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와 목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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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와 목회자
  • 지용근 대표
  • 승인 2021.06.1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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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세상 - 124

‘같은 언어’를 쓴다는 것은 동질감을 준다는 점에서 강력한 정체성 확인 방법이다. 언어를 통한 정체성 확인은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 사회 안에서도 자기들만의 언어를 사용하므로 다른 집단과 구별 짓는 행위들이 이루어진다. 예컨대 의사의 소견서를 보자. 조사만 빼놓고 거의 다 영어로 구성된 의학 용어로 돼있어서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용어가 전문가 집단과 비전문가 집단을 구별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은어’라는 것이 있다. 은어는 어떤 계층이나 부류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자기네 구성원들끼리만 빈번하게 사용하는 말이다(인터넷 나무위키). 그룹 회장을 왕회장이라고 부르거나 10대 학생들이 아버지를 꼰대라고 부르는 것들이 은어이다.

신조어는 집단의식을 느낀다는 점에서 은어와 비슷하다. 하지만 은어는 타 집단이 알아듣지 못하게 하려고 의도를 해서 쓰는 말이고, 신조어는 그런 의도가 없는 말이라는 점에서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다른 집단이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신조어를 사용하는 사람끼리 서로 동질감을 느껴서 집단의식을 생기게도 하지만, 신조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은 거리감을 느끼게 되고, 나와 다르구나 하는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신조어는 10대와 20대가 주로 사용한다. 기성세대에게는 외계어와 다름없다. 그들과의 차이는 세대 차이를 넘어서 세대 단절과 가깝다. 그러므로 신세대와 공감대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들을 이해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대개 어른들은 요상한 말과 글을 쓰는 신세대가 국어를 파괴한다는, 못마땅한 감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지만, 10~20대와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시각을 교정해야 한다. 신조어를 쓰는 젊은이에 대한 못마땅한 시선을 거두고 그들의 신조어를 알기 위한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적어도 교회에서 청년부 지도 교역자라면, 청년에 관심있는 목회자라면 아니 다음세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교회 리더들이라면 그들이 하는 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신조어로 소통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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