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인구절벽 방치하면 교회 앞날도 불투명…더 늦기 전 전략적 대응 필요”
상태바
[신년기획]“인구절벽 방치하면 교회 앞날도 불투명…더 늦기 전 전략적 대응 필요”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1.01.19 13: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년기획]예측 가능한 미래를 준비하자(3)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구구조의 변화

얼마 전, 우리나라에 최악의 고용 한파가 불어 닥쳤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지난해 취업자 수 감소폭이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소득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 젊은이들은 늘어났고, 이는 자연스레 고령화를 부추겼다. 뿐만 아니라 팬데믹 시국에 온라인 소통의 강화로 1인가구가 증가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출현하면서 작금의 사회는 바야흐로 인구 뉴노멀의 시대를 맞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구구조의 변화가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당장 올해부터 가시화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에 정부는 정책 전반에서 새로운 계획을 수립하고 나섰다. 교회도 이 같은 현상을 뒷짐 지고 바라볼 수만은 없게 됐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인구 절벽이 심화되면 대한민국의 존립은 물론 기독교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 늦기 전, 전도와 양육 등 다방면의 사역에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한국교회의 전략적 대응이 요청된다.

인구절벽, 방치하면 교회도 붕괴
최근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인구 소멸대열에 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3“20201231일 기준, 국내 주민등록 인구가 전년 대비 2838명 줄어 사상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했다. 사망자(307,764)가 출생자(275,815)보다 많아지면서 인구가 자연스레 줄어드는 데드 크로스’(Dead Cross)가 현실화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1·2인 가구가 전체의 62.2%를 차지하고, 노년층이 급속히 많아졌다며 인구구조의 지각변동을 시사했다.


물론 저출산·고령화, 그리고 전통적인 가족 개념의 변화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다만 코로나19가 이를 한층 가속화시켰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30일 펴낸 보고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구구조 변화 여건 점검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20~30대에 가해진 경제적 충격과 주거·자녀양육의 열악한 환경, 비대면 생활방식의 확산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이 추세가 코로나19 종식 후 영구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경제·사회·문화 등 사회 전 영역과 관련된 지표인 인구구조의 변화가 나라 발전에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생산인구는 감소하는데 부양인구는 늘어나므로 사회가 붕괴될 수 있다다음세대의 짐이 무거워질수록 저출산·고령화의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정부는 이달 말 범부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를 재가동해 일자리 창출 등 혼인·출산 행태를 긍정적으로 되돌릴 대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교회도 더는 뒷짐만 지고 있어선 안 된다. 교세의 급감은 헌금과 선교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나아가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는 저서 한국교회의 미래 10에서 인구구조의 변화를 단순히 교회의 쇠퇴랑 연관 지어선 안 된다. 생육하고 번성하는 것이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경험하는 축복이자 공동체의 신앙과 도덕적 가치를 전승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신성한 책무임을 함께 기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저출산·고령화에 현실적 대책 마련
하지만 브레이크 없는 저출산·고령화 추세에 뚜렷한 해결책은 부재한 게 오늘날 한국교회의 현주소다. 우선, 저출선과 관련해 기독교 시각에서 올바른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교육하도록 안내하는 전문 모임은 거의 전무하다. 특히 교회 안 낀 세대로 불리는 30~40대 젊은부부를 위한 프로그램이 부족하다. 이들은 직장에서의 불안한 위치와 과중한 업무, 그리고 가정에서의 육아 및 가사로 교회 활동에 소극적이게 됨으로써 신앙이 침체될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


그럼에도 예배 때는 정작 아이들을 돌보느라 정신없는 젊은부부들을 위해 교회는 공동의 사명을 갖고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 이미 한 발 앞서 방과후교실 등 공공보육을 제공해 성도들에게 생활 공동체가 돼주는 교회들도 있다. 이는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도 지역과의 연계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다. 다만 이때 교회는 무조건 부흥이 아닌, 이웃사랑의 실천에 궁극적인 목표를 둬야 할 것이다.

