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호국보훈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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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호국보훈의 달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3.06.1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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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
김수연 기자.

오늘 632분 서울 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지난달 31, 이른 아침부터 서울시 전역에 위급 재난 문자가 발송되고 비상 사이렌이 1분가량 울리는 소동이 벌어졌다. 다행히 이내 오발령으로 확인됐지만 시민들은 잠시나마 불안에 떨어야만 했다. 더욱이 알림 직후 포털사이트 접속마저 끊기면서 진짜 전쟁이 난 줄 알았다는 반응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다. 이 달이 되면 정부와 각 지자체들은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순국선열들의 희생을 기억하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일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기자 역시 새삼 지금 누리는 이 평범하고 평화로운 일상이 얼마나 힘들고 값지게 얻어진 것인지 생각하며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가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호국보훈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이미 각종 설문조사들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에 대한 존경의 문화가 줄어든 사실이 확인됐다. 정작 조상들은 공휴일도 없이 국가를 위해 헌신했지만, 젊은 세대들은 현충일이 그저 빨간 날임에 더 큰 의미를 두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몇몇 교회들이 최근 참전용사 보은행사를 열고 주일학교 학생들이 감사의 편지를 쓰는 행사를 열어 반가움을 더했다. 또 국내 주요 통일선교 단체들은 평화통일을 염원하며 뜨거운 기도의 불을 지피는 운동들을 이어가 눈길을 끌었다.

다만 일련의 사역들이 소수의 교회와 단체들, 그리고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는 부분이 아쉽다. 물론 1년 내내 나라와 민족을 기도하는 교회와 성도들 혹은 국가 유공자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곳들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턱 없이 부족해보이는 실정이다.

한국교회는 이제라도 후손들에게 자유와 평화를 선물해준 순국선열들의 애국심과 신앙심 등 정신적 유산을 물려주고, 자라나는 다음세대에게 전수하는 장을 확대해야 하지 않을까. 교회는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전사자들을 기억하고 그 유족들을 위로할 사명이 있다. 또 주일학교는 자라나는 아이들이 이를 배워 지키도록 격려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일전에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이자 책 <백년을 살아보니>의 저자 김형석 교수가 강연에서 나눈 말씀이 아직도 가슴에 남는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마지막 설교를 17살 때 직접 들었는데,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게 해달라던 그의 기도는 곧 간곡한 애국심이었습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그는 진정 예수님의 교훈을 실천한, 신앙의 그릇이 매우 큰 위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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