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주일에 다시 돌아보는 ‘오직 예수’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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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주일에 다시 돌아보는 ‘오직 예수’의 의미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1.11.0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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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회, 지난 31일 중앙루터교회에서 기념 연합예배 드려
이말테 교수 ‘이방인의 눈에 비친 한국교회’ 설교에 담아
제504주년 종교개혁 기념 연합예배가 지난 31일 중앙루터교회에서 진행됐다.
제504주년 종교개혁 기념 연합예배가 지난 31일 중앙루터교회에서 진행됐다.

제504주년 종교개혁 기념 주일을 맞아 기독교한국루터회총회(총회장:김은섭 목사)가 연합예배로 모인 가운데, 독일인 선교사 이말테 교수(루터대학교)가 한국교회를 향해 신선한 메시지를 던졌다.

지난 31일 중앙루터교회(담임:최주훈 목사)에서 열린 제504주년 종교개혁 기념 연합예배에서 예배 설교자로 나선 루터대학교 이말테 교수는 ‘오직 예수’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이 교수는 “종교개혁은 사람들을 억압하는 자들과 두려움과 죄로부터 해방했고 남을 위한 자유를 주었다. 종교개혁은 종합적인 해방이었다”며 “이 자유는 오직 예수님을 통해, 예수님 안에서만 얻을 수 있다. 예수님만 하나님의 아들이고 예수님만 성자이고 예수님만 죄를 용서하실 수 있다. 예수 안에서만 용서와 참된 자유, 영생이 있다. 예수님 안에서만 구원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방인의 눈에 비친 한국사회와 기독교를 흥미롭게 분석했다.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라는 말은 한국 개신교회가 즐겨 사용하는 전도 용어입니다. 저는 선교사이지만 이 표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모토가 비 그리스도인들에게 두려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기쁜 소식이 아니라 경고이고 위협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이러한 전도법을 피했으면 좋겠습니다. 남에게 두려움을 주는 전도법은 중세교회의 방법이었습니다. 종교개혁은 다르게 전도했습니다. 기쁜 소식을 선포했습니다. 위협과 공격 대신에 사람들을 예수께로 초청했습니다. (중략) 예수님은 회개로 초청합니다. 예수님의 선포는 기쁜 소식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한국의 유교 문화가 성서 번역에 미친 영향을 언급하며 ‘오직 예수’라는 말 속에 담긴 의미를 재정의하기도 했다.

“오직 예수라는 말은 예수에게만 순종하고 사람 앞에서 굴복하지 말 것을 의미합니다. 죄가 많은 인간의 잘못된 명령에 복종하지 말라는 뜻일 것입니다. 목사님들께서도 설교를 준비할 때 한국어 성경만 보면 충분하지 않습니다. 한국어 성경은 한국어로 번역된 성서만이 아닙니다. 유교 문화로도 번역된 성경입니다. 그래서 성경에 원래 없었던 위계질서 사상이 말씀에 첨가됐습니다. 한국어 성경만 읽는 목사는 예수님이 그 위계질서를 말씀하신 줄 알 것입니다. 중세의 사제들이 라틴어 성경책만 보았기 때문에 교황청이 그들을 교묘하게 조절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어 성경만 보는 목사도 마찬가지로 비기독교적인 위계질서가 원래 성서에 없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죠. 성서에는 원래 높임말이 없습니다. 하나님께도 반말했습니다. 그리고 마가복음 7장 12절의 황금률의 번역이 좋지 않아서 본래 의미를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황금률에 의하면 각자가 자기 행동을 결정합니다. 윗사람이 아니라 각자가 스스로! 한국 대부분의 전통에 완전히 반대되는 말씀입니다.”

제504주년 종교개혁 기념 연합예배가 지난 31일 중앙루터교회에서 진행됐다.
제504주년 종교개혁 기념 연합예배에서 이말테 교수가 설교를 전했다.

이 교수는 끝으로 “삶의 중심이 내가 아니라 오직 예수님이 돼야 한다”며 “예배에서 복을 받는 것은 각자가 자기 번영을 위함이 아니다. 아쉽게도 잘못된 이기주의적 기복사상이 한국 개신교회를 많이 오염시켰다. 하나님이 주시는 복은 여러분을 참된 제자로 만들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기여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예배는 중앙교회 최주훈 목사가 집례했으며, 개혁교회 전통 예전에 따라 순서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신앙고백으로 ‘니카야-콘스탄티노플신조’를 함께 낭독했다. 예배에서 모인 헌금은 베트남 ‘사마리아 우물 전도 사역’에 쓰일 예정이다.

기독교한국루터회 제8대 김은섭 총회장 취임예식이 11월 1일 중앙교회에서 진행됐다.
기독교한국루터회 제8대 김은섭 총회장 취임예식이 11월 1일 중앙교회에서 진행됐다.

한편 이튿날인 1일에는 같은 자리에서 루터회 신임 총회장 김은섭 목사 취임 예식이 진행됐다. 김은섭 목사는 취임사에서 “교회 상황이 만만하지 않다”며 “그러나 교회는 어떤 상황에서도 그릇된 길이 아니라 바른길로 가야 한다. 작은 이익을 위하여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또 “여러분과 함께 치우치지 않고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을 향해 강하고 담대하게 걸어가겠다”며 “같이 가다가 넘어지지 않도록 옆에서 격려하고 붙들어달라. 빛이 보이고 생명이 살아나는 길을 함께 가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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