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의 길에서 벗어나려면 죄를 깨닫고 시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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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의 길에서 벗어나려면 죄를 깨닫고 시인해야
  • 유선명 교수
  • 승인 2022.04.25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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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 “우리의 죄악을 우리가 아나이다” (사 59:12)

”아저씨, 거기서 뭐해요?” 널브러진 술병들 앞에 우두커니 앉은 술꾼을 보고 어린 왕자가 묻습니다. “술을 마시지.” 술꾼이 우울한 얼굴로 대답합니다. “술은 왜 마셔요?” “잊어버리려고.” 어린 왕자가 다시 묻습니다. “무엇을 잊어버려요?” “부끄러운 일.” 술꾼이 고개를 떨구고 답합니다. “뭐가 부끄러운데요?” “술을 마시는 게 부끄럽지.” 어린 왕자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떠나갑니다. “어른들은 참 이상해.”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술꾼 이야기입니다. 웃픈 이야기이지만 소름 돋게 정확합니다. 죄인 줄 모르고 죄짓는 사람도, 다 알면서도 부인하는 뻔뻔한 자도 죄인이지만, 자기가 죄인이라면서도 고치지는 않는 사람 역시 죄인입니다.

예언자의 음성이 들려옵니다: “여호와의 손이 짧아 구원하지 못하심도 아니요 귀가 둔하여 듣지 못하심도 아니라 오직 너희 죄악이 너희와 너희 하나님 사이를 갈라놓았고 너희 죄가 그의 얼굴을 가리어서 너희에게서 듣지 않으시게 함이니라(사 59:1~2)” 벽력같은 책망입니다. 

왜 우리가 이런 고생을 해야 하냐고, 하나님은 왜 악독한 바벨론이 자기 백성을 도륙하도록 두시느냐고 불평하는 이스라엘에게 구원이 임할 수 없었습니다. 자기들의 죄를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징벌은 불운이고 구원은 행운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예언의 말씀을 통해 그들을 깨우치십니다.

“이는 너희 손이 피에, 너희 손가락이 죄악에 더러워졌으며 너희 입술은 거짓을 말하며 너희 혀는 악독을 냄이라 공의대로 소송하는 자도 없고 진실하게 판결하는 자도 없으며 허망한 것을 의뢰하며 거짓을 말하며 악행을 잉태하여 죄악을 낳으며(3~4절)”

바벨론은 사악하다 비난하고 자신들은 억울하다 호소했지만, 하나님 보시기에는 그들 역시 동족에게 악행을 행했으며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세우는 일과는 담을 쌓고 악인의 길을 걷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이스라엘이 이 길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죄를 깨닫고 시인하는 것이 그 첫걸음입니다. 죄인이 말씀에 귀를 여는 그 자체가 기적이고, 하나님께서 하시는 구원의 역사입니다. 마침내 그들의 입술에 자기연민이 아닌 반성과 자책의 언어가 담기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곰같이 부르짖으며 비둘기같이 슬피 울며 정의를 바라나 없고 구원을 바라나 우리에게서 멀도다. 이는 우리의 허물이 주의 앞에 심히 많으며 우리의 죄가 우리를 쳐서 증언하오니 이는 우리의 허물이 우리와 함께 있음이니라 우리의 죄악을 우리가 아나이다(11~12)” 회개의 결과는 극적이고 신속했습니다. 구속자가 찾아오신 것입니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구속자가 시온에 임하며 야곱의 자손 가운데에서 죄과를 떠나는 자에게 임하리라(20절)”

죄를 시인하는 사람에게 구속자가 찾아오십니다. 누가복음 19장은 공공의 적이었던 세리 삭개오가 주님을 만나는 모습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급히 내려와 즐거워하며 영접하거늘(눅 19:6)” 그는 주님을 뵙기 원했었고, 자신을 먼저 불러주시는 주님께 나아왔습니다. 

그리고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삭개오가 공개적으로 회개한 것입니다. “주여 보시옵소서 내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사오며 만일 누구의 것을 속여 빼앗은 일이 있으면 네 갑절이나 갚겠나이다(8절)” 그때 주님께서 선언하십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오늘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으니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임이로다 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9~10)”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애통해하는 이를 구주께서 찾으시고 구원하시는 것. 이사야의 때나 지금이나 동일한 진리요 복음입니다.

백석대 교수·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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