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결국 보수교단성경번역추진위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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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 결국 보수교단성경번역추진위 구성
  • 승인 2004.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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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단독 번역을 주창하던 합동총회(총회장:임태득목사)가 결국 보수교단을 한데 묶은 ‘보수교단성경번역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며 새 성경발간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만약 보수권 범교단이 참여하는 성경번역추진위원회 발족이 현실로 이루어진다면, 그토록 우려했던 두 개의 성경사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예장 합동총회는 옥한흠목사를 중심으로 한 갱신그룹이 성경단독 번역 및 출간에 대해 반대입장을 밝힌 이후 교단안팎의 비난여론 때문에 상당히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고심은 최근 부산 수영로교회(담임:정필도목사)에서 열린 교단 목사장로기도회에서 성경번역의 당위성을 홍보하는 순서를 채워 넣는 형태로 나타났고, 이어 지난 3일과 4일 그리고 오는 6월28일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공청회 등 고심흔적들이 잇달아 나타나고 있다.

합동총회는, 9월 총회를 앞두고 열리는 각종 공식 비공식 행사가 교단정치를 오염시킨다는 판단 아래 불과 3년 전 목사 장로기도회는 오직 기도만 하는 집회로 한다는 원칙을 천명한 바 있다. 이제는 그 원칙을 스스로 백지화 시키면서 성경번역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중이다.

‘두 개의 성경’이라는 교단 안팎의 우려를 느낀 합동총회는 결국 교계가 예상한 대로 보수권과 대동단결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특히 지난 1997년 ‘하나님의 말씀 신구약 성경’을 출간한 경험이 있는 성경공회의 성경출판 경험에 주목하며 성경공회 회원 131개 교단을 이번 ‘성경번역추진위원회’에 포함시킬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단독성경 번역을 추진한 합동총회가 현재 신 구약성경을 번역하는데 동원한 번역위원은 합동총회 소속의 경우 14명이며, 전체 번역위원까지 합해서 46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단과 소속 신학교가 다른 번역위원들은 자체적으로 정한 번역원칙 60개를 만들어 번역상의 혼선을 최소화하며 지금까지 조용한 번역작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 관계자는 최근 개혁총회 광주측(담임:박갑용목사)과 교단합동을 추진하는 것도 새 성경발간과 관계있는 일이라고 밝혀 성경공회를 중심으로 한 보수권의 새 성경발간 공감대가 상당부분 형성돼 있음을 나타냈다. 개혁광주측은 성경공회를 주도하는 실질적인 교단으로, 합동총회와 교단합동을 이룰 경우 지난 1997년의 성경발간 경험이 상당부분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지는 최근의 성경번역이 성경공회가 주도하는 번역작업과 상당부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보수교단 성경번역추진위원회’ 구성은 성경공회가 새 성경발간에 직접 참여한다는 신호라는 예측도 가능한 상태다.

합동총회의 단독성경은 현재 두 가지 암초에 부딪친 것 같다. 하나는 엄청난 새 성경출간에 소요되는 재정적인 부담이고, 다음으로는 출간된 성경을 어느 교단이 사용할 것인가라는 문제다. 성서공회 소속 6개교단이 개역개정판 성경 사용을 적극 홍보하는 가운데 합동측의 새 성경을 누가 사용할 것인지 적어도 오는 9월 총회 이전에 윤곽이 그려져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것은 합동총회가 5억원을 책정, 집행할 채비를 갖춘 것 단 한가지다. 성경단독 번역에 앞장서온 합동총회의 석병규목사는 최소 20억원이 소요되는 비용 중 나머지가 관건이라며 보수교단의 협력이 있으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라고 말해 임박한 성경공회 참여를 암시했다.

이런 맥락에서 합동총회는 성경공회와 공동작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까지 성경번역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성경공회의 ‘새 성경 컨텐츠’가 합동총회 입장으로서는 절실하고, 비슷하게 성경공회 역시 출간될 ‘새 성경을 사용할’ 거대교단 합동총회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윤영호기자(yyh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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