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넒고 깊게, 함께 살아가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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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넒고 깊게, 함께 살아가는 우리
  • 조병성 목사
  • 승인 2021.03.17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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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성목사/한국밀알선교단 단장
조병성목사/한국밀알선교단 단장

최근 한 모임을 통해 2019년 국가인권실태조사 결과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중에서 우리나라 인권침해 및 차별의 심각성에 대한 조사결과, 인권침해의 경우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4%가 매우 또는 다소 심각하다고 표했으며 차별의 경우에는 보다 많은 69%가 매우 또는 다소 차별이 심각하다고 답변했습니다.

그 결과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장 많은 인권침해와 차별을 받고 있는 집단은 ‘여성’(13.2%), ‘노인’(13.4%), ‘이주민’(16.4%), ‘장애인’ (29. 7%) 순으로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인권침해와 차별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집단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구약과 신약성경에 걸쳐 하나님께서 가장 긍휼이 여기는 부류의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고아와 과부, 이방인과 나그네 그리고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에서 하나님이 하시고자 하는 일을 나타내기 위해 가장 관심을 갖으셨던 장애인들이 모두 순위 안에 들어있습니다. 인간의 타락 이후 하나님은 끊임없이 이들의 연약함에 동참하라고, 함께 하라고 말씀해 오고 계시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 문제와 아픔을 넘어서지 못하고 지금도 가장 큰 인권침해와 차별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게 합니다.

조사결과를 보면서 그럼 기독교 공동체 안에서의 상황은 어떨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중에서 가장 인권침해와 차별을 받고 있다는 결과를 보여준 장애인의 경우를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우리나라 장애인선교기관들이 보는 ‘장애인복음화율’은 적게는 3%에서 많게는 5%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복음화율을 20% 내외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장애인복음화율’은 현저히 낮은 것이 현실입니다.

낮은 ‘장애인복음화율’을 일반사회의 인권침해와 차별의 결과와 연관 시켜 이야기 하는 것이 어떠한 면에서는 무리한 접근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무관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속한 교회와 다양한 기독교공동체 안에 전체인구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장애인들의 모습을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최근 300여개 교회에서 교회학교 형태의 장애인부서들을 운영하고 있고 장애인선교단체들이 다양한 형태로 장애인선교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도 장애인복음화의 길은 멀게만 느껴지고 한 편으로는 장애인들이 맘 편히 다닐 수 있는 교회가 많지 않은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최근 장애인 관련 학문 중 ‘장애학’이라는 학문분야가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된 학문적 연구이지만 국내에서는 3년, 4년 전부터 학회가 생기고 몇몇의 장애인인권 활동가들과 교수들을 중심으로 연구되고 있는 새로운 학문분야 입니다. 장애학과 관련해 최근에 읽고 있는 책에서 장애학의 명제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장애인이기 때문에 차별받는 것이 아니라 차별 받기 때문에 장애인이 된다”(장애학의 도전, 김도현, 오월의 봄)

 

장애가 있는 한사람의 존재가치의 평가로 인해 차별이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장애가 있는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 태도, 환경 등 그 주변을 감싸고 있는 구조적 문제들이 차별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장애인의 문제는 비장애인의 문제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예전에 비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사회적으로 환경적으로 많이 변화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차별과 인권침해로 인한 아픔과 상처가 사회 전반에 뿌리 깊게 남아있습니다.

특별히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으며 진리를 아는데에 이르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세상가운데 선포하고 전하는 우리 기독교공동체에게 있어서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그 마음과 실천은 세상보다 더 넓고 깊게 그리고 예수님의 사랑으로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삶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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