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 교회, 막막한 이재민 보듬어주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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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 교회, 막막한 이재민 보듬어주어야 할 때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2.08.11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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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10일 서울수도권 집중호우, 주거 취약계층 큰 피해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한국교회봉사단 긴급구호활동 전개

‘물폭탄’이나 다름없는 폭우가 연일 계속되면서 주거환경이 취약한 서민들의 피해가 크게 발생하고 있다. 

서울 수도권의 경우 지난 8~9일 80년 만의 폭우가 발생해 상당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일으켰다. 특히 이번 폭우에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 거주하던 일가족 3명이 고립됐다 급격히 불어나는 물에 사망하는 참극이 발생해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지난 8~9일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반지하 주택.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과 참사람교회는 주민들을 찾아가 긴급구호기트를 전달했다. 사진=한사람교회

사망자 A 씨(47)는 발달장애인 언니(48)를 돌보며 노모를 부양하고, 홀로 13살 딸을 키우면서 밝고 긍정적으로 살았던 독실한 신앙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노모는 병환으로 입원해있다 참사를 피했지만 다른 일가족은 순식간에 불어난 물에 결국 지하를 빠져나오지 못했다.

신대방역 인근 반지하 주택에 거주하며 초등학생 딸을 홀로 키우고 있는 남성 B 씨는 “반지하 집안에 물이 차오르는 데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며 “앞으로 어떻게 수습하고 생계를 다시 일으켜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지하철 7호선 이수역 1번 출구 인근에 위치한 성은교회도 이번에 큰 피해를 입었다. 이수역은 빗물이 유입돼 역사 천장이 무너지기도 했던 곳으로, 지하에 위치한 성은교회 역시 하수관이 역류하면서 강대상 앞 천장과 교회 입구 계단으로 빗물이 쏟아져 들어왔다.

2년 전 코로나 시기 부임한 김한정 목사는 누전으로 인한 감전 가능성 때문에 유입되는 빗물을 홀로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교인들도 많지 않은 미자립교회는 복구 자체가 막막한 상황이다. 천장이라도 마르면 당장 시설 수리부터 해야 하는데 재정부터 마련하기 힘겹다.

“일단 혼자 빗물을 닦고 정리는 했지만, 전체 교회를 수리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어서 난감한 상황입니다. 고령의 성도들이 있고 예배를 멈출 수 없기 때문에 교회 문을 닫을 수는 없습니다.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있습니다.”

계속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 연합 봉사단체들이 수마가 할퀴고 간 상처를 싸매기 서둘러 구호활동에 나선 것은 고무적이다.

이수역 인근 지하에 위치한 성은교회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김한정 담임목사가 홀로 천장벽지를 뜯어내며 정리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단장:조현삼 목사)은 지난 10일 관악구 신대방역 인근 피해 주민들을 위해 긴급구호키트 100개를 제작해 달려갔다. 주민들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한사람교회가 사역 파트너로 참여했다.

연합봉사단은 한사람교회 서창희 담임목사와 성도들이 미리 파악한 가정들을 방문해 긴급구호키트를 나누며 주민들을 위로했다.

지역주민 C 씨는 “아직 아무 곳에서도 지원이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 가장 먼저 방문을 해주고 도움을 손길을 전해주어 감사하다. 교회가 참 좋은 일을 하고 있다”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연합봉사단은 역시 이번 폭우로 피해가 컸던 이수역 인근 남성사계시장, 강남 개포동 판자촌 구룡마을을 찾아가 각각 200개 분량의 긴급구호키트를 주민들에게 전달했다.

연합봉사단 사무국장 이석진 목사는 “현장에 가보면 구호물품이 크게 부족한 현실을 보게 된다. 더 많은 도움이 손길이 필요하며 지역 교회와 교인들이 참여한다면 주민들에게 큰 격려가 될 것 같다”고 협력을 당부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은 긴급구호키트 500개를 준비해 침수 피해 주민들에게 전달했다.  사진=한사람교회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은 긴급구호키트 500개를 준비해 침수 피해 주민들에게 전달했다.  사진=한사람교회

한국교회봉사단(대표단장:김태영 목사)은 지난 10일 서울시내 피해지역을 실사하고 피해 상황을 확인 후 활동계획을 수립했다. 한교봉은 적립해놓은 긴급구호기금 약 3천만원으로 구호를 위해 먼저 집행하고, 2주 동안 한국교회와 함께하는 긴급모금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한교봉 사무국장 김철훈 목사는 “일반 주택의 경우 서울시를 중심으로 봉사단과 장병들이 복구 지원을 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지하 교회들의 경우 소외된 측면이 있었다”며 “미자립교회의 경우 교인들이 부족할 뿐 아니라 코로나 재확산 속에 부담스러워하기도 한다. 한교봉은 지하 교회를 위한 지원에 신경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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