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어른 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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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어른 노릇
  • 이찬용 목사 (부천성만교회)
  • 승인 2023.07.05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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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255)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수로’ 개념이라고 있습니다.
비가 엄청 많이 오면, 땅바닥을 나무로 조금만 깊이 파도 물이 그곳으로 쏠리게 되는 현상 같은 것입니다.

공동체도 이 수로 개념은 보이지 않게 존재합니다.

부정적인 성도들이 힘을 줘 고랑을 파게 되면 그 공동체의 힘은 그쪽으로 쏠리게 되어 있고, 반대로 교회에 좋은 마음으로 함께 하는 성도들의 힘이 있으면 그곳을 향하게 됩니다.

개척 초부터 수로 개념이 제겐 중요했기에 제게 함부로 대하거나, 교회 공동체에 부정적이거나 반골 기질이 있다 싶은 성도와는 교회 일을 될 수 있으면 의논하지 않았습니다.

더 나아가 힘도 있고 배웠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산 잘하고 부정적이거나 그렇지 못한 성도를 무시하는 태도가 조금이라도 보인다 싶으면 그 성도에겐 곁을 내어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굉장히 냉정하게 대했습니다. 그러면 어느새 슬며시 교회를 나가 버리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구요.

30년 동안 한 교회에서 목회하면서 지나온 시간들, 그런 유형의 성도들을 생각해 보면 “참~! 어린 목회를 해왔구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 성도 하나 넉넉히 품지 못했구나 하는 마음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 성도는 자랑할 게 겨우 그것 밖에 없었는데, 어머님 품처럼 좀 더 넉넉하게 품어주고 기다려 줄 걸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구요.

건강한 공동체는 교회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자 하면 그쪽을 향해 가는 성도들이 많은 교회일 겁니다. 사실 교회는 지역의 특성, 성도의 유형, 그 교회의 문화, 그 교회가 지금까지 해왔던 모습들, 성도의 연령 정도, 교회의 분위기, 담임목회자의 은사 등등을 고려해서 목회의 방향을 정해야 하는데요.

그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목회자의 은사가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는 교회는 마치 선장 없는 배 같아서 일관성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 교회의 힘 있는 수로 개념의 성도들의 생각대로 교회가 움직이기 때문에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어느 교회는 담임목사가 없이 청빙이 미뤄지면 오랜 시간 신학교 교수들이나 목사님들을 주일마다 초청해서 예배를 드립니다. 이런 교회에 웬만한 목사가 부임하면 금방 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런 건 전혀 생각도 안 하더라고요.

교회의 어른 노릇은요, 공동체를 생각하고 담임목회자의 은사가 무엇인지도 생각해서 자기 생각을 내려놓고 도울 수 있는 성도가 해야 합니다.

그저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해야 하는 오래된 힘 있는 성도 때문에 그 교회가 아파할 수 있다는 생각도 조금은 할 수 있어야 하구요. 겸손과 당당함으로 자기를 알고 그 자리에서 지혜롭게 맡은 사명을 감당할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천 성만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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