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전반적 침체가 출산 절벽과 맞물리면서 교회학교의 위기가 ‘심각’ 상태에 이르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까지 장기화 되면서 많은 교회학교들이 사역을 축소하고 있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혹은 뜨거운 열정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꿔 나가는 이들이 있다. 본지는 지난주 “2030년 주일학교 90% 사라질 수도”라는 비관적 전망 기사를 통해 교세통계에 뚜렷하게 나타나는 다음세대 감소 현상을 다뤘다. 이번 호에서는 교회학교 감소에 맞서는 교회들의 노력을 취재했다.
찾아가는 주일학교
경상남도 창원시 소재 창원중앙교회(담임:이광훈 목사)는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 속에서 앞으로의 교회 학교를 이끌어 갈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아이들이 교회에 나올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아이들이 못 오면 우리가 가자”는 마음으로 찾아가는 주일학교 사역을 시작했다.
이 사역의 결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물론이고, 교회 교육의 근간을 흔들 중대한 방향전환이 이뤄졌다. 근래 한국교회에선 쉽게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통합교육’이 이뤄진 것. 통합교육은 교육부서를 ‘유아·유치부·초중고’로 나눠 학년별로 각각의 커리큘럼을 진행하는 것과 반대로, 전 연령이 함께 교육을 받는 제도를 말한다.
교회 교육디렉터를 맡고 있는 윤지원 목사는 “우리교회는 통합교육을 지향해온 교회가 아니다. 문고리사역, 가정으로 찾아가는 교회학교를 하다 보니 저절로 통합교육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가정에는 다양한 학년의 아이들이 형제자매로 함께 살고 있는 만큼 아이들이 함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짜야 했던 것. 윤 목사는 “손윗 형제가 교역자를 도와 동생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리더십과 책임감이 길러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며 “이점이 통합교육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꼽았다.
창의적인 방법으로 위기 돌파하는 교회들 주목받아
‘가정’ 비중 커지면서 ‘통합교육’ 필요성도 함께 상승
교회는 최근 5월 가정의 달 행사에서도 ‘통합교육’의 특징을 적극 활용했다. 교회가 위치한 지역 이름 ‘반지동’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와 ‘반지원정대’라는 4인 이하 팀을 여럿 꾸렸다. 팀 구성은 청소년부터 어린아이들까지 다양하다. 팀별로 지역을 탐방하는 미션을 부여해 지역탐방을 기본으로 쓰레기 줍기, 어르신들께 인사하기 등의 미션을 수행하도록 했다. 팀에서는 중고등부 학생들이 리더를 맡고 형님 누나들이 동생들을 인솔했다. 윤 목사는 “그간 한국교회가 학년별로 교회학교를 세분화하는데 집중했다. 그런데 이런 시스템의 부작용이, 각 부서를 지나면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 못하고 따로 노는 것”이라며 “이번 기회로 우리 안에서 따로 분리하지 않아도 충분히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창원중앙교회는 다가오는 여름수련회도 같은 형식으로 네 명씩 조를 짜서 여행을 하는 형식으로 준비하고 있다. 윤 목사는 “리더십을 훈련해서 여행이 가진 세계관을 소개할 수 있도록 한다면 매우 좋은 교육 될 것”이라며 “기존의 집회형식의 수련회를 넘어서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