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성경공회 새 성경발간 선언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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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성경공회 새 성경발간 선언 안팎
  • 승인 2004.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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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성경발간 의지표명 속 반대여론 거세

일단 합동총회와 성경공회는 ‘새 성경발간’에 인식을 같이 함으로써 그토록 바라던 보수교단 연합사업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최근 보수교단성경번역추진위원회를 결성하기 위해 양측은 입체작전을 불사하며 새 성경발간 사업에 심혈을 기울여왔는데 그 입체작전이 바로 ‘개혁광주측’의 합동총회 영입이었다.

성경공회는 호남지역 지도자 정규오목사를 정점으로 변남주목사와 변한규목사, 김정중목사 등 개혁광주측 증경총회장들이 주축인 단체다. 따라서 개혁총회의 합동측 영입은, 성경공회와 자연스런 연대를 가능하게 하는 고리역할인 셈이다.

합동-성경공회가 맞잡은 성경발간 사업은, 또 합동측과 성경공회측 모두에게 ‘보수신학 고수’라는 이른바 ‘대의명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양측의 공조를 부추겼다. 사실 합동측이 빠진 상황에서 성경공회만으로 이루어진 새 성경 발간은 ‘보수성경 고수’라는 대의명분을 얻기에 상당히 역부족이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성경공회 입장에서는 소속 132개 교단 대부분이 군소교단이기에 대 교단 참여에 많은 정성을 기울여 온 것은 당연하다. 지난해 총회 당시 성경공회가 올 부활절을 기해 새 성경 발간을 호언장담한 바 있는데 이는 지난해 가을 무렵 비로소 시작한 합동-개혁측의 교단합동 움직임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던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 하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한 가지 사실은, 성경번역추진위원회 위원장에 서기행 합동총회 부총회장이 선출됐다는 점이다. 합동측 내부에서 호남계를 이끄는 서기행 부총회장은 그동안 새 성경발간에 ‘주춤한 입장’을 보였다. 올 회기 총회장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린 임태득 총회장과 같은 배를 탈 경우 총회장 재임 때 치러야할 대가를 의식해서일지는 모르나, 이번에 서목사가 위원장직을 수락함으로써 합동측 내부의 ‘반대여론’을 일소하는데 적지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회의에 함께 참석한 회록서기 부서기 부회록서기 등도 새 성경발간에 소극적이었던 인물들이라 서기행목사의 향후 행보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동-성경공회가 맞잡은 새 성경발간 사업은 예상보다 많은 장애물이 버티고 있다. 지난 7일 임원회를 열고, 성경발간 문제를 주요 안건으로 공청회를 마련한 교회갱신협의회의 반대 입장을 비롯 합동총회 내 거대세력인 영성목회운동 그룹도 만만치 않고 또 산하 노회들의 반대여론이 생각보다 높은 벽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옥한흠목사를 필두로 반대입장을 천명해 온 합동측 내 갱신그룹(제자훈련 그룹)은 “진보와 보수가 연합하고 일치하려고 서로 노력하는 분위기에서 새 성경을 발간하는 것은 말도 않되는 일”이라고 비난하며 “이분법적 사고를 버려야 할 시대에서 오히려 역행하는 추태”라고 우려했다. 길자연목사(한기총 대표회장, 증경총회장)가 이끄는 영성목회운동 그룹도 “하나의 교회를 지향하는 마당에 맞지 않는 사업”이라고 협조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는 등 해결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여론이 산적하다.

더구나 봄 정기노회를 통해 새 성경반대를 헌의한 노회가 현재까지 28개 노회로, 총회 관계자에 따르면 정기노회를 마친 노회의 경우, 임시노회를 열어 새 성경발간에 반대하는 입장을 추가로 보내와 9월 총회까지 더 많은 노회가 헌의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합동총회의 이같은 반대여론에 대한 합동지도부와 성경공회 그리고 개혁총회의 입장은 단호하다. “신학이 다른 성경을 보느니 차라리 새 성경을 만들겠다”는 것이 그 주장이다. 적어도 합동총회의 경우 성경번역비로 약2억원이 지출된 상황이다. 번역위원은 2천5백 여 만원부터 8백만원까지 번역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으로 독해, 초역감수 및 국문학자 감수 등의 남은 과정을 생각할 때 추가로 드는 비용은 예상보다 많을 전망이다.

성경공회 역시 올 2월에 열린 총회자료에서 드러나듯, 지난해 번역비로 1억5천7백여만이 지출됐고 올 예산 1억3천여만원까지 총2억8천8백여만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앞으로 합동-성경공회가 해결할 과제는, 밖으로는 새 성경발간의 호응도를 높이는 일이고 안으로는 새 성경발간 이후 지분비율을 규정하는 일일 것이다.

윤영호기자(yyh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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