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한국교회 향해 작심한듯 '쓴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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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협, 한국교회 향해 작심한듯 '쓴 소리'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1.02.2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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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2주년 성명 통해…"3.1운동 정신 회복하자"
3.1운동 100주년 한국교회 기념예배가 1일 오전 10시 기독교대한감리회 정동제일교회 벧엘예배당에서 드려졌다.
사진은 지난 2019년 열린 '3.1운동 100주년 한국교회 기념예배' 모습.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이홍정 목사)3.1운동 102주년을 맞아 복음의 생명력을 되찾자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한국교회를 향해 작심한 듯 쓴 소리를 전했다.

31일을 이틀 앞두고 발표된 성명에서 교회협은 하나님께서는 3.1운동을 통해 정의와 평화로 건설되는 하나님의 나라의 생수로, 당 시대에 자주와 독립, 민주와 평화를 위한 역사적 해방의 세례를 베푸셨다오늘 한국교회는 복음의 정신과 3.1운동의 정신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나라의 보편적 가치를 온전히 결합시키고, 이를 오늘 우리의 시대 상황 속에서 실천하도록 초대받고 있다고 밝혔다.

성명에서는 한국교회와 관련한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짚으며 변화를 당부했다. 교회협은 먼저 한국교회에 대해 사실상 기복적 가치를 추구하며 수와 물질을 힘의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고 표현하면서 당시 전체 인구의 2%에 불과한 각성된 신앙인들로 3.1운동을 이끌었던 한국교회의 역사적 진정성과 헌신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과 배제를 교리화하고 내면적으로 서열화하고 직제화했다고 지적하며 남녀와 노소, 양반과 천민의 차별 없이 생명을 가진 모든 사람들의 사회적 존재가, 하나님 앞에서 조건 없이 평등을 누리도록 실천한 3.1운동 교회의 민주와 해방의 신앙을 되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한국교회 주류에 대해 분단체제 하에서 반공친미 냉전논리를 신앙화하고 신학화한 채 기득권을 누려왔다일제식민 치하에서 자주와 독립, 민주와 평화를 신앙으로 고백하며, 종교와 이념, 성별과 계층의 경계를 넘어 일심동체가 되었던 3.1운동 교회의 탈냉전적 탈식민주의적 평화신앙을 회복해야 한다고 전했다.

환경문제와 관련해서도 인간중심의 반생태적 신학을 기반으로 인간문명을 위하여 자연을 대상화 한 세계기독교 주류에 편승해온 한국교회는, 만물의 평화와 풍성함을 그 정신 속에 담아내었던 3.1운동 교회의 생명신앙을 되찾아야 한다한국교회는 지구생명공동체의 공멸을 가져 올 기후위기를 초래한, 과잉생산, 과잉소비, 과잉폐기의 악순환에서 자유롭지 못한 자신들의 행태를 철저하게 회개하고, 인간생명의 모판이요 생명의 망의 근간인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인간생태와 불가분리의 존재로 끌어안고 내 몸처럼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협은 끝으로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속에서 3.1운동 102주년을 맞으면서, 우리 한국교회가 무엇보다 먼저 생명과 신앙의 본질을 성찰하는 일에 함께 마음을 모으기 바란다. 복음의 가치와 시대 정신에 나타난 역사의 하나님의 뜻을 융합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글을 맺었다.

한편 지난해 7월 교회협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의 화해를 위해 시민사회단체와 종단들을 중심으로 발족한 한일화해와 평화 플랫폼(이하 한일플랫폼)의 한국측 운영위원회도 이날 3.1운동 102주년을 맞아 작금의 한일관계를 성찰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식민주의와 전쟁범죄의 청산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며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법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제기한 일본국 상대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린 것과 거슬러 올라가 2018년 한국 대법원이 강제징용노동자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배상판결을 내린 것에 대한 역사적, 시대적 의미를 성찰했다. 아울러 일본 내 조선학교(우리학교) 차별과 하버드 대학의 마크 램지어 교수의 논문 스캔들 등을 반지성적이고, 반시대적인 행태라고 지적하는 한편,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식민주의와 전쟁범죄의 청산을 통한 평화와 인권을 향한 시대의 흐름에 함께 나서자고 호소했다.

한일플랫폼 한국운영위원회에는 기지평화네트워크, 녹색연합,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아시아 평화와 역사교육 연대,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원불교,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진보연대, 한국YMCA전국연맹, 환경운동연합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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