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삶] “하나님의 형상 닮은 자녀들 기르며 부모도 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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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삶] “하나님의 형상 닮은 자녀들 기르며 부모도 성장합니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3.06.12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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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내 입양으로 자녀 넷 키우는 변현석 목사

생명을 낳아 기르는 일, 하나님 기뻐 받으시는 ‘예배’
가슴으로 낳은 막내…우리도 하나님의 양자된 자녀들
입양전문강사로 활동, 부모도 계속 ‘공부’하며 거듭나
변현석 목사는 아내 최환희 씨와 슬하에 온유, 화평, 하람, 그리고 생후 4개월 무렵 입양한 하린이까지 네 자녀를 두고 있다.
변현석 목사는 아내 최환희 씨와 슬하에 온유, 화평, 하람, 그리고 생후 4개월 무렵 입양한 하린이까지 네 자녀를 두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아기의 울음소리가 사라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약 249,000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극심한 취업난과 주거난 등 본인조차 건재하기 힘든 사회가 빚어낸 초라한 성적표다.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추세가 지속될 경우, 인구절벽으로 언젠가 국가도 교회도 사라지는 건 시간문제다. 이에 본지는 저출산 극복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올 한해 평범하고도 특별한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다양한 다자녀 가정들을 소개한다.

아이들은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라고 입을 모으는 엄마 아빠들을 통해, 오직 다자녀 가정만이 누릴 수 있는 하나님의 은혜와 유익을 들여다보고 국가와 교회가 실질적으로 함께 도울 일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촉매제가 되길 바란다. <편집자주>

육아,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
첫째 둘째와 달리 셋째 아이를 출산하는 과정은 난산이었어요. 정말 힘들게 낳은 만큼 우리 가정에 넷째는 더 없겠다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고생도 싹 잊을 만큼 아이들끼리 노는 모습이 너무 예쁘더라고요. 결국 우리 부부는 입양으로 넷째 아이를 품에 안았습니다.”

경기도 성남에서 노숙인 사역을 펼치고 있는 변현석 목사(45·샘마루교회)는 이 같이 말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변 목사는 아내 최환희(43) 씨와 슬하에 온유(14) 화평(12) 하람(9) 그리고 생후 4개월 무렵 입양한 하린(5)이까지 네 자녀를 두고, 단란한 여섯 식구를 이루고 있다.

사실 그가 처음부터 네 명의 자녀를 계획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셋째의 임신 소식에도 부부의 마음에는 걱정과 두려움이 아닌 기쁨과 즐거움이 넘쳤다. 아이들끼리 재잘재잘 웃고 떠들며 장난칠 생각을 하니 얼굴에 미소가 절로 버졌다.

그도 그럴 것이 변 목사 역시 시끌벅적 4남매 가정에서 자라면서 다둥이가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온몸으로 자연스럽게 체감했다. 오히려 그는 일부러 자녀를 갖지 않거나 한 명만 낳아 기르는 모습이 더 어색하게 느껴진다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저에게 다자녀 가정은 특별한 일로 다가오지 않았어요. 저부터 그런 가족을 두었으니까요. 물론 어렸을 적에는 여느 집들처럼 서로 다투기도 하고 종종 경쟁을 벌이기도 했죠. 경제적으로 딱히 넉넉한 형편도 못 됐고요. 그렇지만 지금 돌아보면 이 마저도 즐거운 추억일 뿐, 나쁜 기억이 없습니다. 찾기도 힘들고요.”

그의 말을 방증하듯 한 지붕 아래 살을 부대끼며 살던 4남매는 어느덧 장성해 각자 독립된 가정을 꾸리고 있지만 여전히 수시로 안부를 주고 받으며 돈독한 우애를 자랑한다. 변 목사는 덕분에 다자녀 가정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도 많다고 전했다.

이를테면 집안의 각종 대소사를 함께 짊어지니 부담도 적고 신앙적으로 함께 의지하며 큰 힘을 얻는다. 어디 그 뿐이랴. 형제자매는 서로에게 최고의 교사나 다름없다. 그는 상호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배우는 것이 많다. 양보하고 어울리는 과정에서 사회성 또한 자연스럽게 길러진다고 귀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갈수록 임신과 출산을 부정적으로 그려내는 세태에 변 목사는 짙은 아쉬움을 드러내며 심각한 취업난 주거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의 사정을 십분 이해하지만 자녀를 양육하며 누리는 행복 또한 세상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가치라고 소신을 밝혔다.

