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고난과 희망, 찬송가에 담아내며 하나님 의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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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고난과 희망, 찬송가에 담아내며 하나님 의지해
  • 민경배 박사
  • 승인 2020.10.2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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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배 박사에게 듣는 ‘코로나와 한국교회’ ⑤ - ‘한국교회 찬송가 : 민족사의 대본’

우리 교회가 지은 찬송가는 민족사의 대본이다. 그 역사의 실상과 그때 현존한 한국교회의 신앙고백이고 그 선언이다.

‌멀리멀리 갔더니 1895 (애니 베어드): 한말의 대참사와 간절한 기도
1895년은 청일전쟁이 끝나고 무서운 전염병이 전국을 휩쓸어 아비규환인데 가을에 이르러는 일본 괴한들이 민비의 침전에 들어가 일국의 국모를 칼로 찔러 죽이고 불태운다. 그때 여선교사 베어드가 찬송을 지어 부른다. 멀리 멀리 갔더니 처량하고 곤하고 슬프고 외로워 정처 없이 다니니, 주여 우리들 홀로 있게 마시고 길이 보호하소서라고 외친다.

‌하늘 가는 밝은 길 1905 (소안론) : ‌을사비극 때 본 영광나라 계신 임금
을사늑약으로 한국을 집어삼킨 일본 앞에서 우리 교회는 우리 겨레들에게 하늘가는 밝은 길이 있다고 소리친다. 그리고 그 영광의 나라에는 임금이신 우리 구주가 계시다고 외친다. 그리고 우리는 예수의 공로로 항상 이기리라 굳게 다짐한다.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 1920 (남궁억) : 그러나 이 땅은 금수강산이다.
3.1독립운동으로 전국이 일제 군경 폭악으로 황폐화한다. 특히 교회가 그들의 진압대상으로 교회나 교인이 피해 전체의 거의 2/3에 이르는 참상에 몰린다. 한데 교회는 희망과 미래의 찬송가로 그 상처받은 겨레를 북돋운다. 우리 강토 삼천리반도가 비단으로 수놓은 금수강산이라고 선언한다. 하나님 주신 동산이라고 찬송한다. 일하러 가자고 외친다.

‌아침 해가 돋을 때 1931 (신정찬송가): ‌세계 공황기에 비추인 한국교회 햇빛
1931~1945 전쟁기에 세계는 전례 없는 경제공황이었지만 한국은 그 실정이 문자 그대로 생지옥이었다. 만주 시베리아 일본으로 백만 동포가 호구 찾아, 발길 닿는 곳까지 흘러갔다.
그 절망의 순간에 교회가 찬송가를 소리쳐 부른다. 내가 세상 지날 때에 햇빛 되게 하소서. 어둔 세상 지날 때 햇빛 되게 하소서. 아침 해처럼 솟아 만물을 신선케 한다고 외친다.

‌어서 돌아오오 1942 (전영택): 일제 말 한국교회 전향의 참회록
일제말기 한국교회는 십자가 떼이고 찬송가와 성경은 먹물로 칠하고 교회당은 가마니공장으로 헌병대에 징발되고 있었다. 신사참배에 끌려갔다. 그때 우리는 밤마다 문 열어놓고 마음 조이시며 나간 자식 돌아오기만 기다리시는 하나님을 보았다. 어서 돌아오오. 어서 돌아만 오오.

‌눈을 들어 하늘 보라 1952 (석진영): ‌하필 전란 중 분열의 교회 죄책의 호소
6.25참변 도중인데 피난 부산에서 상대편을 용공이라 부르며 한국교회가 기장 예장 고신으로 분열한다. 전쟁 중이라 외치는 자 많았다. 한데 교회 생명수는 마르고 있었다. 믿는 자여 어이할꼬. 곧 임하는 의의 심판이 무섭지 아니한가. 주님 오래 참고 기다리신다고 외친다.

이처럼 한국교회의 찬송가는 한국 민족사의 신앙고백이지만 동시에 민족역사의 대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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