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긴장 고조, 남북화해 위해 교회가 나서야 한다”
상태바
“한반도 긴장 고조, 남북화해 위해 교회가 나서야 한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3.06.14 12: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화통일연대, 지난 8일 ‘민족화해와 평화통일 포럼’ 개최
조성렬 교수 “북핵 대응하며 국익 위한 대화도 모색해야”
차관 출신 양영식 장로 “한국교회가 할 일은 교류 협력”
평화통일연대는 지난 8일 제1회 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한 포럼을 개최하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에서 평화 해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평화통일연대는 지난 8일 제1회 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한 포럼을 개최하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에서 평화 해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6.25 전쟁이 끝나고 정전협정을 체결한 지 7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남북 평화통일은 요원하다. 더구나 최근에는 남북한이 서로를 주적으로 규정할 정도로 관계가 악화 되면서 한반도 긴장감을 더욱 고조되고 있다.

사단법인 평화통일연대(이사장:박종화 목사)와 한소망교회(담임:류영모 목사)는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제1회 ‘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한 포럼’을 개최하고, 우리 민족이 나갈 길과 교회의 역할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박종화 목사는 “교회의 공공성 회복이 절실해진 오늘날 한국교회는 평화통일에 앞장서야 하는데 우리 현실을 그렇지 않다.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다”고 포럼 개최 취지를 밝혔다.

류영모 목사는 “작년 한교총 대표회장으로 재임할 때 포럼 개최를 제안받았지만 물러날 때까지 열 수 없다가 물러난 후에야 함께하게 됐다”며 “확증편향의 진영 논리가 가득한 이 땅에서 우리가 어떤 민족이고 복음이 얼마나 폭이 넓은지 잊은 같다. 축구에서 양발을 다 써야 세계무대에 나갈 수 있는 것처럼 평화통일 정책도 좌우 양발을 사용해야지 한쪽으로 대립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북한대학원대학교 조성렬 초빙교수(일본 오사카 전 총영사)가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지형과 남북관계를 분석하는 발제를 했으며, 서주석 전 국방부 차관과 이화여대 박원곤 교수가 논찬하고 토론했다.

“강대강 대북정책 위험하다”

‘한반도 평화구축 방안과 한국정부 역할’을 주제로 발제한 북한대학원대학교 조성렬 초빙교수는 ”과거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전쟁을 예방하는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유엔을 중심으로 하는 자유 진영과 공산 진영을 아우르는 집단안보가 약화된 만큼 한반도 평화도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성렬 교수는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잠재적 요인으로 ‘중국의 패권도전’, ‘일본의 대국외교’, ‘북한의 핵무장’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조 교수는 ”최근 남한과 북한 모두 서로를 주적으로 규정하면서 한반도의 제2 전선화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이 대만침공에 앞서 북한의 대남 무력도발을 조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대해 조 교수는 ”미중 갈등이 첨예화되는 가운데 한반도 전쟁을 막고 남북 간 평화공존으로 대응하려고 했다. 긍정적인 시도였지만 끝내 힘에 부쳤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정부와 관련해서는 ”윤 대통령은 일본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지정학적 리스크를 해소하고자 노력했다. 그것만으로 부족해 독자적인 핵무장까지 언급했던 것“이라며 ”한국의 핵무장도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전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4월 발표한 워싱턴선언은 한국의 독자 핵무장을 하지 못하도록 쐬기를 박은 것“이라고 전했다.

조 교수는 정부의 강경 일변도 대북정책이 국익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북핵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강대강 국면은 한반도 평화의 기반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 당면한 위협에 대응하면서도 대화와 외교적 해결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주석 전 차관은 “북핵 사용 가능성, 핵전쟁 비화 가능성도 있지만, 북한의 재래식무기 군사도발, 우발적 국지전이 더 위험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한번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남북관계에도, 국민들에게도 큰 충격을 준다는 측면에서 9.19 군사합의는 유의미하다”고 주장하면서,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통합적 대응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원곤 교수는 ”북한은 자력갱생, 핵능력 고도화, 사상투쟁으로 외부 위협을 이겨내겠다고 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 일년 동안 70여차례 100개에 달하는 미사일을 발사해 역대 최대치 도발을 감행하기도 했다”며 우려했다.

박 교수는 “그러나 북한의 도발로 인해 한국의 MZ세대는 북한을 더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미일 대북공조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한국의 핵무장은 어렵지만, 마지막까지 고려될 수 있다”며 “전체적 흐름을 보면 북한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다. 북한 핵에 대한 억제능력이 강화되는 분위기”라고 바라봤다.

박 교수는 “북한의 핵무장 비용을 높여 협상장으로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 한미일 협력이나 통합 억제 강화가 중요하다. 또한 북한이 핵을 포기했을 때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며 “선핵이 아니라 선경제로 바꿀 수 있도록 한국과 국제사회가 함께해야 한다”고 방안을 제시했다.

“교회는 아무 것도 않고 있다”

포럼 현장에는 종교계뿐 아니라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특별히 이날 현장 발언에서 통일부 차관을 지낸 양영식 장로(성문교회)는 “정전협정 70주년이 된 지금, 한국교회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어떤 대안을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고 쓴소리를 냈다.

양영식 전 차관은 ”우리 믿는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역사를 주관하시는 것을 믿기 때문에 기도에 힘써야 한다. 한국전쟁이 일어났던 6월 25일부터 정전협정이 체결된 7월 27일까지 믿는 우리가 눈물로 기도해야 한다“며 ”분단 상황 가운데 아주 구체적으로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전 차관은 현재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풀어야 하는데 현 정부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의견이 없다“면서 ”6자 회담에서 채택된 9.19공동성명은 ‘미북관계 정상화’와 ‘북한 핵포기’ 딱 두가지이다. 이 중 북미관계 정상화는 미국이 결심해야 하며 미국이 주도권을 갖고 있다. 미국과 북한이 합의사항을 이행하도록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나서야 한다. 세계교회를 통해 촉구할 수있다”고 주장했다.

양 전 차관은 “남북화해를 위해 한국교회가 할 일은 교류 협력이다. 유엔의 대북제재 때문에 인도적 지원이 어렵다면 우리는 국제사회를 통해서도 할 수 있다. 학교 교육에서 통일교육을 하지 못한다면, 교회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교육을 해야 한다. 통일 선교는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방인성 회장은 “화해와 통일은 보수와 진보가 함께 이뤄내야 진정으로 이뤄낼 수 있다. 손에 손을 잡고 지혜를 모아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길에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평통연대 공동대표 주도홍 전 교수(백석대, 기독교통일학회 초대회장)는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은 제자들이 만류했지만, 평화를 위해 사마리아로 가서 사마리아 여인을 만나 복음화를 이루셨다”며 “대북 인도적 지원을 퍼주기라고 평가절하하지 말아야 한다. 만나고 대화하면서 화해와 평화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