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저 장로님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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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저 장로님 봐라~”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0.06.30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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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114
부천성만교회 이찬용 담임목사.
부천성만교회 이찬용 담임목사.

언젠가 제가 자란 교회에서 설교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유치부 꼬마 때 선생님이 그 교회 장로님이 되셔서 반갑게 맞아주셨지만, 사실 저는 전혀 은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 장로님이 그 교회에서 가장 골치 아픈 장로님들 중 한 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거든요.

“아이~씨 이번 주일에 우리 교회 장로님과 권사님이 예배 후 로비에서 대판 싸우는데 정말 창피해 죽겠더라구요. 예배가 끝나고 성도들이 몰려나오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네가 장로냐? 나는 너를 장로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네가 권사냐? 너 같은 게 무슨 권사냐?’ 하면서 싸우는데요, 참~ 별 것 아닌 걸로 벌써 몇 해째 서로 으르렁거리는지 몰라요~”

“우린 당회만 하면 답답해요.”

“무슨 예산 들어가기만 하면 서로 말을 않고, 눈치만 보는지 어떻게 한결같이 눈을 감고 모른 척하는지 성도들에게 이렇다고 말할 수도 없구요. 당회 때문에 골치 아프구요.”

요즘 제 주위 목사님들이 당신 교회 장로님들 이야기하는 걸 들은 내용입니다.

얼마 전 우리 교회 장로님 차에 단둘이 탈 기회가 있었습니다. 장로가 되셨어도, 단 둘만 차를 타고 이동한 적이 없어서, 그냥 아무생각 없이 타고 이동하려고 차에 시동을 걸었는데, 기독교방송 라디오가 흘러 나오더라구요. 제가 물었습니다.  

“기독교방송이네요? 늘 듣고 다니세요?” “그럼요~ 목사님. 계속 듣고 다닙니다.” 

아~~ 역시 그냥 평범한 일상이지만 이게 바로 영성 아닌가 하는 마음도 들구요. 차에 아예 기독교방송 채널을 맞춰 놓고 ‘이렇게 다니시기에 은혜로운 장로님이 되어 가시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언제 이 장로님이 이렇게 은혜로운 장로님이 되셨지?’ 하는 마음이 들더라니까요.

교회에 일이 있다 싶으면 슬그머니 뒤에서 돕고, 누군가 곁에 있는 담임목사에 대해 말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예의를 갖춰 말해 주시고, 혹 어려운 부탁이라도 기꺼이 “네” 하고 대답해 주시는 장로님이 괜히 좋아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제 주위 목사님들이 장로님에 대해 말할 때 저는 그냥 딱히 뭐라 말할 게 없었습니다.

우리 교회 장로님만큼만 목회를 도와주는 분들이라면 그냥 감사하게 해도 되는 거 아닌가 싶어서 말입니다. 물론 100%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장로님들이 제 목회와 교회를 돕고 성도들을 섬기는 자리에 서 계셔 주셔서 감사하기도 하구요.

“목사님~~ 그냥 목사님 소신껏 하세요~~ 우리가 뒤에서 돕겠습니다.” 

이런 말씀을 스스럼없이 해 주시고, 뒤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한두 명이라도 교회에 있으면 그 목회자는 참~! 신명 나게 목회할 겁니다.

일년 중 자기 담임목회자에게 말이나 작은 정성이라도 고맙다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고 목회를 돕는 성도가 교회에 몇 %나 될까? 갑자기 생각이 나네요~~                  

부천 성만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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