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단-사이비 한 ‘끗’ 차이? 큰 ‘끝’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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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단-사이비 한 ‘끗’ 차이? 큰 ‘끝’ 차이!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3.03.14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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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S휘트니스의 이니셜은 당사 전민식 대표의 이름 약자이며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정명석, JMS사이비 종교 단체와는 무관함을 안내드립니다. 안심하고 이용해주세요!”

자주 가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최근 가장 억울한 헬스장’이라는 게시글에 담긴 내용이다. 최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에서 다룬 기독교복음선교회(JMS) 관련 내용이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면서 ‘JMS휘트니스’라는 상호를 가진 프랜차이즈 헬스장이 고객들의 오해를 일축하기 위해 공문을 보내기에 이른 것이다.

해당 게시물에는 골프 선수 전미선 프로가 운영하는 골프 연습장 ‘JMS골프클럽’ 등도 뜻밖의 피해를 보고 있다며 “억울하겠다”는 댓글이 달렸다. 다소 자극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다큐멘터리 한 편이 얼마나 영향력이 큰지를 실감하는 요즘이다. 아는 사람만 알던 이단·사이비 단체들에 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뜨겁다.

교계에서도 ‘억울한’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금요일에는 예장 합동총회(총회장:권순웅 목사)가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신이다’와 관련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단·사이비를 경계하고 미혹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는 것이 성명의 주요 골자였다. 이날 행사에는 평소보다 많은 취재진이 몰려 이단·사이비 이슈에 대한 언론들의 높은 관심을 실감케 했다.

성명 발표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졌다. 몇몇 기자가 ‘JMS’를 ‘GMS’라고 발음한 것. GMS는 다름 아닌 예장 합동총회 산하 세계선교회(Global Mission Society)의 약자다. 주최측은 “발음을 정확하게 해 달라”고 정정을 요청했지만 여기저기서 실소가 터졌다. 영어 약자에서 한 글자만 잘못 발음해도 거룩한 선교단체가 사이비 단체로 전락해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은 캠퍼스 선교단체에서도 종종 일어난다. 건전한 캠퍼스 선교단체 가운데 예수제자운동 JDM(대표:윤태호)이나 빚진자들선교회 DSM(대표:국병창) 등 JMS와 유사한 영어 약자를 가진 곳들이 때아닌 오해를 받는 것. ‘구원파’로 잘 알려진 기쁜소식선교회 계열의 ‘국제청소년연합’의 약자 IYF와 한국기독학생회의 약자 IVF를 혼동하는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학원복음화협의회(학복협)에 확인해보니 실제로 건전한 단체들을 이단·사이비로 오해하며 확인하기 위한 문의가 적지 않게 들어온다고 한다. 학복협이 새 학기마다 이단·사이비 단체의 이름을 담아 ‘이단경계주의보’를 발표하는 것도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함이다.

이와 함께 학복협은 건전한 단체의 리스트도 함께 발표하는데, 여기에는 단체의 대표 이름과 대표 전화번호, 홈페이지 주소 등도 함께 명시하다. 일부 이단·사이비 단체들이 건전한 단체의 이름을 대고 ‘모략 포교’를 하는 까닭이다. 학복협 상임대표 장근성 목사는 “누군가 성경공부를 하자고 제안하면 반드시 접근해 온 단체와 간사의 이름을 기억한 뒤 대표 번호로 전화해 실제 해당 간사가 존재하는지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조금 불편하지만, 영혼의 안전을 위해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작업이 요구되는 세상이다. 한 글자 차이지만 나중에 가선 그 차이가 어마어마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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