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정치의 영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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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정치의 영역으로.
  • 차성진 목사(글쓰기 강사)
  • 승인 2022.01.19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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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대 대선이 준비되는 과정에서,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일이 하나 벌어졌습니다. 바로 유력 대선 후보들이 미디어에 출연해 ‘게임’ 하나만을 주제로 정책을 이야기한 것인데요. 유명한 게임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에 이재명, 안철수 후보가 출연해 게임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이자 채널의 운영자인 김성회 씨도 헌정 사상 처음 일어난 일이라며 감격을 표했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계몽의 대상이었습니다. 철 없고 무지몽매하고 삶을 망치고 있는 그들을 어떻게 교육하고 제어할 것인가를 두고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게임을 즐기는 세대가 정치의 객체가 아닌 주체가 된 것입니다. 게임에 대한 정책을 두고 적극적으로 찬반 의사를 표하고, 그 의견의 수용 여부에 따라 자신의 표를 결정하고, 후보들은 그것을 의식하며 게임 관련 정책을 발표하는 이러한 변화는 세상이 많이 변했음을 실감하게 해주었습니다.

우리 스스로 한 번 돌아봅시다. 우리의 교회는 젊은 세대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여전히 교회 내의 젊은 세대들을 계몽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시선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이들은 게으르고 복음에 관심이 없으며 노는 것만 좋아하고 헌금 내기를 아까워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 어두운 자들을 빛으로 인도할 것인가.’ 이것이 많은 청년/학생 복음화 정책의 화두였죠.

그러나 과연 이들은 정말로 영적으로 어두운 자들일까요? 제 생각은 다릅니다. 이들이 자신의 발을 교회로 돌리지 않는 이유는, 어린 시절부터 차곡차곡 쌓아 온 교회에 대한 논리적 회의가 있기 떄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들이 교회에 보이고 있는 반응에는 이 시대의 사회적 요구가 반영된 경우가 많습니다.

‘과학이 진보한 것에 비해, 성경은 진보하지 않고, 성경의 비과학 주제에 대한 질문에 여전히 교회는 무기력하다’ ‘코로나, 세월호와 벌어졌음에도 신은 전지전능하다 할 수 있는가’ ‘교회는 과연 당장의 금전수익보다 나에게 더 큰 즐거움을 줄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이 그들의 발걸음을 가로막는 것이죠. 그러나 대부분의 교회에서 이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청년들은 계몽의 대상이기 이전에 설득의 대상입니다. 그리고 그들을 설득하려면, 우선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교회가 그들의 어떤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는지, 그들의 어떤 필요를 만족시켜주지 못했는지. 그 소리를 먼저 경청한 뒤에 대책과 근거를 마련한 뒤 그것을 그들에게 제시해주는 ‘설득’의 과정. 이것을 정치권이 우리에게 먼저 모범을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의 학생/청년들은 교회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무관심하다면 무엇 때문에 무관심할까요? 그들이 교회보다 더 가치를 느끼는 일은 어떤 것일까요? 그 질문을 던지는 것이 복잡한 실타래의 첫 부분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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