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포럼 - “여성이여 분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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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포럼 - “여성이여 분발하라”
  • 승인 2004.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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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박사 / 전 연세대 총장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바뀌어 가는 중에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달라졌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 아직도 농경사회의 관습을 그대로 따라 자꾸 아들만 낳으려고 한다면 어리석을 일이다. 지금 여성 가운데 정계에 진출한 인물들이 많다. 그 중에도 영국의 마가렛 대처 여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무너져가는 영국 사회를 재건하고 산업을 다시 일으키는 큰 일을 했는데, 그 대처는 여성이다. 여성 지도자들이 유럽에는 많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도 장관이 하나둘 나오니까 이제 산업사회에 어울리는 그런 근대화가 되는구나 착각하고 있지만 남성들의 가슴속에 도사리고 있는 여성에 대한 편견이 있는 동안 우리는 계속 농경사회의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회 속의 여성은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있어야 하는가? 옛날에는 그저 딸들은 시집 가면 그걸로 끝났다. 또 모든 가정에서 딸을 시집보내는 것이 부모의 큰 책임으로 돼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사회활동을 하는 여자들이 많기 때문에 세상이 아주 달라졌구나 하는 생각도 가끔 하게 된다. 옛날과 다른 것은 사랑의 자유, 결혼의 자유, 사회에 진출하는 자유가 여자에게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가정의 일을 주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자들 중에도 나가서 사업을 해서 크게 성공한 사람들도 있고, 정치판에서 그 이름을 드러내는 사람들도 있고 외교관으로 앞장서는 여성도 있는 것을 보면 시대가 바뀐 것을 실감하게 된다.

이제는 제 밥벌이를 할 줄 모르는 여자는 먹고 살기도 어려운 세상이 됐다. 누구나 자기가 할 줄 아는 일이 있어야 한다. 자기 전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그런 여성들도 나타내야 하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태평양의 새 시대가 온다. 역사의 흐름이 강변의 농경사회에서 시작됐으니 서양을 두고 말할 때 지중해 동쪽 에게해에서 아테네를 위시해 스파르타 코린도 등의 도시 국가들이 있었다. 특히 아테네에서 서양 문화의 꽃이 피기 시작했다. 30년 재상을 지낸 페리클레스라는 사람의 시대에 아테네를 중심해 희랍문화는 황금기를 맞았다.

그런데 그 황금기에 불행하게도 스파르타와 아테네가 전쟁이 붙는다. 스파르타는 군국주의의 나라고 아테네는 문화주의의 나라인데 전쟁에서는 스파르타가 이겼다. 그렇지만 문화적으로는 아테네를 따를 도시가 없었다. 스파르타가 이기기는 했지만 지중해의 헤게모니를 계속 유지할 능력이 없어서 결국은 지중해 동쪽 에게해의 시대는 가고 문명의 중심이 서쪽으로 옮겨가면서 이탈리아 반도에 새로운 주도권이 생긴다. 로마가 제국이 되고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유명한 말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됐다.

로마시대에도 전성기가 있었지만 그 절정을 지나면 개인이나 집단이나 쇠퇴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기원 5세기에는 갈라졌던 두 개의 로마 중 서로마제국이 먼저 망하고, 동로마제국은 수도가 콘스탄티노플(오늘의 이스탄불)이었는데 1천 년을 더 버티다가 15세기에 무너진다. 지중해를 떠나기 전에 세계의 무대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던 나라는 스페인이었고, 그 다음으로는 포르투칼이었다. 스페인은 신대륙에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

콜롬부스라는 사람은 이탈리아 태생이었으나 그의 해외탐험을 이탈리아에서 뒷받침을 하지 못했고, 스페인의 국왕 퍼디닌드와 이사벨라가 제정적 지원을 한 것이기 때문에 스페인이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스페인의 무적함대는 1588년 결국 영국 엘리자벳 여왕의 해군에 의해서 격침된다. 스페인은 마침내 무너지고 지중해의 시대도 가고 영국이 주도하는 대서양의 시대가 왔던 것이다.

지난 4백 년은 영어를 하는 사람들이 세계를 지배했다고 할 수도 있다. 그 4백 년 중에서 지나간 1백 년은 런던보다는 워싱턴이 더 중요하고 리버플, 맨체스터보다는 뉴욕, 필라델피아, 보스턴이 더 중요한 시대를 살았다. 동에서 서로 넘어가니 동해안의 뉴욕보다 서해안의 캘리포니아주가 더 중요한 시대를 오늘 우리는 살고 있다. 거기에 교포들이 그렇게 많이 사는 까닭이 새로운 시대는 태평양의 시대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태평양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을까? 세계를 이끌어갈 수 있는 민족이 될 수 있을까?

우리는 이런 시대적 흐름을 이해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태평양 시대가 오는데 어떻게 하면 여성으로 보람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는 여성들이 많이 나와야 대한민국에 서광이 비치고 이 나라에 새 날이 밝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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