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아이들 변화 시키는 원동력은 근육 아닌 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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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아이들 변화 시키는 원동력은 근육 아닌 복음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2.08.2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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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 한국교회, 미래를 품다(28) 거리의 아이들에게 사랑 전하는 양떼커뮤니티

‘무서운 십대’ 아닌 사랑 받을 아이들로 대해
작은 모임으로 시작해 극적으로 변화한 11년
양떼커뮤니티의 예배 모습.
양떼커뮤니티의 예배 모습.

지난 2011년 가정과 학교, 사회마저 등 돌린 십대들을 위한 선교단체로 시작한 양떼커뮤니티(대표:이요셉 목사). 단체의 이름인 ‘양떼’는 ‘양아치떼’의 준말이다. 대표 이요셉 목사가 서울의 한 교회에서 청소년부를 섬기던 중 잘 곳을 찾아 교회로 들어온 가출 청소년들을 돕고 함께 예배를 드리면서 시작했다. 양떼커뮤니티는 초창기의 위기 청소년 사역뿐 아니라 미혼모와 아가를 위한 ‘라이프 세이버’ 사역, 이주민 다음세대 사역, 응급여성 사역, 양떼들의 자립을 위한 비즈니스 사역 등 활동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처음부터 이런 확장을 계획했던 것은 아니다. 십 년이 넘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하나님은 양떼커뮤니티를 가만히 두지 않으셨다. 20대 전도사였던 이요셉 목사의 패기 넘치는 사역은 한국교회를 넘어 한국사회에 제법 파장을 일으켰다. 교회뿐 아니라 여러 기업과 선한 단체들이 ‘위기 청소년’의 문제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함께하고 싶다며 손길을 내밀었다.

사역의 규모가 커지면서 이곳을 찾는 수많은 양떼들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도 커졌다. 아이들이 더는 어두운 곳에 머물지 않고, 주의 자녀로서 빛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돕는 여러 ‘길’이 열렸다. 10년 전 양떼커뮤니티는 대표인 이요셉 목사 홀로 현장에서 아이들과 몸으로 부딪히며 고군분투하던 곳이었다면 이제는 그를 돕는 각 파트의 전문가들이 든든하게 단체를 함께 지탱하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 동작구 신림동의 YT센터(위기청소년 파트)와 마포구 공덕동의 ‘옥면가’(비즈니스 파트)를 찾아 현장의 양떼 사역자들을 만나봤다.

 

양떼커뮤니티의 위기청소년 파트를 맡고 있는 YT센터 사역자들. 왼쪽이 조용희 간사, 오른쪽이 강지우 전도사.
양떼커뮤니티의 위기청소년 파트를 맡고 있는 YT센터 사역자들. 왼쪽이 조용희 간사, 오른쪽이 강지우 전도사.

양떼 사역자의 기본 소양

신림동의 YT센터는 위기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이다. 위기 청소년들이 함께 모여 놀기도 하고, 상담도 받는다. 무엇보다 이곳에선 위기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예배가 열린다. 센터를 지키는 두 명의 서른 살 동갑내기 사역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데, 8년 전 이요셉 목사를 처음 만났던 순간이 겹쳐 보이는 듯했다. 조용희 간사의 이두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거친 아이들을 상대하려면 이 정도 근육은 기본이라는 듯, 조 간사의 사람 좋아 보이는 얼굴에도 불구하고 은근한 위압감이 느껴졌다.

조용희 간사.
조용희 간사.

조 간사는 “아이들에게 외적인 부분에 대한 경외심이 있다. 그 부분 때문에 아이들을 대할 때 더 ‘간단’할 때도 있다”면서도 “너무 야성이 강하다 보니 일반 사회에 녹아들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YT센터를 담당하고 있는 강지우 전도사 역시 질 수 없다는 듯 말을 거들었다. 자신이 앓고 있는 희귀병 때문에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은 할 수 없지만 ‘덩치’에서만큼은 밀릴 수 없다는 것.

“원초적인 아이들이라 나이나 덩치, 힘, 외모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그렇기에 저희도 운동을 하고 덩치를 줄이려고 하지 않죠. 저는 오히려 센터에 와서 ‘벌크업(몸의 부피를 늘림)’을 했죠. 사실 아이들끼리의 우격다짐은 굉장히 흔한 일이에요. 간혹 센터의 ‘쌤’에게 덤벼드는 일도 있습니다. 다만 저희는 아이들끼리 기 싸움을 벌이는 수준에선 개입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하지만 폭력으로 번지면 저희도 ‘힘’을 써야 하기에 단순히 눈에 보이기 위해 벌크업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양떼의 사역자가 되기 위해 힘만 세면 되는 건 결코 아니다. 양떼커뮤니티에서는 ‘필드미니스트리’라는 16주 과정의 매우 까다로운 훈련 코스를 운영 중이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그 누구도 함부로 아이들을 만나 관계를 맺을 수 없다. 이 과정에는 10여 년의 양떼 커뮤니티의 노하우가 잘 담겨 있다. 위기 청소년은 누구이며, 어떤 마음으로 대해야 하는지, 어디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구할 수 있는지 등 사역의 이론과 실제를 균형 있게 다루고 있다.

