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신천지 실태 수면 위로… 예배 공동체 위기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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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신천지 실태 수면 위로… 예배 공동체 위기는 여전
  • 이인창
  • 승인 2020.06.3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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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상반기 교계 결산

코로나19 감염자 전 세계 1천만 명, 교회 내 감염도 지속
총선 직전까지 한국교회 보수 결집 불구 한기총 위상 추락
한국전쟁 70년 중차대한 변곡점, 평화에서 ‘남북갈등’ 반전

한국전쟁 70년이 되는 2020년. 연초만 해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교회의 역할이 큰 관심사였다. 다음세대 위기, 이단문제, 4차 산업혁명 본격화, 교계 정치 등 산적한 교계 현안들도 초점이었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 대한민국 아니 전 세계의 최대 이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였다. 치료제가 없어 여전히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고, 언제 이 사태가 중단될지 알 수 없는 지경이다. 인류문화까지 바꾸고 있다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국교회는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위기에 직면해 있다. 70년 전 전쟁도 이겨낸 대한민국, 격동의 역사 속에서도 유례없는 부흥을 이뤄낸 한국교회가 코로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2020년 상반기를 되짚어본다. 

2020년 상반기 한국교회는 코로나19 여파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위기 속에서 교회가 할 일은 본질을 되찾는 것이다.
2020년 상반기 한국교회는 코로나19 여파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위기 속에서 교회가 할 일은 본질을 되찾는 것이다.

모든 이슈의 핵심,
교회도 ‘코로나19’ 위기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자가 이제 전 세계 1천만 명에 도달한다. 국내에서도 꾸준히 확진자가 확인되고 있으며, 전국 6만 교회를 고려하면 많지 않지만 교회 안에서도 계속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다. 
한때 방역당국과 지방자치단체들은 다수 교인들이 모이는 교회에 대한 우려가 컸다. 발생하지 않은 감염에 대해 일부 지자체장들은 ‘행정 조치’를 발언해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대다수 교회들이 방역당국과 적극 협력하면서 감염병 차단에 애를 썼고, 이제는 교회의 적극적인 동참이 인정받고 있다. 
안타깝게도 방역대책을 잘 수립하고 있는 중대형 교회보다는 여건이 부족하거나 방역 조치가 미흡한 작은 교회에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미자립 교회, 임대 교회의 재정적 어려움도 커질 전망이다. 
김호기 교수(연세대)는 “지구사회가 처음 가보는 길이고,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성찰과 공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더 힘겨운 시간이 될 것이라 전망되고 있는 만큼, 위기를 이겨내기 위한 한국교회 공동의 관심과 노력이 요청되고 있다. 

‘교회’와 ‘예배’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

코로나19 영향으로 적지 않은 교인들이 현장 예배보다 온라인 예배에 참여했다. 6월 이후 생활방역으로 전환됐지만, 예배당을 직접 찾는 교인들이 크게 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여전히 교회들은 교회학교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정장복 교수(한일장신대 명예총장)는 “사람이 중심이 아니라 하나님이 받으실 만한 예배를 드리고 있었는지 생각하고 예배의 본질 회복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국교회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위기 상황에서 교회 공동체가 어떤 의미이고, 예배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할 시점에 놓여 있다. 
그런데 앞으로 더 큰 위기가 닥쳐올 수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는 시작에 불과하며, 백신이 없는 또 다른 감염증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비대면 상황이 계속되면서 신앙 공동체도 위기를 맞고 있는 현실을 교회는 어떻게 이겨낼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적 비난의 대상된 신천지 
마침내 무너질까

2월 하순 국내 31번째 확진자였던 신천지 교인을 기점으로 대구 신천지 교회에서 폭발적으로 확진자가 확인됐고, 이후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 전파돼 국민 다수가 피해를 입었다. 그 과정을 통해 이단 신천지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 
신천지 교인의 거짓말, 지파 교회의 부정확한 자료 제출 등은 방역에 혼선을 초래했다. 신천지 특유의 거짓말과 기만 포교전략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깊은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각 지자체는 신천지 시설을 폐쇄했고, 일부는 신천지 교주 이만희와 핵심자들을 고발 조치했다. 서울시의 경우 신천지 유관단체들의 법인을 취소했고, 경기도는 이만희 교주가 사는 가평 평화의 궁전과 과천본부를 압수수색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도 지자체 고발과 신천지 피해자들의 고소·고발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늦었지만 압수수색도 실시해 하반기 검찰의 수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과정과 결과에 따라 신천지가 입을 타격은 클 것이 유력해 보인다. 
다만 신천지가 당장 해체될 것이라는 전망은 섣부르다. 오히려 교회를 향한 공세적 포교를 재개하거나 새로운 전도전략으로 또 교회를 혼란스럽게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구리이단상담소장 신현욱 목사는 “신천지는 결코 포교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시 과거 기성 교회를 상대로 구사했던 침투 전략을 다시 활성화 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전쟁 70년
전쟁의 상처를 잊었나

