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최초의 여성 장교 ‘안수산’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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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최초의 여성 장교 ‘안수산’을 아시나요?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3.02.08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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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지 스마일
박경희 지음 | 서해문집

딸의 시선에서 안창호 선생의 독립운동과 가족사 그려내
아버지의 가르침 새기며 미국서 자신의 삶 개척한 안수산


‘도산 안창호 선생의 딸 안수산, 미국 해군 최초의 여성 포격술 장교로 복무!’

단 한 줄의 신문기사는 작가의 상상력을 불러왔다.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장녀이자 셋째 딸. 미국 해군에 들어간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 2016년 타임(TIME)이 선정한 ‘이름 없는 여성 영웅’에 선정. 이 모든 것이 최초의 역사를 써내려간 안수산을 요약하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 역사는 ‘안수산’을 기억하지 못한다. 오직 그의 아버지 ‘도산 안창호’만을 기억할 뿐이다. 

청소년 전문작가로 정평이 나있는 소설가 박경희 작가가 최근 [언제든지 스마일]을 펴냈다.
청소년 전문작가로 정평이 나있는 소설가 박경희 작가가 최근 [언제든지 스마일]을 펴냈다.

청소년 전문작가로 정평이 나있는 소설가 박경희 작가가 최근 <언제든지 스마일>을 펴냈다. 안창호 선생의 딸인 안수산의 시선을 통해 독립운동가의 가족들에게 얼마나 큰 아픔과 희생이 있었는지를 담담하게 그려냈다. 

이 책은 미국 유학 중 태어나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살아가는 10대 어린 수산의 철없는 투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와 동생을 챙기는 살뜰한 마음, 조국을 위해 홀로 고군분투하는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졌다. 역사의 한 조각을 찾아내고 싶었던 작가는 안수산 장교의 삶을 10대에서 30대까지 풀어내며 아버지를 조국과 나눠가진 독립운동가 자녀들의 절절한 그리움을 씩씩하게 묘사했다. 

지난 4일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열린 ‘저자 강연회’에서 박경희 작가는 “안수산이라는 이름을 발견하고 그녀에 대한 자료를 찾아 다녔다”며 “역사에 묻혀 있던 여성 인물을 통하여 독립운동의 이면에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는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소설 <언제든지 스마일>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도산 안창호 자택에서 시작된다. 상해 임시정부에서 활동하다가 잠시 미국으로 돌아온 아버지는 이미 ‘만인의 아버지’였다. 안창호 선생과 부인 이혜련 여사는 미국 이민 제1호 유학생 부부였지만 나라를 빼앗긴 상황에서 유학은 사치였다. 안창호 선생은 미국에서 공립협회를 조직하고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독립운동을 했다. 

11살 수산에겐 독립운동, 식민지라는 어려운 말보다 늘 곁에 있어주는 아버지가 필요했다. 홀로 다섯 자녀를 키우며 생계를 책임지는 엄마에게도 남편이 필요해보였다. 그러나 그녀의 인생에서 아버지와 시간을 보낸 것은 몇 년에 불과했다. 일제의 폭압이 심해져갈수록 아버지의 옥살이는 잦았고, 감시도 심해졌기 때문이다.

소설의 주인공 안수산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미 해군에 입대했다. 1945년 전쟁이 끝난 후 해군을 퇴직하고 미국 국가안보국(NSA)에 들어가 비밀정보 분석요원으로 활동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6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 아시안 아메리칸 저스티스 센터에서 주는 ‘제10회 미국 용기상(American Courage Award)’을 수상했으며, 2015년 100세를 일기로 하나님 품에 안겼다. 로스앤젤레스카운티 정부는 3월 10일을 ‘안수산의 날’로 선포했다. 

박경희 작가는 “혁명가의 딸로 100세를 누린 안수산의 멋진 인생 여정은 진정 용감했고 아름다웠다”면서 “가족보다 나라가 우선인 독립투사 아버지를 이해해 하는 과정을, 작가의 상상으로 그려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삶이 힘들어도 언제든지 웃을 수 있는 희망을 선사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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