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조물의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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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조물의 신음
  • 김한호 목사
  • 승인 2021.06.0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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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호 목사/춘천동부교회

해양 최상위 포식자 중의 하나인 고래가 죽고 있습니다. 기름이나 고기를 얻기 위한 고래잡이, 서식지의 파괴와 먹이의 감소, 기후변화 등 많은 원인이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플라스틱이라고 합니다. 작년 우리나라 해안 쓰레기를 조사한 결과 수거된 쓰레기의 38.6%가 플라스틱류였다고 합니다. 해양에 유입되는 플라스틱은 연간 8700톤 이상으로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루에 700톤 이상의 담배꽁초가 길바닥에 버려지는데 대부분이 빗물에 씻겨 도로 하수 시스템을 타고 바다에 유입된다고 합니다.

해양생물과 고래가 사라지면서 어떻게 될까요? 단순히 고래의 멸종 너머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배출되는 탄소와 흡수되는 탄소량을 맞춰 탄소 ‘순배출’이 ‘0’이 되게 하는 탄소 중립의 문제입니다. 큰 고래 한 마리는 일생 동안 평균 33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흡수된 탄소는 고래가 죽더라도 수백 년간 고래 사체에 저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현재 고래는 전 세계적으로 합쳐 약 130만 마리로 추산되는데, 상업적 포경 이전인 약 400만~500만 마리가 현재에도 있다고 전제한다면 연간 17억톤의 이산화탄소를 더 포집할 수 있다고 합니다. 17억톤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연간 배출량 390억톤의 4%에 해당합니다. 실로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지금 전 세계는 기후 위기에 비상이 걸려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EU와 미국같이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선언하였습니다. 인류의 지나친 화석연료 사용으로 발생한 기체들이 땅에 복사되는 열을 흡수하여 온실효과를 만들고, 인류의 과도한 개발로 자연이 파괴되고, 대기의 열 조절 기능을 가진 숲이 파괴되어 열 조절 기능을 상실한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혹자는 ‘가이아의 복수’가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가이아(Gaia)’란 고대 그리스인들이 대지의 여신을 부른 이름으로, 지구를 은유적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기온이 오르면 이상기후 뿐 아니라 전염병이 증가합니다. 인류사의 오솔길에서는 천연두, 페스트, 홍역, 결핵, 콜레라, 독감, 에이즈,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에볼라 바이러스까지 여러 가지 전염병을 겪었습니다. 이제는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두려움 속에 있습니다.

춘천은 서울의 상수도원이어서 그런지 비교적 강들이 깨끗합니다. 이번 환경 주일을 맞이하여 조금 더 깨끗한 강가를 만들고, 자연환경을 돌보기 위해 온 교우들과 춘천 근교 하천가를 거닐며 버려진 플라스틱과 쓰레기를 줍고자 합니다. 아주 작은 움직임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플라스틱과 재활용을 분리하여 배출하며 쓰레기가 아닌 자원이 되도록, 나아가 일회용 컵 사용을 제한하고 장바구니 들고 다니면서 저탄소·녹색가치 확산 캠페인을 몸에 배게 해야 합니다. 우리도 하나님의 피조물임을 기억하며 살아야 합니다. 피조물들이 목을 빼고 기다리고 고대하는 것, 곧 ‘하나님의 아들들’의 도래가 비로소 아니겠습니까? 하나님의 아들들이 누구입니까? 훼손되고 황폐한 땅과 환경을 살리고자 노력하는 그 사람, 하나님이 만드신 피조물과 자연을 이웃으로 인식하고 함께하는 사람, 곧 거듭난 그리스도인들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강가와 해안가의 물고기와 고래들의 소리가 신음이 아닌 창조주를 함께 노래하는 피조물의 소리가 되길 원하지 않습니까? 우리의 욕심과 편함을 위해 피조물의 신음 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귀 기울이며 함께 살아가기 위해 작은 수고와 불편을 감내해 가는 진정한 하나님의 아들들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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