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내 백성을 위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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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내 백성을 위로하라
  • 문강원 목사(원천교회)
  • 승인 2023.06.2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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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강원 목사(원천교회)
문강원 목사(원천교회)

최근에 어느 유명한 목사님이 하시는 영상설교를 듣다가 마음이 아픈 적이 있었습니다. 그 목사님은 나름대로 이 시대 목회자와 성도들의 잘못들을 지적하시는 설교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런 설교가 한 두 편이 아니라 그 분의 최근 설교들이 거의 그런 비판과 책망의 설교인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목사님의 비판과 책망을 잘못되었다고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분에게서 사랑을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도 돌이켜보면 처음 신학을 공부할 때나 부교역자 사역을 할 때, 그리고 초년 목회자로 목회할 때는 누구보다 개혁적이고 비판적인 설교를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하신 설교자들의 설교를 들으면서도 소위 기복주의적인 설교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아니 신실한 성도를 만들어야지 복 받으란 말씀만 하시지?’ 하면서 비판했던 것입니다. 그러다 날카로운 메시지를 던지는 목사님들을 보면서 ‘진짜 목사님이다’하면서 열광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설교 준비를 할 때 강력한 성령님의 음성, 아니 책망을 들었습니다. 

“너는 내 백성을 위로하라.” 이사야에게 주셨던 말씀이 제게 주신 말씀으로 들려졌습니다. 마땅히 죄값으로 징계받는 백성들이지만 그래도 그들을 위로하라는 말씀입니다. 이사야가 예언한 예수님의 사역은 전인격적인 위로와 치유였습니다. 

하나님이 제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성도들은 네 양이 아니라 내 양이다. 내 양들은 세상에서 충분히 맞고 아프단다. 때리는 사람은 많으니 너는 그들을 위로해다오’ 

시간이 지나 지금 그 때 했던 제 설교들을 들여다보면 제가 얼마나 교만했고 자기 의에 사로잡혀 있었던가 알게 되어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이사야 40장을 읽을 때마다 그 때의 감동에 전율을 느낍니다. 그 말씀을 들은 후 전에 보지 못했던 성도들의 고단한 삶이 조금씩 보여지기 시작했습니다. 겉으론 아무 문제없는 것처럼 보였던 성도들, 믿음이 충만해서 충분히 극복할 것 같았던 성도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지치고 피곤해 쓰러지기 직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치열한 세상에서 초긴장으로 살다가 위로받고 싶어서 주님의 품으로 나온 성도들, 가난한 생활에 기죽은 성도들, 가정의 문제, 성도간의 문제로 마음이 상한 성도들,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질병으로 처절한 고통속에 있는 성도들, 슬며시 찾아온 공항장애와 우울증, 신경쇠약으로 지친 성도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부터 제 설교가 조금씩 바뀌어갔습니다. 책망보다 위로하는 말씀으로 바뀌어갔습니다. 가르침보다 공감하는 말씀으로 바뀌어갔습니다. 그러자 이전에 얼마나 내 의를 드러내기 위해 남을 비판하는 설교를 했는지, 내 의분에 못 이겨 정의로운 척했는지 부끄러움이 찾아왔습니다. 그 때 깨달았습니다. 책망도 위로도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말씀을 통해서 하시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려 함이라.’ (딤후 3:16-17) 

모든 이들이 위로 받고 싶어합니다. 우리 모두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에게서 위로를 배워야 합니다. 예수님의 마음으로 주님의 백성들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위로자가 되어야 할 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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