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노년에 깊어지는 영성…‘사명자’로 거듭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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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노년에 깊어지는 영성…‘사명자’로 거듭나는 길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3.06.27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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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를 공략하라! ③ 노년의 제자도로 열매 맺는 삶

 

시니어 사역의 출발점은 ‘영성’이지만 종착역은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이웃에 섬김과 봉사 등을 실현하는 ‘사명자’다.

성경에서 노인은 여전히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존귀한 존재로서 지혜롭고 열정적인, 때로는 기도의 용사 그리고 축복의 통로로 종종 묘사된다. 이들은 노년에도 충성된 일꾼이자 제자된 삶을 살며 풍성한 결실을 거둔다.

적지 않은 나이에 주님의 음성을 듣고 방주를 예비한 노아부터 기도로 수많은 역경을 돌파한 모세, 가는 곳마다 제단을 쌓았던 아브라함까지. 모두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었다.


시니어 영적돌봄 절실
현실은 어떠한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노인은 대체로 무기력하거나 힘 없는 부정적 존재로 여겨진다. 물론 노년의 때는 신체적 심리적 경제적 측면에서 다양한 상실을 경험하는 때인 만큼 불안이나 외로움을 느끼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지만 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자살이나 고독사 등 심각한 사회 문제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경각심을 갖는 것은 물론 주위의 도움이 필요하다. 크리스천도 예외는 아니다. 관심의 눈으로 주변을 돌아보면 남 몰래 힘들어하는 시니어 성도들을 찾아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을 위해, 무엇보다 영적돌봄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믿음은 구원의 확신과 더불어 정체성과 소명을 지켜줄 영적 자산이자, 인생 후반부를 잘 보낼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에 영적돌봄은 시니어 목회의 첫 걸음이기도 하다. 

고려신학대학원 목회상담학 하재성 교수는 세속적인 노화 문화는 시니어를 두려움으로 이끈다. 노화에 깃든 영적 의미를 파악하지 않고 절망적으로 간주한다반면 주님과의 교제가 있는 신앙 안에서 해석되는 노년기는 영성이 깊어지는 영적 성장의 시기라고 말했다.

신약학자 M. 로버트 멀홀랜드의 말을 빌리자면, 영성은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세월이 갈수록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는 원숙한 자녀들로 거듭난다는 뜻이다.

하재성 교수도 영적 성장은 사랑과 친절, 긍휼과 용서, 이해 등을 나누는 모습으로 드러난다이 같은 신앙의 성숙이 동반되지 않고 미숙했던 젊은 날의 모습에만 머물러 있다면 노인은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부연했다.

한국영성노년학연구소 김기철 박사는 논문 <시니어 돌봄을 위한 목회신학적 성찰>에서 교회 공동체는 영적 정체성과 영적 성장, 그리고 소명의식과 삶의 의미를 중심으로 나이듦을 설명해 신앙인의 건강한 노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말씀으로 세우는 믿음
안타깝게도 작금의 한국교회는 세월이 흐를수록 시니어들이 더 깊은 믿음과 영성을 소유할 수 있는 분위기나 여건을 충분히 제공해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우선 몇몇 대형교회를 제외하고는 시니어 사역부를 조직하고 그들만을 위한 예배설교를 마련한 교회들이 많지 않다.

하지만 노인들은 다른 세대와 달리 노화에 따른 각종 질병과 스트레스, 은퇴 후 외로움, 자존감 결여,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거리감 등 복합적인 위기를 경험한다. 노인들이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말씀으로 극복하도록 인도하는 맞춤형 메시지가 요구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시간적 여유가 많은 시니어를 위해 주중 예배를 열고 친교의 기회를 함께 제공하는 것이 한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형편이 허락된다면 시니어 예배위원회를 꾸려 헌금부터 찬양까지 시니어들이 도맡는 주체적인 사역도 제안한다.

김기철 박사는 교회가 노인을 위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신앙이 상당한 경지에 이르도록 돕는 것이다. 따라서 목회자는 예배나 설교, 각종 모임에서 노인들이 갖는 영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특별히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주중 성경공부를 통한 영성훈련도 요청된다. 이 시간 하나님은 왜 노화를 허락하셨을까? 인생의 궁극적인 비전은 무엇일까? 마지막 인생 여정에서 따라야 할 모델은 누구인가?’ 같은 질문들에 대해 성경적인 해답을 찾아가는 것이다.

시니어미니스트리 김재홍 목사는 <영성으로 깊어지는 시니어>란 기고에서 성경을 기반으로 인생의 이유와 목적을 정립하면서 영적 각성을 경험하게 된다말씀의 능력이 임하면 은혜를 받아 80세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영성의 힘은 노화되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전문가들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교회 출석이 힘든 노인들을 직접 심방하며, 격려해줄 것도 당부한다. 김재홍 목사는 어르신들의 집에 방문할 때 음식을 함께 준비하면 더 위로가 될 것이라며 연약한 이들이 말씀 안에서 믿음을 바로 세우도록 힘써야 한다고 권면했다.

사명자로 거듭난 은혜
노년의 영성은 궁극적으로 제자된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 미국 덴버포에버미션 대표 이강철 목사는 저서 <노년의 제자도>에서 시니어들이 확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구원의 확신 정체성 확립 기도하는 여생 그리고 소명의식 정립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인문제는 제자도의 삶을 실천하지 않는 데서 기인한다. 남들의 평가나 물질적 번영, 자녀들의 성공에 가치를 두는 것은 크리스천도 다르지 않다면서 교회를 다니는데 그치지 않고 진리를 깨닫고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는 전도자로 성화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과의 친밀함으로 구원의 확신을 얻고, 주의 자녀라는 영적 정체성을 깨달으면, 마침내 소명에 대해 자발적 순종이 일어난다노년의 제자도는 바로 이 하나님의 부르심에 책임감 있게 응답함으로써 성령의 열매를 맺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시니어 사역의 출발점은 영성이지만 종착지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이웃에 섬김과 봉사 등을 실현하는 사명자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인 셈이다특히 시니어들이 교회 안 충성된 일꾼이 되기 전, 이를 점검하는 작업은 무척 중요하다.

김재홍 목사는 날마다 말씀 기도 찬양 가운데 주님을 닮아 가고 그 열매는 섬김과 봉사로 나타나야 한다. 인생의 마지막 스테이지는 나누고 베풀면서 큰 의미를 얻는다시니어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사명자로 설 때 교회는 큰 감동과 선한 영향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강철 목사는 노년의 제자도는 노인이 사회나 다음세대에 부담이 되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영적 유산을 물려주는 축복의 통로임을 보여준다교회는 시니어들이 성경적 관점으로 스스로를 성찰하고 제 안에 숨은 보화를 발견해 노년에도 소명을 감당하도록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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