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사랑, 바로 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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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사랑, 바로 가정입니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2.03.09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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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중기획 - 한국교회, 미래를 품다⑥ 또 하나의 출산, 교회가 입양을 책임지다

유기아동 10명 중 1~2명만 입양으로 연결
입양과 기관 후원, 가정모임 지원 등 다양

2009년 주사랑공동체교회 이종락 목사는 국내 최초로 베이비박스를 만들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아기를 키울 수 없는 부모가 아기를 두고 갈 수 있도록 만들어둔 상자다. 생명을 살리는 절박한 일이었다. 그런데 베이비박스에 들어온 아동 중 입양된 경우는 10명 중 1~2명에 불과하다. 6명은 시설로 가야 했고 2명만 친부모에게 복귀하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약 4천5백여명의 ‘요보호아동’이 생겨나지만, 새로운 가정을 만나는 입양은 극히 소수다. 코로나19 탓에 국내외 입양은 더구나 크게 감소해 더 안타까울 따름이다.

성경에는 고아와 과부를 돌보라는 가르침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대부분은 명령형이다. 그 명령에 순종하며 입양을 실천한 신앙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교회의 사역 차원에서 입양에 대해 생각해 본다. 

“가슴으로 낳아도 똑같은 사랑”
“직접 낳은 자식을 키우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입양 자녀를 키울 때 어려움이 없겠습니까. 현실적으로 더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믿음의 가정에서 자란 친자라고 해서 다 잘 크는 것도 아니잖아요. 결국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잘 자라는 것이지 입양을 대단하게 인식하거나 일반화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두 아들을 직접 입양한 신부산교회 조정희 목사는 입양 가정이 경험하는 어려움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양을 추천해왔고, 공개 입양을 교회의 공식적인 사역으로 전개하고 있다. 

조 목사는 유학 시절 미국인들이 입양 아동을 지극한 사랑으로 키우는 것을 보고 마음에 뜻을 품었다. 그리고 2004년 신부산교회에 부임하면서 행동으로 옮겼다. 11개월 아들을 품고 다시 2년 뒤 다른 아들을 안았다.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은 바로 가정”이라는 조 목사의 비전은 성도들에게 나누어졌고, 입양의 길을 함께 걷는 가정은 더 많아졌다. 

온누리교회 오창화 집사는 2011년 대한사회복지회를 통해 쌍둥이 두 딸을 입양했다. 결혼 후 네 명의 자녀를 두었지만 넷째를 천국으로 보내는 아픔을 겪었고 이후 가슴으로 두 딸을 낳았다. 

오 집사는 “대단하다는 말보다는 행복하겠다는 말을 듣고 싶다. 가슴으로 낳아도 똑같이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 역시 주변 사람들에게 입양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행복해서다. 회사 경영 때문에 바쁘지만 오 집사는 전국입양가족연대까지 이끌며 입양 정책과 제도 개선을 위해 곳곳을 누비고 있다. 

“하나님은 신명기에서 남은 곡식은 과부와 고아가 취할 수 있도록 남겨두라고도 명령하셨잖아요. 사도 바울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예정하셔서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양자가 되게 하셨다고 했습니다. 우리도 역시 하나님의 입양된 자녀라면, 자녀를 입양하고 보호하는 청지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는 입양 사역을 가장 잘 펼쳐갈 수 있는 믿음의 공동체다. 사진은 온누리교회 입양가족네트워크 '제이홈'의 입양 가정 모임.
교회는 입양 사역을 가장 잘 펼쳐갈 수 있는 믿음의 공동체다. 사진은 온누리교회 입양가족네트워크 '제이홈'의 입양 가정 모임.

교회, 입양 가정 위한 공공의 장
입양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가장 활발할 수 있는 곳이 교회라는 데 이견이 있을까. 많지는 않지만 한국교회 안에서 입양 사역을 펼치는 교회들이 있다. 몇몇 교회들은 5월 10일 입양의 날 즈음에 ‘입양주일예배’를 드리면서 입양 사역을 알리고 있다. 실제 입양을 한 가정들이 모임을 갖고 정보를 교류하도록 돕기도 한다. 물론 한국교회 역량을 생각하면 아직은 입양에 동참하는 규모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오창화 집사는 교회 안에서 공식적인 사역으로 더 확산되기 위해서는 결국 담임목회자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목사님들이 나서주어야 합니다. 입양주간을 만들어주고 입양 가족들이 만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주고 입양 가정들을 앞에 세워주어야 합니다. 용기를 응원하고 칭찬해 주면 됩니다. 가슴으로 낳아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인식을 전해주면 아이들을 품는 성도들이 더 많아질 것입니다.”