양떼커뮤니티에는 남자 청소년보다 여자 청소년의 비율이 다소 높은 편이다. 사역자들이 아이들과 만날 때는 이성일 경우 절대 1대1 상황은 금물이다. 공개된 장소에서 만나되 동성 사역자를 대동하거나 2대1로 만날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양떼 아이들의 거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룹홈으로 ‘양떼 홈’을 한때 운영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사역을 중단한 상태다. 사역자와 아이들이 밀착해서 살아가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았던 것. 대신 아이들에게 ‘퍼주는’ 사역에 초점을 뒀다. 도움 요청이 들어오면 ‘금전’을 제외하곤 거의 모든 부분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생필품이든 병원이든 법률문제든 어떻게든 도울 방법을 찾는다. 거주 문제도 시급한 경우엔 지낼 고시원을 얻어주는 등 단기적인 지원을 하는 방향으로 적정선을 찾았다.

 

양떼 아이들과 볼링장에서. 양떼 사역자들은 자신들에게 아이들의 ‘문신’은 위화감이 아닌 평범하고 귀여운 모습으로 보인다고 했다.
양떼 아이들과 볼링장에서. 양떼 사역자들은 자신들에게 아이들의 ‘문신’은 위화감이 아닌 평범하고 귀여운 모습으로 보인다고 했다.

 

배신과 회심의 연속

이곳에선 사람을 보고 일하면 실망할 때가 더 많다. 조 간사는 ‘양떼 홈’에 직접 살기도 했던 시절을 떠올리면서 “사람이다 보니 변화하지 않는 아이들을 보며 실망하게 되는 순간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특히 믿음을 고백하던 여자아이가 어느 날 다시 성매매 업소로 돌아갔다는 소식에는 ‘배신’을 당한 것 같은 감정까지 느꼈다. 그럼에도 조 간사는 아이들이 보여주는 변화된 모습에 감동했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최근에 인천에서 온 아이가 예배 중에 난동을 부린 일이 있었습니다. 정신과 치료를 받던 아이였는데, 이날 따라 약을 안 먹고 온 겁니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제압해야 했죠. 그런데 이 아이가 센터 쌤들이 자기를 때렸다면서 경찰을 불렀어요.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는데, 다른 지역 아이들이 저희 쌤들의 편을 들어주면서 구체적인 정황들을 경찰분들에게 잘 설명을 하더라고요. 우리 쌤들 좋은 분들이라고, 애들 때리지 않았다고요. 덕분에 큰일 없이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듣는 분들에 따라서는 별일 아닐 수도 있지만, 저한텐 큰 감동이었습니다.”

조직폭력배 생활을 하던 아이가 ‘올바른 직업’을 갖고 싶다며 도움을 요청했을 때는 “하나님의 이끄심”을 느꼈다고 했다.

수요예배 설교를 전하는 강지우 전도사는 “예배시간에 아이들이 보통 스마트폰을 만지거나 여자친구를 데리러 간다면서 나가기도 하고 매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간혹 ‘내가 벽에다 대고 이야기를 하나’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하는데, 놀랍게도 아이들이 설교에 대해 묻기도 하고, 갈수록 태도가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이 이 아이들로 하여금 말씀을 듣게 하시고, 알게 하시는구나 깨닫게 되죠. 지금 벽처럼 느껴진다 하더라도 계속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에 자리한 옥면가 1호점 직원들.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에 자리한 옥면가 1호점 직원들.

양지로의 정착 돕는다

양떼커뮤니티의 위기청소년 사역은 단순히 아이들을 돌보고 먹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2019년 마포구 공덕동에 론칭한 ‘옥면가’는 양떼 아이들의 자립과 사회 복귀를 위한 기능을 한다. ‘선한 일’을 위한 목적으로 세웠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옥수수면’을 기본으로 하는 여러 메뉴의 완성도가 매우 높다. 이미 주변에 맛집으로 소문이 나, 최근에는 ‘줄 서는 집’으로 방송을 타기도 했다. 이미 3호점까지 점포도 늘어났다. 급기야 프랑스 리옹에도 곧 매장이 열린다.

옥면가 대표 신진욱 대표는 “위기 청소년 아이들이 예배에 나와서 회복이 된 후에도 다시 범죄에 빠지는 일이 반복됐다. 그 아이들의 삶 자체를 우리가 품으면서 정당하게 돈 버는 훈련을 시키고자 옥면가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1호점은 최근 개업 3년차를 맞았다. 현재도 양떼 출신 아이들과, 양떼커뮤니티의 한 파트인 ‘라이프 세이버(미혼모 돌봄)’ 사역의 ‘아기 아빠들’이 이곳에서 땀의 가치를 배우고 있다.

신진욱 대표는 “코로나를 지나면서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아이들을 고용하지 못했을 때도 많았다”면서 “그럼에도 하나님 앞에서 순종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고용했더니 하나님께서 그만큼 채워주셨다”고 했다.

신 대표는 끝으로 아이들의 미래까지 함께할 수 있는 ‘옥면가’가 되고, 이곳을 통해 아이들이 복음에 대해서도 더 깊게 알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이들이 잘 자라서 옥면가의 다른 지점이 생겼을 때 그곳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역할까지 맡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책임감도 부족하고, 사람을 대하는 일에도 서툰 아이들이지만, 멋지게 성장해서 하나님의 일하심이 드러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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