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토론 '단기 선교 여행’,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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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토론 '단기 선교 여행’,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승인 2004.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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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교회에서 여름방학이면 실시하는 단기 선교 여행. 전문 선교사가 아니면서도 선교에 대한 열정으로 상당수의 교회가 매년 실시하고 있다. ‘선교 의식 고취’라는 측면과 ‘일회성 외유’라는 인식이 맞서면서 이에 대한 긍정과 부정의 여론이 만만치 않다. 단기 선교,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긍정적

전문적·장기 선교 위한 발판

이근희목사 / 한국오엠 대표

대다수의 단기 선교 경험자들은 긍정적 보고와 아울러 지속적인 단기 선교를 통한 타문화 훈련과 선교지의 필요에 대한 봉사와 섬김을 소망한다. 그러나 일부 마음으로나 실질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교지를 다녀온 분들의 경우에는 단기 선교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 선교 프로그램이 활성화·확대되는 상황을 보면, 한국교회가 효과적이고 장기적인 선교사역을 위해 필수적인 코스로서 활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면 왜 단기 선교가 장기적인 한국교회 선교에 필요하며, 단기 선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유익과 장점은 무엇인가? 단기 선교 사역과 훈련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며 운영하는 필자가 지난 17년의 경험을 통해 볼 때 단기 선교 프로그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유익을 일일이 열거하기란 불가능하다.

무엇보다도 그 동안의 단기 선교 프로그램을 통해 종래의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던 선교 인구의 저변이 확대돼 왔다는 점이다. 실례로 보면, 단기 선교가 활발히 진행되기 전이었던 1980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파송한 숫자가 지난 한국 선교 100년 동안 2천 명을 넘지 않았다. 그러나 1980년 이후 OM 소속의 복음 선교선인 로고스와 둘로스의 한국 방문을 통해 단기 선교에 대한 인식 변화와 다양한 프로그램이 선교단체와 한국교회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단기 선교사역의 영향으로 현재는 1만2천여 명의 선교사 파송과 함께 미국에 이어 선교사 파송 제 2국이 되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

또한 단기 선교는 장기 선교사로 직접 나갔을 때에 겪을 수밖에 없는 언어의 장벽과 문화의 충격을 완화시켜 준다는 것이다. 특히 언어로 인해 겪는 선교사들과 가족들의 고통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가 없다. 언어나 문화로 겪는 어려움 때문에 현지인 대상의 사역을 하기보다 오히려 한인 교포 사역 내지는 선교를 포기하는 경우가 과거에 상당히 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뿐만 아니라, 단기 선교 프로그램을 통해 선교현지의 선교사들의 삶과 사역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운영, 시간과 공간의 제한으로 평소에는 하기 힘든 의료봉사활동, 컴퓨터 등 IT분야를 통한 선교사 및 현지인 사역자를 돕는 사역 등 수많은 기회들이 이 단기 선교 프로그램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 밖에도 선교사역에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팀 사역에 대한 훈련이다. 단기 선교 뿐 아니라, 장기 선교 사역이 팀을 구성하여 이루어진다면 보다 효과적이고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 특히 한국인들에게 약한 부분인 이러한 팀 사역을 통해 동역자들간에 상호 사역과 인격을 존중하는 훈련을 배울 수가 있다. 예를 들면, OM선교회 소속 복음선에서의 사역자들의 삶은 그 자체가 팀훈련이요 팀 사역이다. 40여 개 국에서 모인 3백여 명의 사역자들이 한 배에서 함께 먹고 자면서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알아간다. 언어 및 문화에서 오는 여러 가지 오해와 갈등을 팀 생활을 통해 해소하며 성숙한 사역자들로 세워진다. 이들이 다시금 헌신하여 장기 선교사로 사역할 때는 이미 언어와 문화의 장애에 대한 극복, 효율적인 팀 사역에 대한 이해를 통해 보다 성숙한 일꾼으로 사역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또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점은 단기 선교를 통해 후방 지원을 감당하는 ‘보내는 선교사’를 길러낸다는 것이다. 본국에서 선교사를 위해 기도와 물질로 후원하며 동역하는 목회자와 성도들이 많이 세워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교지를 경험해야만 선교사와 같은 뜨거운 마음과 사명으로 본국에서도 선교 사명을 감당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단기 선교의 유익한 점들은 많다. 단기 선교에 대한 몇가지 오해나 실수만 생각해서 단기 선교 사역이 멈추어져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단기 선교를 통해 얻는 유익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준비되지 않은 단기 선교 프로그램으로 인한 부작용을 전문 단체의 도움을 통해 극복해 나가는 지혜를 가지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부정적

