한 루터교단 칼 귀츨라프 연구위원회 위원장 최태성 목사는 귀츨라프 연구의 핵심 주제이자 중요한 논의 중 하나는 선교 활동의 무대가 어딘지 고증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대도에는 선착장 정도가 있을 뿐 안전한 항구로 불릴 만한 만이 없다반면 원산도에는 만이 여러 곳 있다. 원산도항·오봉산항·초전항 등 안전한 정박지가 여러 곳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간갱’(Gan-keang)은 사람들이 애머스트호가 머문 곳을 소리나는 대로 부른 문구다. 순조실록 자문에도 고대도 안항에 정박했다는 기록이 있지만, 고대도에는 안항이라는 지명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로버트 모리슨의 중국어-영어사전에는 GAN을 편안할 안(), 항구 항()keang으로 표기해 간갱이 안항’(안전항 항구)이라는 주장이 있다. 따라서 원산도가 더 적합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고관들을 만날 수 있는 곳도 당시 관가가 있던 원산도라며 귀츨라프 일기를 보면 어느 마을에서 가마를 탄 수군우후를 만났다고 나온다. 귀츨라프 일행은 관가가 있는 운산도 진촌을 방문한 것이 틀림없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191년 전 귀츨라프의 선교지를 정확하게 고증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모든 기초자료들을 함께 객관적으로 연구검토 할 수 있도록 제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이번에 출판한 <귀츨라프 선교사의 조선 방문>은 그동안 단편적으로 인용된 귀츨라프 일기, 귀츨라프 보고서, 린제이 보고서, 조선어에 대한 소견, 순조실록 자문 전체를 번역·소개한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재 고대도에는 2005년 새로 건축한 귀츨라프 기념 교회와 여러 조형물이 있고, 원산도에는 1982년 세운 귀츨라프선교 150주년 기념탑과 2019년 세운 선교원년기념비가 있다. 양쪽이 서로 귀츨라프 선교사의 선교 장소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라며 방문자들이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후 귀츨라프 선교지 Gan-keang과 원산도에 대한 고찰을 주제로 발표한 귀츨라프연구소 신호철 대표 역시 귀츨라프의 선교 활동지가 고대도가 아닌 원산도라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귀츨라프 관련 기록에 따르면 조선 측 고관들이 무역 문제를 조정하고 식량을 구할 수 있는 곳’ ‘섬 내에 훌륭한 목초지와 비옥한 땅이 있고 소가 많아 언제나 소고기를 공급받을 수 있는 곳이란 표현이 나온다.

신 대표는 이런 땅은 모두 고대도가 아닌 원산도에 있다면서 고대도에는 만이 없고, 고관과 관원들이 주둔하지 않았으며, 넓은 들판과 잠깐 동안 200명 이상이 모일 수 있는 입지 환경을 구비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 앞선 1부 예배에서는 보령시기독교연합회 회장 정승호 목사가 이루신 일을 기억하며 능력과 은혜를 구합니다란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이어 2부 축하 시간에서는 김태흠 충청남도지사, 김동일 보령시장 등의 축사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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