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열며 - ‘패럴림픽(Paralym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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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를 열며 - ‘패럴림픽(Paralympic)’
  • 승인 2004.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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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핵집목사/열림교회

신들의 도시 아테네의 화려한 조명은 꺼졌다. 유난히 더운 여름철 열기를 더 달구었던 올림픽의 화려한 무대는 2008년 베이징을 약속하고 그 무대의 막을 내렸다. 사람들의 입가에 떠도는 말들은 올림픽에서 있었던 긴장과 환희의 말들이다. 그러나 아테네의 성화는 다시 타오른다. 비장애인들의 올림픽이 끝난 후 또다시 잔치가 벌어진다. ‘장애인 올림픽(Paralympic)’이다. 이미 막을 내려 화려함이 사라지고 이목이 집중되지는 않아도 인간 능력의 한계를 뛰어 넘는 숭고한 몸부림이 시작된다. 18일(토)부터 29일(수)까지 12일 간의 열전에 돌입하게 된다. 신체의 장애를 뛰어 넘어 최선을 다하게 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장애인 올림픽은 ‘패럴림픽(Paralympic)’으로 Paraplegia(하반신 마비)와 Olympic(올림픽)의 합성어이다.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올림픽 개최국에서 경기를 갖는다. 1948년 영국의 L. 구트만이 창설한 척수장애인체육대회가 기원이다. 1952년 이 대회가 국제적인 규모로 확대되면서 ‘척수장애인경기연맹(ISMGF)’이 설립된다. 60년 7월 로마에서 제1회 대회가 열려 23개 국 4백여 명의 척수장애인들이 참가했다. 제2회 대회는 64년 일본의 도쿄에서 열렸고 이때부터 패럴림픽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68년 텔아비브대회부터 선수단을 파견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장애인 운동경기는 고대 히포크라데스(Hippocrates, B. C. 460~377) 시대부터 의료 목적으로 실시되어 왔다.

장애인 올림픽은 장애인들의 재활 의지와 용기를 고취시키고 비 장애인들로 하여금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을 끌어 모으는 데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비장애인들의 올림픽에는 대통령을 비롯한 국민적인 관심이 뜨거웠다. 금메달 하나라도 따면 나라 전체가 떠나갈 듯이 갈채를 보낸다. 국가적인 지원과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지원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본다. 그러나 장애인들의 관심은 항상 뒷전이다. 연습할 수 있는 장소도 국가적인 지원도 항상 뒤로 밀려나 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자신들을 불태우는 장애인들의 투지는 이미 금메달감이다. 이미 그 자체로서 인간 승리의 고귀한 삶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이 인종, 국가, 정치, 문화, 이념을 초월한 인간의 건강 증진과 스포츠를 통한 인류의 화합, 나아가 무한한 잠재능력을 신장시키키 위한 범 세계적인 축제로서 세계 젊은이들의 힘과 기록의 제전이라면, 장애인 올림픽은 인간의 평등을 확인하고 인간 능력의 한계를 뛰어 넘어 인간 승리를 보여주는 감격의 대축제이다. 온 인류의 눈이 아테네를 떠나 평상의 자리로 돌아가 있다. 이제 눈을 돌려 다시 아테네로 가자. 그리고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어 자신의 투지를 불사르는 그들의 숨소리를 심장으로 듣자. 펄펄 뛰는 그들의 소리에서 인간의 희망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한 사회의 건강성은 비장애인들의 장애인에 대한 태도이고 바라봄이다. 태도와 바라봄이 왜곡될 때 그 사회는 건강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의 눈과 귀, 그리고 관심이 아테네에서 뛸 장애인들에게 다가갈 때 건강성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예수님은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라”(마 25:45 중)고 말씀하셨다.

가장 보잘것없는 작은 자와 예수님은 동일시하고 심판의 기준을 관계로 설정하셨다. 내가 무엇을 하였느냐 보다 내가 누구와 관계를 갖고 살았느냐를 묻고 계신다. 힘없는 자에게 손을 내밀어 함께 가는 길이 하나님 나라의 기초다. 이제 다시 타오를 아테네의 패럴림픽에 우리의 눈길을 모으자. 외롭지 않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자. 하여, 기죽지 않고 펄펄 뛰게 하자. 이게 우리의 몫이다. 아니 우리의 비뚤어진 몸과 마음이 회복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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