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과 싸움 중인 목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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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과 싸움 중인 목회자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0.11.03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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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부천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목사님들~ 건축가들은 자신이 설계한 건물이 서서히 완공되어 가는 것을 보며 몇 퍼센트 쯤 진척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요, 목회자는 성도들이 주님의 제자로 세워져 가는 걸 가늠할 수 있는 장치들이 사실 없습니다. 섰다 생각하면 시험들었다 하고, 이제 제법 동역자가 되어가나 싶으면 어린애와 같은 모습을 보이고, 목회는 건물처럼 몇 층, 몇 층 올라가는 걸 보는게 아니고 보이지 않는 것과의 싸움이기에 자칫하면 지루하고 힘들 수 있습니다.”

언젠가 노 목사님이 우리 일행들과의 대담에서 하시던 이야기입니다.

사실 일반적으로 일이라는 게 자유, 보상, 인정, 희망을 줄 때에만 일이 좋은 것이라고 믿게 되고, 우리가 하는 일이 재정적, 정신적 심리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일에 만족을 느끼기 어렵다고 하죠.

의미 있는 일이 되려면?


1. 일이 재미있어야 한다
2. 업무에 필요한 충분한 도움과 장비를 제공 받아야 한다.
3. 업무에 필요한 충분한 정보가 있어야 한다.
4. 업무 수행에 필요한 많은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5. 보수가 좋아야 한다.
6. 특별한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
7. 안전성이 높아야 한다.
8. 결과가 인정되어야 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 은사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1. 일이 재미 있어야 한다.
2. 다른 사람들이 '그 일이 맞는 겁니다'하고, 시간이 지나며 인정되어야 한다.
3. 열매가 있어야 한다.

사실 이 땅 대한민국에서 은사에 맞는 의미 있는 목회를 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무리 외쳐도 따라주지 않는 성도들, 아무리 외쳐도 자기 고집대로 움직이는 성도들과 함께 하기 때문에 자칫 목회가 지치기 쉽고, 허공이나 벽에 대고 외치는 메시지 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아도 가야만 하는 길이 또 목회자의 길입니다. 명쾌하고도 단순한 해답이 보이지 않아도 주님의 복음을 외치는 자리에 서야 하고, 목회를 하다보면 애매하고 찝찝한 느낌의 일이나, 성도들과의 관계에서도 버티고 서 있어야만 하는 길이 이 길 아닐까요?

아무리 목회가 재미지고, 행복하다 하더라도, 성도들을 주님이 원하시는 길로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이 어깨 위에 짊어져 있고, 목회자 혼자 오롯이 감내해 내야만 하는 충격들을 온몸으로 감당해 내야만 하더라도 가야만 합니다. 때론 혼자 울음을 삼키면서 말입니다. 강한 척 하지만 주님 앞에선 한없이 작아진 모습으로 말이죠. 이 땅 대한민국에서 목회자로 살아간다는게 그래도 감사하며 가는 그대여, ‘감사해요, 잘 걸어냅시다' 하는 말 함 하고 싶네요.

부천 성만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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