하필 한국전쟁 70년을 맞는 6월, 북한이 남한을 상대로 극단적 도발을 재개했다. 북한은 일부 국내 단체들의 대북전단을 디딤돌 삼아 무력도발을 시사했고, 지난 17일 개성 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남북이 3년 만에 극단적 대립으로 되돌아가는 상황이 모두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얼어붙었던 남북관계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훈풍이 시작됐고,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끝에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합의가 이뤄졌다. 북미정상회담까지 성사되면서 정전체제의 종식까지 기대했지만, 결국 협상이 결렬되고 말았다. 
북한의 예측 불가능한 변덕은 당분간 군사적 대립이 지속될 환경을 만들며 남북관계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한국교회는 북한 주민의 생존권과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한국전쟁 70년이라는 역사적 전환점에서 교회가 평화의 징검다리를 놓는 사역은 중단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4월 15일 제21대 총선
국민의 선택이 주는 교훈

지난 4월 15일 총선이 20년 만에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며 치러졌다. 여당은 180석 이상을 차지하며 압승한 가운데, 지난 5월 말 제21대 국회가 개원했다. 상임위원장 배분을 두고 갈등이 이어지면서 첨예한 대립 속에 정국은 계속 얼어붙어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민생의 위기가 커지고 있는 때에, 일하는 국회에 대한 국민의 바람은 커지고 있다. 
한편, 4.15 총선에서는 다섯 번째 도전했던 기독자유통일당이 이번에도 단 한 석의 의석을 차지하지 못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결국 다수 정당의 정치 꼼수에 군소 정당이 설 자리는 없었다. 또 현 기독교 정당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데 다시 한 번 실패했음을 보여준 결과였다. 
기독교 정당 진출의 꿈은 좌절됐지만, 21대 국회에서 다수 기독의원들이 입성했다. 기독의원들이 당리당략보다 기독교적 가치를 실현하는 정책을 입안할 수 있길 기대한다.
이번 총선을 치르면서 아쉬운 것은 기독교계 단체들의 정책 제안이 사실상 실종된 것이었다. 세계성시화운동본부가 종교단체 중 유일하게 중앙선관위와 투표참여 캠페인을 진행했고, 우수단체로 평가를 받은 것은 성과로 평가할 부분이다. 

한기총은 추락?
한교총 대정부 창구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지난 1월 정기총회에서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연임을 투표 없이 박수로 승인했다. 용역까지 동원할 정도로 공을 들였지만, 전광훈 목사는 총선을 앞둔 지난 3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전광훈 목사가 광화문 집회를 주도하면서 했던 발언이 문제가 됐다. 
전 목사의 행보는 한기총 내부에서 갈등 요소 중 하나로 작용했다. 여러 이유로 결국 소송전이 벌어졌고, 법원은 5월 전광훈 목사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고, 6월 이우근 변호사를 대표회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한기총의 위기는 꽤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왔다. 2011년에도 대표회장 직무대행 체제가 있을 정도로 갈등이 심했고,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은 대거 한기총을 탈퇴했다. 최근 기독교한국침례회마저 탈퇴하기로 하면서, 이제는 중대형 교단들이 활동하지 않는 단체가 되고 말았다. 
보수 연합기관 재편도 상반기 사실상 마무리된 듯하다. 한기총을 탈퇴했던 교단들은 한국교회연합과 한국교회총연합에 가입했다. 현재 주요 교단들은 한교총에 가입돼 있는 상황이다. 
지난 17일에는 한교총이 서울시에서 문화체육관광부로 법인을 이전한 것을 기념해 예배를 드렸다. 향후 대정부 대화 창구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포괄적 차별금지범이 지난달 29일 정의당에 의해 본격 발의되면서 한국교회는 힘겨운 싸움을 시작하게 됐다. 과연 한교총이 교회 목소리를 온전히 대변할 수 있을지 이제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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