조정희 목사도 같은 생각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목회자들에게 입양을 이야기하기 조심스럽다고 했다. 부담을 주는 것 같아서다.

“목사님들은 거의 입양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시죠. 상당수는 한 때 입양을 생각했다고도 하십니다. 그런데도 입양 사역을 도입하지 못하는 것은 자신도 못하는데 성도들에게 권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직접 입양이 아니더라도 교회가 할 수 있는 입양 사역은 얼마든지 다양하다. 대한사회복지회 등 입양 기관을 후원할 수 있고, 입양 가족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교회가 제공하는 것도 귀중한 사역이 된다. 

신부산교회는 입양 가정 모임에 다른 교회 교인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규모가 적은 교회의 경우 삶을 나누고 정보를 교류할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부모들이 자주 만나서 소통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되지만, 같은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 함께하다 보면 입양을 특별한 것이 아니라 생각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수용하게 됩니다.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같이 고민하면서 세상을 향해 나아갈 힘을 길러낼 수 있죠.”

온누리교회의 경우 입양가족네트워크 ‘제이홈’을 운영하고 있다. 제이홈은 분기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입양 가족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돕고 있다. 평균 10~20가정이 세미나에 참석하고 매년 4~5가정이 실제 입양으로 연결되고 있다. 

“가정 위탁은 어떤가요?”
오창화 집사는 입양 대신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또 다른 방안을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제안했다. 바로 가정위탁이다. 가정위탁은 친가정에서 아동을 양육할 수 없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위탁가정에서 양육해주는 제도다.

오 집사는 베이비박스 유기아동을 맡아 위탁 양육하기도 했다. 물론 시간이 지나 떠나보내는 것은 무척 슬픈 일이다. 온 가족이 품었던 아이를 보내고는 눈에 아른거려 한참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헤어지는 것이 무서워서도 위탁을 못하겠다는 분도 있어요. 그래도 아이들이 받아야 할 사랑의 분량을 가정에서 채우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신앙을 가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가정위탁이 아닐까 싶어 추천하고 싶어요.”

입양처럼 가정 위탁도 쉬운 길이 아니다. 같은 교회에 출석하는 탤런트 신애라 집사와 함께 최근 가정위탁에 도전하는 120가정을 모아 준비하기도 했다. 최종 6가정이 신청했다. 오창화 집사는 마음이 있어도 성사는 어려운 것을 잘 알고 이해한다. 그렇지만 마음에 부담이 있다면 도전해볼 것을 그는 적극 권장했다. 가슴 뭉클한 사랑을 나누고 크디큰 행복을 직접 느꼈기 때문이다. 

“하나님 앞에 약속했다면 가족”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성도들이 17명을 입양한 서울 양천구 목산교회에 대한 10년 전 본지 기사를 찾아보고 전화 통화를 해보았다. 생명을 살리는 비전은 여전했고, 교회 설립 때부터 해왔던 낙태반대운동도 지금까지 실천하고 있었다.  

목산교회에서 성장해 현재 담임교역자를 맡고 있는 김석진 전도사는 “당시 입양했던 아이들이 각자 성장하는 배경과 과정이 다르고 지금의 삶도 다양해졌지만, 그동안 교회 공동체 안에서 온 성도들이 한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해 왔다. 이제는 교회를 섬기는 든든한 일꾼이 된 청년들도 있어 볼 때마다 감사하는 마음이 크다”고 이야기했다. 

조정희 목사는 정기적으로 입양주일을 지키기보다 평소 설교를 통해 가정의 소중함을 강조하면서 입양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성도들이, 한국교회가 가정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의 말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가족이 피로 맺어졌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가족의 시작은 부부지만 혈연공동체가 아니잖아요. 반드시 엄마 아빠가 낳아야만 가족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지요.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약속했다면 가족이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입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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