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파견 선교사의 헌신과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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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파견 선교사의 헌신과 보람
  • 최운식 장로
  • 승인 2022.10.1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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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운식 장로/서울장위감리교회 원로장로, 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

아프리카에 선교사로 파견되어 26년 동안 수고하시던 J 선교사님이 얼마 전에 귀국하셨다. 장위교회에서 나와 함께 신앙생활을 하던 그는 1996년에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인 KBS에 사표를 내고 아프리카로 떠났다. 이러한 신앙적 결단을 지켜본 나는 놀라움과 함께 존경의 마음을 가졌었다. 그가 들려준 아프리카 선교 사역 중의 수고와 보람은 매우 감동적이었다.

그는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에서 2년, 케냐에서 5년, 탄자니아에서 5년을 사역한 뒤에 잠비아로 가서 15년 동안 헌신하였다. 잠비아는 1964년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한 농업국가로, 면적은 한반도의 약 3.3배이고, 인구는 약 1,840만 명이다. 국민 1인당 GDP는 1,400달러 정도로, 세계 150위이다. 그는 수도인 루샤카의 중심부에서 약 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모닝스타 바이블 신학교’에서 헌신하였다.

이 학교는 설립자이자 학장인 P 선교사와 J 선교사 내외가 운영한다. 이 학교에는 세 분 선교사 외에는 전임 교수가 없으므로, 강의는 전국에서 실력이 있는 분을 초빙하여 진행한다. 정규 직원이 없고, 연세가 많으신 한국인 여성 선교사가 학장이므로, 학교의 크고 작은 일은 모두 J 선교사와 그의 부인 선교사의 몫이다. 100여 명의 재학생은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한다. 그는 새벽예배 시간에 설교하는 일로 일과를 시작하여 눈코 뜰 사이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곤 한다.

학생들의 세끼 식사 재료와 땔감을 구입하는 일, 식사 준비하는 일을 직접 챙긴다. 식수와 생활용수를 얻기 위해 우물을 파기도 하고, 건물에 문제가 생겨 비가 샐 때에는 손수 지붕에 올라가 손질을 한다. 학생의 고민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상담을 하고, 병이 나면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한다. 은행 관련 업무나 재학생의 학비 융자와 같은 문제도 그가 처리해야 한다. 이처럼 학교 안팎의 허드렛일부터 사무적인 일, 신앙적인 일 등 그의 손을 거치지 않는 일이 없다. 그래서 그는 농담 삼아 자신을 ‘소사(小使) 선교사’라고 하였다.

학생들과 24시간 함께 생활하다 보니, 개개 학생의 건강 문제, 가정의 문제는 물론 신앙에 관한 일까지 알게 된다. 그러면 그에 맞게 상담하고 지도하며 보살핀다. 학생들은 그와 고운 정 미운 정을 나누며 생활한다. 그래서 졸업한 뒤에도 끈끈한 정을 이어간다. 졸업생이 개척한 교회의 건축비가 모자란다고 하면 백방으로 노력하여 도와주곤 하였다.

이 학교는 명망 있는 강사님들을 초빙하여 강의하고, 건실하게 운영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래서 국가에서는 군종과 원목, 경목 양성 기관으로 지정하였다. 2006년에 첫 졸업생을 배출한 이래 약 200여 명의 졸업생이 나왔다. 그들의 대부분은 전국에 흩어져 목회활동을 하고 있다. 군목과 경목이 되어 군대와 경찰에서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는 이도 있다. 지금 잠비아 경목 중 최고의 지위인 경목감은 이 학교 출신이다. 군목 중에 군종감에 오른 이는 아직 없지만, 앞으로 나올 것이다. 졸업생의 일부는 이웃나라인 짐바브웨와 말라위에 가서 선교사로 활동하는 이도 있다. 이로 보아 잠비아 ‘모닝스타 바이블 신학교’는 잠비아의 복음화에 큰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졸업생이 개척한 교회의 헌당예배에 초청받았을 때의 감격을 잊을 수 없다고 하였다. 그는 이런 자리에 참석할 때마다 밤낮으로 수고한 보람을 느낄 수 있어 눈물을 흘리며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그는 공항이나 다른 지역 여행 중에 졸업생이 달려와 반갑게 인사하고 감사의 말을 할 때에도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또 수단,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등의 전쟁지역에 평화유지군으로 파견된 졸업생 몇 명이 그곳에 예배 처소를 만들어 예배드리며 활동하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 더할 수 없는 감격과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

나는 J 선교사 내외가 잠비아에서 몸과 마음을 바쳐 헌신한 이야기를 들으며 큰 감동을 받았다. 주님께서 J 선교사 부부의 노고를 치하하며 큰 상을 주시리라 믿는다. 아프리카의 낯선 풍토에서 오랜 동안 과로를 한 탓에 부인 선교사님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말을 들으니,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속히 쾌차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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