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남북정상회담 4주년에 보는 교계의 과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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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남북정상회담 4주년에 보는 교계의 과제 :
  • 승인 2004.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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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혁갈등 화해 중재자 되라

분단 반세기만에 이루어진 김대중-김정일 남북 정상회담은 4주년을 맞은 현재, 민족사적으로는 한 민족을 이어주는 통일의 소망을 현실로 갖게 했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는 서로 융합활 수 없을 것으로 예견된 이념갈등이 기어코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대타협의 계기를 안겨 준 점에서 엄청난 사건으로 기록됐다.

세계사적으로는 미국과 소련이라는 강대국의 냉전 틈바구니에서 대리전을 청산함으로써 이념대립 극복과 상생의 가능성을 열어주어 세계가 주목한 사건이었다.

당장이라도 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만 같았던 당시 우리들의 부푼 가슴은, 하지만 4주년을 지나는 동안 분단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목도하며 냉전 이데올로기에 젖었던 모든 정책의 수정과 개편 그리고 인식의 대전환이라는 수술을 거쳐야 만 했다.

6.15정상 회담 이후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분야는 대북구호 활동이다. 가중되는 경제침체를 견디지 못하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대북구호 활동만큼 호의적인 것은 없을 정도로 교류가 급진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간 대북구호의 4/5를 차지하는 기독교계의 열심 덕분에 한반도는 긴장 완화와 평화정착이 그 어느 때보다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6.15남북정상 회담 4주년을 맞은 교계는, 따라서 북한복음화를 향한 열정을 한 곳에 결집시킴으로써 대북선교 역량을 한층 높인 결과를 얻었다. 교단별 노회별 단체별 심지어 개별 교회까지 참여하고 직접 방문하는 사례가 급증했고, 교계단체들은 해외사역지에 한정했던 중보기도운동에 북한까지 포함함으로써 평신도의 기도운동 용량을 더욱 넓혔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향한 ‘신앙’과 민족을 향한 ‘통일인식’을 수평적으로 연결하는 시도들이 다양하게 일어난 것이다.

이같은 애국신앙 형성은, 세대교체기로 접어든 교계의 지도력 계승과 맥을 같이 한다. 이른바 교회지도자 그룹이 차세대 목회자들로 바뀌는 상황이 6.15정상회담 분위기와 맞물리며 교계변화를 가속화 했다는 것인데, 이는 지도력을 계승한 젊은 목회자들 대부분이 해외유학 출신자들이므로 세계화 추세를 맛본 그들의 체험이 교계의 변화와 상승자용을 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최근 남북군사회담에서 합의한 해군주파수 공유 결정이라든가 인천에서 열리는 우리민족대회 등을 북한복음화라는 하나님의 거대한 구속사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교계가 추진하는 북한복음화는 우리들의 생각보다 훨씬 앞서있다고 한다. 북한의 동맹국이면서 아직까지 절친한 후원자인 중국을 겨냥한 선교사역 대부분이 북한복음화를 전략적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은, 바로 북한복음화가 하나님의 구원행동이라는 굳은 믿음이 있다는 증거다.

정상회담 4주년이 지난 현재 교계는, 그 이전보다 더욱 양분화된 통일논의를 결합시켜야 하는 커다란 과제를 안고 있다. 최대 대북지원 단체인 한민족복지재단 김형석 사무총장은 6.15 정상회담 4주년을 지내면서 평화통일 분위기가 오히려 ‘일부의 잔치’로 위축될 위기감마저 든다고 우려하면서 모든 국민과 통일가능성을 느끼는 공유의식을 창출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상회담과 참여정부 출범 그리고 한미동맹 재검토 등의 현안에 미처 대응하지 못한 정책의 부재에 기인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교계는 통일시대에 맞는 정책수립을 촉구하고 동시에 갈등을 빚는 통일논의들을 재결합하는 중재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윤영호기자(yyh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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