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구적인 재난으로 기록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복음전파를 향한 열정은 꺾이지 않았다. 해외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의 91%는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돼도 현지 사역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사무총장:강대흥 선교사·KWMA)와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지용근)는 공동으로 ‘코로나19 시대 해외 선교사 의견 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해외 선교사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지난 11월 17~28일 온라인과 모바일을 병행해 진행됐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인해 귀국 선교사가 많아졌지만 그래도 상당수의 선교사들이 선교지를 지키고 있거나 선교지로 다시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대상자 중 현지에서 선교활동 중인 선교사들이 75.7%였으며 코로나로 인해 현지를 떠난 이들은 9.9%, 코로나와 관련 없는 다른 이유로 선교지를 떠난 이들이 14.3%로 조사됐다.
현재 선교지를 떠난 선교사들도 현장으로 다시 복귀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올해 혹은 내년 말까지 선교지로 돌아갈 것이라고 응답한 선교사들은 52.0%였으며 선교지의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거나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면 복귀할 것이라는 선교사는 22.0%였다.
현장 복귀 의지에서 보듯 선교에 대한 열정 역시 뜨거웠다. 코로나 상황이 지속돼도 선교 사역을 계속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90.9%는 현지에서 사역을 이어가겠다고 답했다. 코로나와 현지 상황 제한으로 인해 철수를 생각하고 있는 이들은 4.2%였다.
하지만 코로나의 여파는 선교지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었다.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전과 대비해 목회 사역 정도를 묻는 질문에 71~90% 수준이라는 이들이 26.5%, 51~70% 수준이라는 이들이 25.6%로 제일 많았다. 평균치로 종합하면 69.4%로 대부분 선교사들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사역이 축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인한 가장 큰 사역의 어려움은 ‘성도의 교제 약화’(60.2%, 1+2순위)로 꼽혔다. 다음으로는 주일성수 인식·교회 소속감 약해짐(38.9%), 온라인 시스템 구축의 어려움(28.4%), 출석성도 수 감소(23.2%) 등이 뒤를 이었다.
어려움 속에도 열매가 없지는 않았다. 대면예배의 소중함을 경험(53.6%, 1+2순위), 온라인 시스템과 콘텐츠 개발(45.5%) 등은 코로나19로 인한 긍정적 변화로 지목됐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교사도 적지 않았다. 30.2%의 선교사가 코로나 이전 대비 후원이 줄어들었다고 답했으며 61.8%는 비슷한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후원이 늘었다는 선교사는 8.0%에 불과했다.
후원은 줄어들고 있는데 선교사들의 사역 재정은 아직 대부분 후원에 의존하고 있었다. 선교지에서 경제적 활동을 하고 있는 선교사는 19.7%였고 80.3%는 오로지 후원으로만 사역을 이어가고 있었다. 후원 없이 자비량으로만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는 6.4%에 그쳤다.
한국 선교의 황금기를 책임졌던 선교사들의 은퇴시기와 맞물려 이들의 노후 대책도 과제로 꼽혔다.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한 선교사들은 37.2%에 그쳤고 절반을 훌쩍 넘는 62.8%가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파송기관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서도 드러났다. 파송기관의 가장 부족한 부분을 묻는 질문에 선교사 멤버케어(34.9%)가 1위를 차지했다. 파송기관이 외부 도움을 가장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도 은퇴 이후(45.7%)가 1순위로 꼽혔다.
KWMA 강대흥 사무총장은 “향후 미래 선교를 위한 좋은 지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조사로 한국교회의 선교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더 건강한 선교계를 만들어가기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