그런가 하면 고령화가 교회에 미치는 여파도 상당하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해 7코로나19에 따른 일자리 위기로 수도권 인구 유입이 증가했다향후 20년 내 어르신들이 돌아가고 나면 지역 주민이 거의 없어져 지방 소멸의 위험이 증대된다고 분석했다. 교단·도시 및 농촌교회들 사이 원활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후원의 물꼬를 트는 한편, 농촌교회들끼리의 연합 활동도 절실히 요구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코로나19로 복지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저소득·독거노인들을 돌보는데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방문이나 상담, 생계비 지원 등 여러 활로를 통해 물질적 정서적 어려움에 빠진 어르신들을 세심하게 보살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실버 사역에 있어서도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노인목회를 무작정 소외계층에 대한 하위범주로 간주하지 말고, 여건이 되는 어르신들이 섬김의 주체로 거듭날 수 있게 역할을 조정해주는 것이다.

가령 인문학 전공 은퇴자들이 주민들에게 관련 강좌를 제공하는 것도 한 방편이다. 정재영 교수는 대부분 노인들은 생각보다 건강하고 활발하다. 또한 평생을 통해 축적한 지식과 기술을 토대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가 돼있지만 기회가 없어 참여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이들이 사회와 교회에서 봉사할 수 있는 방법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그리하여 삶의 의미와 자존감을 회복하면 노년기 자살 등의 사회적 손실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가정의 성경적·본질적 의미 재조명
한편, 코로나19는 향후 가족의 형태 또한 더욱 다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자신의 삶을 찾겠다는 비혼족·딩크족의 증가부터 비혼모의 출현까지, 최근에는 코로나19(Covid)와 이혼(divorce)의 합성어인 코비디보스란 말도 생겨났다. 사회적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집에서 가족과 갈등을 겪고, 끝내 갈라서는 부부가 많아진 현상을 가리킨다. 이처럼 전통적인 가족체제가 무너지면서 세대갈등 악화와 공동체성 결핍 등 가정의 대사회적 기능은 약화되는 추세다.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와문화학 김은혜 교수는 한국교회는 가정이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신앙을 전승하는 거룩한 곳임을 인식시켜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고전적 가족 형태만이 규범적이란 주장은 이미 설득력을 잃었다. 교회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부정하거나 비정상의 의미를 강화할 것이 아니라 가족의 빈 곳을 채우는 대안 가정으로 작용해 이 땅에 진정한 예수공동체를 실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크리스천들은 혈연에 기초한 가족주의를 지양하고, 믿음에 뿌리를 둔 소셜 패밀리의 역할을 자처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가령 14년 전 선한목자교회 안 작은교회로 개척한 젊은이교회는 암울한 현실에 내몰린 청년들에게 가족이 돼주는 교회를 비전으로 삼는다. 이에 큐티 셀’ ‘봉사활동 셀’ ‘악기배움 셀30여개의 셀을 또래 구분 없이 마음만 맞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목적 공동체로 만든 게 이색적이다.

이와 함께 교회는 코로나19를 계기로 극심해진 양극화 속, 신음하는 청년들의 고통을 다각도로 끌어안을 수 있어야겠다. 문화선교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지혜 목사는 코로나19로 인해 근로소득만으로는 한계를 느낀 국민들 사이에서 주식·재테크 등 투자 붐이 일었다행복한 삶에 대한 개념이 재정적 여유에서 오는 안정으로 재조정되고, 이러한 삶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영위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김 목사는 생계유지나 자기계발을 위해 부업을 하는 ‘N잡러까지 등장한 상황에서 무리해서라도 부자 열풍에 동참한다는 것은 청년들의 절박한 몸부림이다. 그리고 이 마저도 끼지 못하고 소외된 빈곤층은 더 많다교회는 경제적 위기에 놓인 청년들을 격려하고 실질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 동시에 가족까지 포기하며 자본을 대안으로 여기는 실정에서 진정 그리스도인으로서 잘 먹고 잘 사는 법이 무엇인지를 세상에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