저는 생명을 낳아 기르는 일 또한 하나님이 기뻐 받으시는 예배이자 전도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 헌신과 희생만이 너무 강조된 나머지 결혼 출산 양육이 마치 부모의 삶을 방해하는 요소인 것처럼 깎아내리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화목함의 비결은 가정예배
대개 자녀가 넷이라고 하면, 체력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경제력 또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목회자의 길을 걷는 변 목사도 부유함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그때 그때 필요한 물질을 채워주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하는 것도 은혜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특히 아이들에게 무조건 풍성한 삶을 물려주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변 목사는 대신 건강한 소비 습관을 지닐 수 있도록 철저한 경제 교육을 시키고 있다. 그 일환으로 네 자녀는 일찍이 개인통장을 운용하며 재정장부를 적는 훈련을 받는다.

자녀들이 인생을 살면서 타인과 스스로를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는 게 본질적으로는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 같은 자세는 삶의 전 영역에서 필요하지 않을까요? 아울러 꼭 물질이 풍족하지 않더라도 부모와의 정서적인 교류와 충분한 사랑이 결국은 전인적으로 더 건강한 자녀를 만든다고 믿습니다.”

변 목사가 매일 가정예배를 지키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일 터. 나아가 가정예배는 부모자녀 사이 뿐만 아니라 기질과 성향이 전부 다른 네 아이를 동시에 케어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부부간 트러블도 지혜롭게 넘기도록 도와주었다.

사실 전업주부로서 보조양육자도 없이 네 명을 키운 제 아내의 고충이 훨씬 컸으리라 짐작합니다. 그래서 저는 밤마다 아내와 가정예배를 빌어 같이 설교를 듣고 기도하고 대화하며 그 날의 일을 나누는 시간을 꼭 가졌습니다. 그 덕분인지 저와 제 아내는 여기까지 비교적 큰 탈 없이 잘 왔다(?)’며 서로 토닥이고 격려하고 있습니다.

가족이 되는 또 하나의 방법
한편, 변 목사 내외는 넷째 딸 하린이를 가슴으로 품었다. 입양을 결심한 계기를 묻자, 그는 자녀 셋이 놀다 보니 짝이 안 맞았다는 다소 엉뚱하고도 유쾌한 대답을 내놓았다.

그렇다고 변 목사가 결코 입양을 쉽고 가벼운 일로 치부한 건 아니다. 반대로 그의 발언에는 입양은 난임과 불임 가정이 주로 한다는 편견, 그리고 대단한 일로만 여기는 시선 등을 깨고 싶었던 변 목사의 배려심이 녹아있는 듯 했다.

다만 입양의 결심은 빨랐지만 준비는 서두르지 않았다. 변 목사와 아내는 세 자녀에게 입양 결정을 공유하고 무려 1년의 시간을 기다렸다. 더불어 새 식구로 맞이할 아기를 위해 기도의 제단을 쌓으며, 그야말로 영적 태교를 이어갔다.

저희 부부는 혈연관계만 가족이라 생각하지 않었어요. 입양을 특별한 일로 여기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녁마다 아이들에게 하나님도 죄인인 우리를 양자로 삼아주셨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 모두는 형제자매라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아이들이 입양을 복음의 관점에서 이해하도록 말입니다.”

그 결과 그의 자녀들은 입양을 두고, 그저 가족이 되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다. 이 귀한 마음은 변 목사 역시 변치 않았다.

종종 저와 제 아내는 우리가 막내를 진짜 낳았나?’ 싶을 정도로 헷갈릴 때가 있어요. 그 정도로 온 식구가 자연스레 하나 된 거죠. 사실 저희에게는 출산과 입양이 구분되지 않아요. 갓난아기를 막 품에 안았을 땐 내 아이가 맞나?’ 싶은데 키우면서 점점 모성애와 부성애가 커지면서 부모로서 성장과 성숙을 경험해 나가는 건 똑같거든요.”

막내에 대한 지극한 사랑은 곧 입양 자녀를 둔 부모 교육으로 확대됐다. 현재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입양특례법 전문 강사로 활동 중인 것. 뿐만 아니라 한국입양홍보회 입양인식개선 교육 강사로도 일하고 있다.

“5살 부터는 입양 말하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돼요. 그래서 저는 우리 아이들을 비롯해 세상의 많은 입양 가정들이 상처받지 않고 이 시기를 지혜롭게 잘 넘기길 바라는 마음에서 강사 일을 시작했습니다. 올바른 자녀 양육을 위해서는 부모도 끊임없이 공부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입양까지 실천하며 네 자녀를 키우는 변 목사 내외를 두고, 진정한 애국자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하지만 그는 솔직히 애국자인 것까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안에 분명 자녀 양육을 통해 하나님 나라에 기여하고 있다는 감사는 충만하다고 했다.

하나님의 형상인 동시에 저와 제 아내를 닮은 고유한 생명체가 이 지구상에 넷이나 된다니 얼마나 신비롭고 놀랍고 뿌듯한 일인지 모릅니다. 이 아이들이 바른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서 훗날 주님의 나라를 세우는데 더 크게 이바지하길 소망합니다.”

변 목사는 네 네 자녀 육아를 통해 하나님 나라에 기여하고 있음에 감사하다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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