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토론 - '교회행사의 경품 제공',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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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토론 - '교회행사의 경품 제공',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승인 2004.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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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교회와 단체들이 각종 행사를 개최하면서 효과적 인원 동원을 위해 부상품을 제공하는 일들이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말들이 분분하다. ‘사행심 조장’이라는 비판과 ‘나눔과 교제’라는 의견이 대립하는 가운데 부상품 제공을 하는 교회와 단체들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교계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찬성

‘나눔’ 위한 적극적 목회 방안

조성철목사/빛과진리교회

최근 상당수의 교회와 기독교 기관들이 각종 행사를 개최하면서 행사에 대한 교인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목적으로 상품을 부상으로 내거는 경우가 심심찮게 등장하면서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물량주의적 행태’, ‘사행심 조장’이라는 지적과 함께 이로 인해 행사의 목적과 취지가 반감되는 것은 물론 신앙심 또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그 비판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교회와 기관들의 부상품 증정 행사는 사행심 조장이나 물량주의적 행태라는 비판적 측면보다는 ‘나눔’과 ‘교제’라는 긍정적이고도 적극적인 측면에서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목회 일선에 있는 목회자들의 경우 성도들에 대한 동기 부여는 목회에 있어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성도들에게 어떤 동기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그 열정이 배가되기도 하고 교회의 분위기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목회자들이 골머리를 앓는 경우가 상당한 것이 목회 현실이고, 다양한 이벤트가 실제로 진행되기도 한다.

논리적 설득력을 갖는 이유가 아닌 이상 목회자의 권고나 말 한마디에 발벗고 나서는 경우가 극히 드문 현재의 한국교회의 현실에서, 부상품 제공이라는 선택은 특정 행사와 관련한 분위기 고조와 성도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부수적이고도 소극적인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일부 기관들의 경우 수익을 목적으로 고액의 부상품을 내거는 것은 기정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회나 기관들이 개최하는 행사를 들여다보면 ‘미자립 교회나 농어촌 교회의 목회자’, ‘신학생’, ‘홀사모’들을 위한 행사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 성격이 목회자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이들의 목회를 다른 한편에서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그 내용이 나눔과 교제에 있기 때문이다.

각 교회에서 진행되는 각종 프로그램 또한 그 성격은 나눔과 교제로 규정된다. 각종 전도대회, 예배 참여 독려, 총동원 전도주일 등 일면 양적 성장과 성장지상주의로 비쳐질 수 있는 이러한 프로그램들도 그 성격이 이웃들과의 나눔, 성도들 간의 교제를 목적으로 실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부상품은 행사의 활력소로, 노고에 대한 보답으로, 이웃을 위한 물질의 나눔으로 해석돼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에게 주어지는 상품들이 사행심 조장이나 물량주의적 행태를 우려할만한 정도의 상품이 아니라 대부분 생활필수품에 국한된다는 것이다. 모두가 사행심 조장이나 물량주의에 대한 우려와는 거리가 먼 상품들로, 성도들에게는 그야말로 ‘자그마한 기쁨’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는 물품들이다.

또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상품들이 수상자 개인의 일차적인 만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위의 이웃들에게 다시 전달되는 경우가 많아 이로 인한 교인들의 사랑과 나눔의 행위가 배가된다는 2차적 결과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나눔이 또 다른 나눔으로 번지고 작은 선물이 더 큰 봉사와 열심을 낳게 하는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는 당연한 상급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땀흘리는 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주어져야 하고, 이러한 칭찬이 있을 때 그 효과는 배가 된다.

예수께서도 열심히 일한 자에게 더 큰 상을 더하셨다. 하늘에서의 상급을 바라는 것이 성도들의 바른 신앙이며 바른 자세다. 또한 교회가 강조해야 한 부분이다. 그러나 열심 있는 교인들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것도 목회자로서 당연히 할 일이며 교회가 취해야 할 마땅한 자세다. 나눔은 더 큰 나눔을 낳기 때문이다.

