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문화유산 무관심, 불교 중심 현행법 개선해야”
상태바
“기독교 문화유산 무관심, 불교 중심 현행법 개선해야”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1.12.14 14: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교회법학회, 지난 7일 학술대회 후 입법 연구키로
전통사찰보존법과 향교재산법 등 종교간 불평등 야기
한국교회법학회는 지난 7일 제28회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불교와 유교 중심의 문화재 보호법의 한계를 점검하는 한편 기독교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법적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국교회법학회는 지난 7일 제28회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불교와 유교 중심의 문화재 보호법의 한계를 점검하는 한편 기독교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법적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불교와 유교 문화유산 보존에 머물고 있는 현행 법령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하고 종교를 포괄할 수 있는 법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우리나라 근대화에 결정적 기여한 기독교 근대문화 유산이 무관심 속에 소실되어 가는 현실을 막기 위해 ‘종교문화자원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입법이 요청됐다.

한국교회법학회(학회장:서헌제 교수)는 지난 7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기독교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과 법’을 주제로 제28회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홍익대 법대 강봉석 교수는 “문화재보호법 외에도 ‘전통사찰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향교재산법’을 통해 해당 종교의 재산들이 보호되고 있지만,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등 다른 종교에 기반한 종교문화유산도 다수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특별한 입법이 없는 실정”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2021년 현재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보호되고 있는 지정문화재는 1만2,719건으로 이 중 종교문화재는 약 4천여건에 달한다. 지정문화재 중 유적건조물은 5,843건으로 종교신앙과 관련된 유적건조물은 1,598건이다. 이 중 불교 1,369건, 천주교 41건, 개신교 15건, 민족종교 6건, 민간신앙 91건, 제사유적 71건, 구비전승지 5건이다. 또 국가등록문화재 942건 중 ‘종교시설’은 90건으로 불교 9건, 천주교 40건, 개신교 23건, 원불교 4건, 기타 종교시설 14건에 이른다. 

강 교수는 “불교가 한국 사회에서 오랜 시간 영향을 미쳐왔기 때문에 불교문화유산 비중이 크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불교 이외 많은 다른 종교들도 우리 사회를 위해 영향을 미쳐왔고 관련 종교문화유산도 존재하는데도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전통사찰보존법과 향교재산법만으로는 종교 간 불평등 문제가 야기된다”고 보완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교수는 “불평등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모든 종교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종교문화유산 보호 입법을 해야 한다. 특정 종교와 관련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전통문화와 관련된 문화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신앙행위 관련 건물 등의 압류금지제도를 비롯해 가칭 종교문화유산보존위원회 등 종교적 특수성을 고려한 장치가 요청된다”고 주장했다.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재진 교수는 토론에서 “불교문화에 편중된 현행 종교문화재보호법은 다양한 종교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에 동의한다”면서 “종교문화에 대한 종합적인 보호법제가 필요하며 기독교 문화재에 대한 국가 지원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법 근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안양대학교 교회사 이은선 교수는 초기 한국교회가 학교, 병원, 교회를 중심으로 근대사회 형성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고찰하면서, 근대문화유산으로 무엇을 남겼는지 살펴봤다. 

이은선 교수는 근대 의료제도 시행과 의료인 양성, 근대 교육활동을 통한 근대문화 형성 등에 있어서 기독교의 구체적인 역사와 유물을 조명하고, “특히 복음 전파를 위해 제일 먼저 성경을 번역하면서 한글 발전에 기여했고 신분 타파에 결정적 기여를 했으며, 근대음악과 건축 등 각 분야의 발전을 위해 기여한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청교도적인 직업윤리 확립과 실업교육, 물산장려운동과 절제운동을 통한 경제실력양성운동 등이 기독교인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면서 자본주의 발전에 기여했고, 독립신문 발간과 독립협회 활동, 만민공동회 개최, 의회개설운동, 임시정부 수립 등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민주주의 발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교회법학회장 서헌제 교수는 “이번 학술대회는 근대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에 대한 기독교계 관심과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마련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으며 향후 입법을 위한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