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 시즌10 마무리…‘천국소망’ 전하고파”
상태바
“천로역정 시즌10 마무리…‘천국소망’ 전하고파”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1.12.28 14: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인터뷰 // 극단 ‘조이피플’ 김창대 대표

1,500여 회 장기공연 펼친 ‘천로역정’ 막 내린다
북촌아트홀 문 닫지만, ‘찾아가는 공연’은 계속돼

조이피플 김창대 대표는 “천로역정은 시즌10을 끝으로 막을 내리지만, ‘찾아가는 교회 공연’을 통해 한국교회와 교인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연을 처음 시작할 때는 힘든 상황이 오면 그저 막막했지만, 지금은 버틸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극단 조이피플(대표:김창대)의 창작공연으로 많은 크리스천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뮤지컬 ‘천로역정’ 시즌10이 오는 3월 1일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천로역정’은 성경 다음의 성경이라는 찬사를 듣는 존 번연의 소설 <천로역정>을 각색한 창작 뮤지컬로 죄의 짐을 안고 영적 결핍 속에 살아가는 사람이 영원한 구원의 상급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조이피플이 지난 2013년 제작해 시즌10을 맞이한 ‘천로역정’은 그동안 1500회 이상 장기공연을 펼쳤으며, 많은 관객들의 꾸준한 호응과 사랑을 받았다.

지난 23일 북촌아트홀에서 만난 조이피플 김창대 대표는 “‘천로역정’은 극단에서 창작한 최초의 작품으로 수많은 크리스천 배우들이 거쳐 갔다. 경제적으로도 극단이 오늘날까지 명맥을 이어올 수 있도록 도와준 작품이기에 저 역시 매우 아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기독교 공연이 이렇게 오랜 기간 장기공연을 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관객들의 큰 호응과 공연 전반적인 완성도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기록이다.

그동안 ‘천로역정’은 성경 한 권을 2시간으로 압축한 공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천로역정 원작이 말하는 ‘믿음’과 ‘소망’이라는 핵심 메시지를 바탕으로 감동과 함께 적절한 ‘유머코드’까지 가미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고, 때로는 ‘빵’터지는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올해 4월부터는 ‘천로역정’을 올렸던 ‘북촌아트홀’의 대관이 어렵게 되면서 시즌10을 끝으로 공연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와 함께 한국 전통의 거리인 북촌에 자리잡아 크리스천 예술가들의 아지트로 자리매김해 왔던 ‘북촌아트홀’도 문을 닫는다.

김 대표는 “현재 조이피플은 170석 규모의 북촌아트홀과 50석의 소규모 공연장인 북촌나래홀을 운영하고 있다. 북촌나래홀은 자체 운영 중이지만, 북촌아트홀은 대관형태이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공간 사용이 어려워져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조이피플은 그동안 공연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려 노력하며 다양한 예술적 가치를 가진 작품을 소개해왔다. 그는 “천로역정의 정식공연은 시즌10을 끝으로 막을 내리지만, 공연의 맥이 끊어지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면, ‘찾아가는 교회 공연’을 통해 한국교회와 교인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최근 공연예매 취소가 빗발치고 있다는 것도 안타까운 소식이다. 그나마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 예매율이 잠시나마 높아져 한숨 돌리나 했지만, 다시 심각해진 코로나의 기승에 공연계 역시 암울한 상황이다. 김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공연 취소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 당시에는 관객들이 폭증해 코로나 팬데믹이 닥친 2년 만에 처음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가 심각해지면서 줄줄이 공연이 취소되고 교회 초청 공연도 어려워져서 타격이 크다”고 전했다.

그로 인해 공연횟수도 주 3회에서 1회로 줄였다. 현재 조이피플에서는 뮤지컬 ‘천로역정’을 비롯해 창작뮤지컬 ‘세례요한’, 코믹 오페라 ‘하녀마님’을 공연 중이다. 그는 코로나로 인해 극장운영이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도 문화선교의 사명을 놓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극단 조이피플의 목표는 공연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며, 관객들을 복음으로 인도하고자 하는 데 있다”며 “기독교 작품이 아닌 일반 작품이라 할지라도 노래와 대사 속에 성경적 가치를 담아 일반 대중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사명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장기적인 팬데믹으로 생계유지조차 어려워진 크리스천 배우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이마저도 녹록지 않아 배우 일을 그만두는 이들도 있다. 그는 “지금은 배우 대부분이 낮에 카페나 택배 물류센터 등 공연시간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공연을 중단하지 않고 공연을 계속 올리는 것이 배우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극단 조이피플 창작공연 뮤지컬 ‘천로역정’이 시즌10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극단 조이피플 창작공연 뮤지컬 ‘천로역정’이 시즌10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그나마 반가운 소식은 조이피플의 상영작 중 ‘세례요한’ 작품이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조금씩 매진 소식이 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감사한 것은 코로나 시국임에도 불구하고 성탄절 ‘세례요한’ 공연은 매진됐다. ‘세례요한’의 경우 원작 ‘3호실의 죄수’를 바탕으로 감옥 안에서 세례요한이 자신의 사명에 대해 고민하며 순교하기까지 모습을 그려냈다”며 사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어떤 공연을 만들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에 ‘천국소망’을 담은 작품을 내놓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독교인들에게는 ‘천국소망’으로 고난을 극복하고 구원의 길에 이르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또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위로와 희망을 주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계 전반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낙심하지 않고, 희망을 그리고 있었다. “그동안 숱한 시련 속에서도 극단 조이피플을 이어오게 하신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봅니다. 코로나가 끝나면, 다시 공연계가 활기를 띨 수 있는 날이 올 것이기에 절망적인 상황이 끝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으로 여기며, 새로운 일을 행하실 하나님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