고비용에 비해 효과 미미

한철호선교사 / 선교한국 총무

먼저 단어에 있어서 혼돈이 있을 수 있다. 최근 한국교회에서 ‘단기 선교’라는 말로 진행되는 대부분의 사역은 1~2주 정도 선교지를 방문하는 일이다. 따라서 이것을 단기 선교라고 부르면 실제 1~3년 정도 사역하는 단기 선교와 혼돈하게 된다. 1~2주 정도 선교지를 방문하는 것은 선교지 방문, 선교 여행, 정탐 여행이라고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 실제 선교사역에 관여하기 보다는 선교가 무엇이며 어떤 사역들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경험하고 배우고, 타 문화권을 경험하는 일이 주된 일정이기 때문이다.

물론 선교여행을 통해 현장에서 특공대식 전도를 한다든지, 현지 선교사의 사역 보조, 주일학교 사역이나 건축하는 일을 돕는 등의 영역에 참여할 수 있다. 타국에 가서 이런 사역에 참여하는 것은 흥분되고 신나는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선교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언어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사역은 간접 사역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1~2주 선교여행을 가는 것은 실제적인 선교사역에 목적을 둔 단기 선교와 혼돈하는 많은 문제를 낳게 된다.

둘째, 단어 사용에 있어서의 혼돈은 사역 개념에 대한 혼돈으로 이어진다. 선교여행은 선교여행을 가는 사람들을 위한 사역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사역이 아니라 교육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선교지를 방문하고 선교가 무엇인지를 배우고 타 문화를 경험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며, 선교를 이해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선교여행은 격려되고 적극 참여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교육적 차원에서의 참여가 선교사역이라는 사역적 행사로 오해돼, 1~2주 선교여행이 마치 대단한 선교사역을 하는 것처럼 과장되는 데 문제가 있다.

현재 교회에서 많은 재정을 사용하여 선교여행을 가고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잘 준비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급조된 팀으로 구성되어 간다. 여름 행사의 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선교사역에 참여하는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고, 여기에 투자되는 재정은 선교비로 책정된 비용에서 사용된다. 그 결과 실제 장기 선교사들에게 투자돼야 할 재정 중에 많은 부분이 선교여행에 사용되고 있고, 교회에서는 그것을 선교에 투자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선교여행에 사용된 비용은 선교비가 아니라 교육비 항목에서 지출돼야 한다.

물론 단기간에도 효과적인 사역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의료팀이 구성돼 현지 선교사들이 사역하는 마을에 가서 대민 봉사를 함으로써 현지 선교사들이 쉽게 전도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주는 것 등은 좋은 사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교 여행팀의 내용을 현지에 가서 선교지를 방문한 후 간단한 사역에 참여하고 약간의 관광을 첨가한,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 상태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현재 대부분의 선교여행은 선교사역에 초점이 있기 보다는 가는 사람들의 교육 혹은 경험 쌓기 등에 초점이 있다는 점에서 선교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셋째, 충분한 준비없이 간다는 것이 문제다. 방문지·참가자 선정, 참가자들에 대한 훈련 등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선교적 도움이 필요한가의 관점에서 방문지를 정하기보다는 단지 ‘우리가 아는 선교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대부분의 여행지가 결정된다. 또 준비를 위한 모임도 거의 하지 않거나 그저 몇 번 모여서 선교에 대한 강의를 조금 듣고 현지 언어 몇 마디 외우고 하는 정도에 그친다. 그나마 가기 전에는 몇 번이라도 모여서 기도회라도 하지만 갔다 온 이후에는 아무런 후속 조치가 없다. 수천만원씩 들여서 한 사역인데 그냥 갔다 와서 찍어온 비디오 보여 주는 것 정도에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이런 정도의 사역을 위해서 단지 외국으로 간다는 이유만으로 수천만원씩 사용하는 것은 바른 청지기의 태도라고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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