반대

물량주의에 의한 ‘복음 변질’

우순태목사/인제성결교회

오늘날 한국교회는 일반 대중들과 교인 그리고 목회자들에게까지 교회의 모임을 외면당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교회는 물량주의에 편승하여 각종 집회의 참석 유도 방법으로 사행심을 조장하는 경품에 의한 경쟁원리를 추구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교회는 오히려 사회적 공신력과 복음의 훼손을 초래하여 민중들로부터 외면당하여 교인 감소라는 위기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물량주의에 의한 목회 페러다임의 결과가 부메랑처럼 되돌아와 물량주의의 정당화 체계라 할 수 있는 신도수의 양적 성장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물량주의는 아무런 도덕적 정당성과 양적 성장의 도구적 정당성도 가지지 못한 채 일부 교회 지도자들의 그릇된 욕심을 채우는 수단으로 전락되고 있다.

조직을 움직이는 두가지 중요한 메커니즘은 유지와 목적 성취의 메커니즘이다. 조직으로서의 한국교회 역시 어느 정도의 물량주의는 조직의 유지를 위해서 필수불가결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도를 넘을 때 발생하는 폐해는 복음을 ‘맘몬이즘’으로 대치하는 ‘우상화’가 되는 것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물량주의의 문제점에 대해 반성하고 페러다임의 변화를 시도하여야 한다. 물량주의적 신도 확장의 정책은 복음에 의한 전도가 아니라 세속적이고 이기적인 인간의 욕구 충족에 의존하는 정책으로서 복음을 변질시키는 성격을 띤다. 그리하여 십자가 없는 값싼 복음으로 전락될 가능성이 있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물량주의와 결합한 결과 다음과 같이 물신주의가 지배하고 있다. 첫째, 한국교회는 한국의 자본주의 천박성인 황금만능사조, 정경 유착과 부패, 비효율성, 부의 극단적 편중 현상 등에 대해 대안적 가치체계 및 공동체 제시를 실패하고 오히려 물질적 성공을 지지, 정당화, 조장하는 교리 및 종교적 실천들을 확산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둘째, 교회의 수단과 목적의 정치 현상이다. 지속적 재산 증식의 시도, 교회의 지나친 헌금 강조, 부흥회와 기도원이 치부의 수단화, 재산을 둘러싼 분쟁과 교단 분열, 금권에 이끌리는 교단장 선거, 출판 언론매체 등 공기업의 이익금 배당을 위한 ‘개 교단주의’의 확산, 교단에 대한 부담금의 삭감과 기타 부정한 목적을 위한 이중장부 작성, 교인들의 헌금 액수 과장을 통한 탈세, 교회 신도 수와 재산에 따라 권리금을 부과한 매매행위, 목사직 매관매직 행위, 지방색과 패거리 정치를 위한 인사 개입 등이다.

셋째, 교단 내 물량주의와 성장 지상주의의 확산이다. 교인의 숫자, 교회 건물의 크기, 헌금의 규모 등 물량적 지표들을 종교적 성공의 척도로 설정하는 오류의 확산이다. 또한 교세 확장을 위한 치열한 신자 쟁탈전이다. 대형 버스들을 동원하는 저인망식 교인 수송, 교회마다 자기 교인 보호를 위해 교인들을 하루 종일 혹은 일주일 내내 교회에 붙잡아두는 힘겨루기 등이다.

넷째, 개 교회 혹은 교단 내에서의 지도력구조(leadership structure)가 전문성, 지도력, 도덕성, 윤리성이 아닌 경제력을 중심으로 재편되거나, 신자들 사이에 계층적 단절이 심화되는 것이다.

베버(Weber)의 지적과 같이 기독교는 이 세상에 계속 관심을 두면서도 이 세상의 원리에 굴복하지 않고 더 높은 초월적 기준으로 이 세상을 조명하면서 더 나은 세계(하나님의 나라)를 만들기 위한 개혁의 노력을 계속해야만 한다. 복음에 대한 정직과 원칙의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성공은 최악의 실패다. 목회 사역은 속도전이 아니라 올바른 기초 위에 올바른 신앙 정신으로 건축하는 데 있다.

목회의 성공은 하나님의 계획에 일치하여 누가 가장 끈기 있게 충실히 목회 하느냐에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물량주의가 아니라 복음으로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건설하여 우주적 지지를 받게 되기를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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