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청년들 92.3%, “한국사회는 돈이 최고인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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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청년들 92.3%, “한국사회는 돈이 최고인 사회”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1.02.0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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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신대 설문조사…“현 청년들,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고민 커”

기독청년 40.4%, 성경말씀 지키는 삶 ‘성공 못한다’
성경에 대한 깊은 이해 부족이 현실과 괴리감 야기
같은 공감대 이룬 청년 연대하는 ‘소그룹’ 활성화해야

20~30대 기독청년들은 현 한국사회가 ‘돈이 최고의 가치가 된 사회’라고 평가했으며, 자신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그리는 가장 큰 이유도 ‘경제적 어려움’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교회연구소(소장:정재영)와 한국교회탐구센터, 목회데이터연구소가 공동으로 가나안 성도를 포함한 기독 청년남녀(19세부터 39세 이하) 700명을 대상으로 ‘기독 청년들의 사회 및 신앙의식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특히 이번 조사는 물질 중심적인 한국사회에 대한 비관적 인식 속에서도 경제적 문제가 기독 청년들의 주된 관심사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청년세대의 눈높이에 알맞은 교회 차원의 신앙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 사회에 대한 현실 인식’으로 ‘우리 사회는 돈이 최고의 가치가 된 사회’가 92.3%로 가장 높았고, ‘우리 사회는 현재보다 더 높은 계층으로 상승하는 게 매우 어려운 사회’가 86.4%, ‘우리 사회는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는 사회’가 85.1%로 그 뒤를 이었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 깊이 파고든 물질 중심주의에 대한 기독 청년들의 냉소적인 인식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기독 청년 40.4%가 ‘성경말씀을 지키며 살면 이 사회에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답했으며, 61.7%가 ‘성경말씀을 지키며 사는 사람은 내 주위에는 별로 없다’고 답했다. 현실적 삶과 성경적 가르침 사이에 괴리감을 갖는 기독청년들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이는 성경말씀 대로 사는 것이 비현실적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보여주는 통계”라며 “설문 전반에서 경제수준이 낮은 청년일수록 부정적 시선이 높았다. 반면 신앙심 깊은 청년들은 낙관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신앙의 힘’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기독 청년들이 경험하고 있는 현실적 문제를 알 수 있는 설문조사도 공개됐다. ‘한국사회 직면 문제점’에서 1순위와 2순위를 골랐는데 1+2순위를 합한 응답에 ‘경제적 양극화 문제’가 36.9%로 가장 높았고 ‘일자리/취업문제’가 34.3%로 뒤를 이었다. 이어 ‘부동산 문제’ 28.7%, ‘저출산고령화문제’가 24.6%로 그 뒤를 이었다.

기독 청년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항목으로 ‘요즘 생활 관심사’를 묻는 질문에 ‘경제적 여유’가 22.7%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안정적 일자리/취업’이 16.7%, ‘주택/부동산’이 12.3%로 뒤를 이었다.

자신의 미래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이유도 ‘경제적 이유’가 컸다. 본인의 미래 전망으로 ‘희망이 있다’는 71.9%, ‘희망없음’은 20.1%로 조사됐다.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개인적 이유는 ‘경제력(재산, 소득 등)이 부족해서’가 54.9%, ‘학업/직업 능력이 부족해서’가 15.4%였다.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적 이유로는 ‘돈이 있어야 성공의 뒷받침이 되는 사회이므로’가 35.7%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비율이 가나안 성도의 신앙의식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독 청년을 대상으로 제대로 된 신앙교육을 실시하지 못한 교회의 책임 문제도 대두된다.

현장에서 기독 청년들의 목소리를 꾸준히 들어온 KOSTA 국제총무 유임근 목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성경적 원리나 기준을 일상 속에 적용하기 어려워진 것 같다. 높은 실업률과 부동산 양극화 문제 등으로 크게 위축된 청년들의 어려움에 교회가 이제라도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성경대로 살면 이 사회에 성공하지 못한다’고 답한 청년들에게는 성경의 말씀을 텍스트를 넘어 우리의 현재와 상황에 맞게 해석하고 적용하는 ‘콘텍스트’로 받아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유 목사는 “성경이 현장에 맞지 않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성경에 대한 깊이나 ‘앎’ 자체가 얇기 때문일 수도 있다”며 “교회가 기본으로 돌아가 청년들이 삶의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깊이 있는 말씀 공부를 병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현 청년세대가 가진 아픔은 이해하지만, 불공정하고 불의한 사회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개선해 나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 크리스천 청년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같은 고민을 가진 기독 청년들끼리 상호 연대하고 아픔을 공유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유 목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나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내 옆의 모든 친구들이 힘들다. 그러다 보니 서로를 의지하고 위로하면서 함께 문제를 돌파해가는 ‘창조적 소그룹’이 생겨나고 있다”며 “신앙적 신뢰 관계 안에서 이러한 소그룹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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