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스마트폰에 빠진 청소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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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대]스마트폰에 빠진 청소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절실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3.07.1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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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 대안은?

가히 스마트폰 없는 하루를 상상도 할 수도 없는 세대가 탄생했다. 모든 일상을 스마트폰을 통해 해결하는 요즘의 Z세대를 가리켜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라고 칭한다. ‘휴대전화 없이는 한시도 살 수 없는 인류’라는 뜻으로 스마트폰을 분신처럼 생각하며 살아가는 이들을 가리킨다. 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쥐면서 태어난 2010년 이후 출생자인 알파세대에게는 더욱 와닿는 말이다. 말 그대로 ‘폰아일체’의 삶을 살아가는 요즘 청소년들에게 단순히 스마트기기 사용을 절제하란 식의 조언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보고 싶은 정보’만 보게 하는 세상에서 청소년들이 ‘봐야 할 정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요청되는 시점이다.

최근 청소년 10명 중 4명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청소년 10명 중 4명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인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폰을 분신처럼 생각하는 요즘 청소년들에게 단순히 절제하란 식의 조언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청소년 ‘미디어 과의존’ 문제 심각

최근 청소년 10명 중 4명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인 것으로 조사됐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지용근)는 최근 주간리포트에서 ‘청소년 유해환경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성인 영상 이용률이 40%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소년의 성인 영상 이용률은 2018년 39%에서 절반(48%)으로 증가해 매체 이용에 있어 부모의 주의와 지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여성가족부가 2년마다 발표하는 ‘2022년 청소년 매체 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청소년 1만7천1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는 지난해 청소년의 주 평균 인터넷 이용시간은 24.3시간이며, 하루 평균 3시간 24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는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정도로 요긴하지만, 유해한 환경을 쉽게 접촉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스마트폰”이라며,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있는 청소년이 문제 있는 결과를 경험하는 비율도 40%에 달한다”며 안타까움을 밝혔다.

과도한 미디어 사용은 청소년의 정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최근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의 보고에 따르면 실험 결과 하루 3시간 이상 SNS를 사용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우울증과 불안 등의 정신건강 위험이 두 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의 질과 시간 저해의 수면장애를 초래하는 점도 확인됐다. 미국인 10대의 SNS 사용량은 하루 평균 3시간 30분 정도다.

지 대표는 “청소년이 호기심 많고 자제력이 부족한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며 유해환경에 노출되는 것도 막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유해환경 접근을 차단하거나 근절하기 어려운 청소년이 유혹을 이길 힘을 길러주는 것이 부모세대와 교회학교의 책임임을 강조했다.

지난 5일 신용산교회에서 열린 ‘2023 청소년사역 컨퍼런스’에서 이수인 교수가 청소낸 대상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5일 신용산교회에서 열린 ‘2023 청소년사역 컨퍼런스’에서 이수인 교수가 청소년 대상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디어 리터러시’ 기르는 것이 관건

미디어의 오랜 시간도 문제가 되지만, 청소년들이 정해진 시간에 올바르게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미디어 리터러시(미디어 문해력)’ 교육이 강조된다. 단순한 보호주의적 관점에서 미디어를 통제하기보다는 미디어 속 다양한 메시지를 이해하고 평가해 의사소통할 수 있는 ‘미디어 문해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디지털 전환기로서 다양한 미디어기기의 활용을 앞당겼다면, 이제는 세대 간 미디어 격차를 줄이고,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해석과 창조적 소통의 능력을 키우는 것이 과제가 됐다.

지난 5일 신용산교회에서 열린 ‘2023 청소년사역 컨퍼런스’에서 이수인 교수(아신대 교육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는 “미디어 표현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깊이 있는 성찰을 통해 자기 생각과 욕구를 들여다보는 훈련과 체계적인 글쓰기 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디어를 잘 활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스마트폰을 잘 사용하고, 사진과 그를 소셜미디어에 자주 올리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마음 속 생각을 잘 정리해 긴 호흡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세상과 미디어를 통해 소통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내는 것이다.

특히 이 교수는 “이제는 미디어를 많이 소비하는 것보다(과식), 균형적이지 않는 미디어 소비(편식)에 대해 비판해야 한다. 이제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교육의 도구로서 미디어의 가치를 재발견할 것을 요청했다.

‘미디어’의 개념에 있어서도 새로운 조명을 요청했다. 미디어의 사전적 의미는 가운데 있어서 두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것, 즉 매개(媒介)하는 것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성경과 교회 역사 속에서도 다양한 미디어가 등장한다. 구약에서는 하나님과 이스라엘 민족을 잇는 선지자가, 신약시대에서는 하나님과 모든 그리스도인을 화합하게 하고 이어주는 길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가 미디어가 된다.

하나님의 말씀과 그리스도인을 이어주는 책으로 ‘성경’도 하나의 미디어다. 이러한 관점에서 다양한 서적도 아이들을 위한 좋은 미디어가 될 수 있다. 이 교수는 “사실 미디어는 우리 사역에 굉장히 필요한 것이며, 그동안 활발히 써왔던 것”이라며, “영상 미디어에 과몰입하는 청소년에게 단순히 그만둘 것을 종용하기보다 공허한 마음을 채울 수 있는 ‘좋은 미디어’를 대안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좋은 미디어’로 공허한 마음 채워야

이수인 교수는 매주 북클럽을 열어 지역사회 청소년들과 책을 통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8주간의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매주 한권씩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유해 미디어에서 벗어나게 되고, 필요한 소통역량을 기르고 있다.

궁극적으로 그는 청소년의 부모, 교회학교 교사 등이 청소년들에게 좋은 미디어가 되어줄 것을 요청했다. 부모와 교사의 신앙과 삶을 통해 하나님의 형상을 보고 배우는 청소년에게, 살아있는 미디어로서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것. 이 교수는 “아이들은 말한 것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보여준 것을 따라 한다”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잇는 살아있는 미디어로서 청소년에게 다가갈 것을 당부했다.

끝으로 그는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가 된 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 되라(고전11:1)’라는 바울의 고백처럼, “성경적인 말과 행동, 본받을 만한 삶을 통해 청소년과 하나님 사이의 깨어진 관계가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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